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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빵업계, 따뜻한 겨울 '미워'

신제품 출시 · 대대적 홍보 불구 실적 미미
'기린'만 '단호박 호빵' 인기 속 꾸준한 성장


겨울철 대표적인 거리음식인 호빵이 추위를 타고 있다.

모락모락 나는 김을 호호 불면서 먹는 호빵은 30여년이 흐른 지금도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지만 올해는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한철 상품인 호빵이 계절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호빵은 10월부터 매출이 오르기 시작해 11월, 12월에 절정기를 맞게 된다. 하지만 따뜻한 날씨에 10월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저조한 상태를 보였으며, 11월은 1일 평균 150~200만개의 호빵이 팔려 10월에 비해 호전된 상황이나 전년 수준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호빵 시장은 불황 여파와 함께 따뜻한 날씨로 작년과 같은 수준이거나 약간 저조한 상황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기존의 제품을 보강하거나 색다른 신제품을 선보이고 새로운 광고를 제작하는 등 호빵 시즌을 맞아 적극적인 시장 공략을 벌이고 있으나 실적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샤니는 호두와 단팥 앙금을 넣어 만든 ‘호두단팥 찐빵’과 ‘고추장불고기 찐빵’을 출시함과 더불어 김제동을 찐빵 모델로 선정해 ‘팡찌니’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삼립식품은 1년 여간의 시장 조사와 소비자 기호 조사 등을 통해 호박 앙금이 들어간 ‘단호박 호빵’과 매콤 새콤한 칠리소스를 사용한 ‘칠리 호빵’ 등을 선보이고 호빵맨으로 알려진 김용만을 모델로 선정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샤니 관계자는 “신제품이 호빵시장에서 자리 잡기는 그리 쉽지 않다. 처음에는 소비자들이 호기심에 구매를 하지만 반복 구매는 하지 않는 경향이 많다”며 “매출의 90%는 단팥과 야채 호빵 등으로 이뤄져 자사는 새로운 제품보다는 ‘팡찌니’ 브랜드를 알리는데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사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어섰는데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찐빵과 호빵을 헛갈려 하는 경향이 있어 새로운 브랜드 ‘팡찌니’를 알려 샤니 하면 ‘팡찌니’를 떠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11월 화의를 졸업한 기린은 다른 호빵업체들과는 상황이 다르다.

영업력을 강화한 기린은 작년보다 30%이상 신장된 50억원의 판매목표를 설정하고 있으며, 10월에는 10억원, 11월에는 22억원의 실적을 보여 올 시즌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10월초에 선보인 ‘단호박 호빵’은 소비자의 반응이 좋아 물량공급에 차질을 빚을 정도로 인기리에 판매돼 11월에는 라인을 증설하여 전년대비 50%이상 생산을 늘리고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기린 마케팅 김영근 팀장은 “올해 호빵은 6개월가량 소비자 기호도 조사를 통해 품질과 포장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많은 변화를 주었다”면서 “12월 중순경 기존제품과 차별성을 강조한 새로운 제품을 선보일 예정인데 이 제품이 매출증대에 한 몫을 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기린은 올해 호빵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결식아동을 돕는 기금으로 사용하고 있는 ‘호빵 사랑나눔 축제’행사를 진행, 호빵만큼 훈훈한 정도 전하고 있다.

작년(2003년10월~2004년2월) 호빵 매출은 샤니가 245억원, 삼립식품이 136억원, 기린이 38억원이었다.

배민경 기자/jin@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