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7) 전북 순창군



역사와 현실을 초월한 특별한 맛

강인형 군수
순창은 전라북도 남부 노령산맥의 동쪽 사면 산간지대에 위치한 곳으로 북서쪽의 쌍치면 일대가 가장 험한 산세를 나타내 고당산·내장산 등이 정읍시와 맞닿아 있다.

순창의 고적으로는 순창읍에 조선시대 초의 정자인 귀래정이 있고, 팔덕면에 아름다운 산세와 긴 계곡으로 유명한 강천산 군립공원이 있다. 이곳엔 신라시대에 창건된 고찰인 강천사가 있는데 대웅전 등 원래의 가람(伽藍)은 6·25전쟁 때 소실됐고, 현재의 가람은 그 후 중건된 것들이다.

또한 순창에는 따로 설명이 필요없는 유명한 먹거리가 있다. 그 이름도 유명한 순창 고추장.

순창이 고추장으로 유명해진 이유는 고려 말 이성계가 스승인 무학대사가 기거하고 있던 순창군 구림면 만일사를 찾아가는 도중, 어느 농가에 들러
고추장에 점심을 맛있게 먹고 그 맛을 잊지 못하다가 조선을 창건, 등극한 후 진상토록 하여 천하일미의 전통식품으로 유명해졌다. 지금까지 그 명성과 비법이 이어져오고 있는데 그 끼니를 면하게 해준 농가가 현재의 순창부근이라는 이야기가 전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순창 고추장의 특별함이 단지 역사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순창 고추장의 맛은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먹는 이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이는 순창 고추장이 가진 특별한 맛의 비법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순창의 고추장은 독특한 재래식 비법에 의해 국내산 고추, 콩 등 우수한 농산물로 제조된 것으로 검붉은 색깔이 자르르하며 혀끝에 닫는 알싸한 감칠맛과 은은한 향기, 감미로운 맛 등 타지방 고추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맛이 있다.

더구나 순창의 고추장은 마을 내에 있는 식품과학연구소에서 성분검사를 해 공정한 인증을 받은 제품만 판매가 가능하고 순창군수가 직접 장인에게 인증제를 발부하고 있다. 또한 순창의 고추장은 타 고추장에 비해 찹쌀 함량이 월등히 높아 감칠맛이 뛰어나다.
햇볕에서 잘 말린 고추만을 사용하여 고추장 본래의 색과 향이 탁월할 뿐 아니라 1년 이상 장기 숙성해 맛이 부드럽고 더욱 매콤하다.

아스폐규루스, 오리제 등 메주 곰팡이의 생육이 활발한 가을철에 메주를 띄워 풍부하게 생성된 당화효소가 깊은 맛을 내게 한다. 고추장을 담그는 시기가 추운 겨울이라 당화속도가 느리고 유산균 번식이 느려 신맛이 생기지 않는 특징도 있다.

순창에는 고추장과 관련된 가봄직한 관광지가 있다. 이곳은 순창전통고추장의 명성과 전통적 비법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만들어진 곳으로 다음 세대에게 전통비법을 전수하고 있는 장인들이 모여 마을을 형성했다. 바로 순창 전통고추장 민속마을이다.

순창군에서 지원으로 형성된 이 마을은 현대의 과학이 입증하는 위생적 요구와 맛과 성분이 그대로 살아있는 장인들의 비법이 잘 어우러져 위생적이면서 전통적인 본래 고추장의 맛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한편 순창군은 현재 재정경제부에 장류산업특구 지정을 신청한 상태인데, 장류산업 특구로 지정되면 현재 계획 중인 전국 최대규모의 `장류벨리' 사업에 곧바로 착수해 2010년까지 장류벨리 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박연수 기자/1004@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