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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충청남도 예산군



세대를 뛰어넘는 추억의 고향

“인적 없는 수덕사에 밤은 깊은데 흐느끼는 여승의 외로운 그림자 속세에 맺은 사랑 달랠 길 없어...” 송춘희씨의 ‘수덕사의 여승’은 우리 어머니 세대의 빼놓을 수 없는 애창곡이다.

이 노래는 기자가 처음 가족과 함께 노래방에 갔을 때 기자의 어머니가 처음 부른 곡으로, 이는 어머니의 추억임과 동시에 세대를 넘어 기자의 추억이 되기도 하는 노래이다.

수덕사는 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 사천리에 위치한 사찰로 서해를 향한 차령산맥의 남맥이 만들어낸 덕숭산, 동부로서는 가야산, 서로는 오서산, 동남간에는 용봉산이 병풍처럼 둘러쌓인 중심부에 우뚝 서 있다.

수덕사는 가야산, 충의사, 삽교평야, 추사고택, 예당저수지, 임존성 등과 함께 예산군이 자랑하는 예산팔경의 하나로 꼽힌다.

그리고 또 하나의 예산팔경. 그것은 바로 예산사과이다.

예산사과는 1923년 예산군 고덕면 대천리에 일본인이 처음으로 사과원을 개원한 이래 일본식민치하, 8.15해방, 6.25동란, 경제개발 등 우리민족의 애환을 함께 겪으며 80여년간 예산사과란 이름으로 우리나라 사과의 대명사가 되었다.

1923년 처음 재배이후 1924년 한국인으로서는 삽교읍 조경국에 의해 경제적인 목적으로 재배가 시작돼 1941년 36명의 과수업자는 경남과물협동조합(예산능금농협의 전신)을 설립했다.

이때부터 활발하게 예산사과가 생산되기 시작했는데
주품종은 홍옥, 국광 등이었다.

1960년대 당시 예산농업고등학교 이종건 교장선생의 방침에 따라 윤용건 원예(과수)담당 교사에 의해 대대적으로 보급 개발돼 오늘의 예산사과를 발전시켜온 모체가 된 것이다.

예산사과의 생산량은 전국의 4.1%, 전국시군단위 5위, 충남의 49%로 양적인 선두는 아닐지라도 질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사과 중 하나라는 평을 듣는다.

소화흡수를 촉진시키는 당분 피로회복, 동맥경화 등에 효과 좋은 유기산, 고혈압 예방에 효과 좋은 칼슘 등이 다른 지역 사과보다 많이 들어 있어 색깔과 맛이 좋기 때문이다.

또한 과육이 치밀하고 과즙이 많으며, 새콤달콤한 맛에 향기가 깃들어 있는데, 이는 예산사과가 충분한 가을 햇빛, 알맞은 밤낮의 일교차, 천혜의 자연조건에서 생산된다는 것에 기인한다.

나른한 주말 ‘수덕사의 여승’을 흥얼거리며 사과의 향기를 따라 세대를 넘은 어머니와 나의 추억을 따라 예산에 가봄이 어떨까.

박연수 기자/1004@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