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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투데이 창간15주년특집>미래먹거리② 할랄시장, 네슬레.맥도날드는 어떻게 성공했나


할랄은 '신이 허락한 것'이라는 뜻의 아랍어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무슬림이 먹고 사용할 수 있게 허용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할랄산업은 과거 식음료 분야에서 최근에는 의약품, 화장품, 호텔, 관광 등 전 산업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전 세계 할랄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약 1조 8900억 달러(2268조원)이다. 업계는 2012년까지 약 3조 달러(36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성공적인 이슬람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슬람 식문화와 비지니스 문화에 대한 정확인 이해가 필요하다. 할랄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식품'. 식품의 경우는 할랄인증을 반드시 받아야한다. 2019년에는 인도네시아에 수출되는 화장품, 의약품도 반드시 할랄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에 푸드투데이는 창간 15주년을 맞아 무슬림 소비자의 니즈와 이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할랄산업에 대한 국내 현주소를 진단한다. <편집자주>

문화적 오해로 실패한 '나이키' - ‘NIKE AIR BAKIN' 농구화 불매운동 3만8000켤레 리콜


[푸드투데이 = 황인선 기자]  "이슬람 시장도 막상 들어가 보면 네슬레, 맥도날드, KFC, 로레알 등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이 버티고 있습니다.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 놓고도 현지인들의 언어, 관습, 소비성향 등을 이해하지 못해 예기치 못한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김정명 명지대 아랍지역학과 교수는 할랄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식습관, 유행 트렌드 등을 연구하는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소비 문화에 대한 이해와 연구가 한국 할랄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할랄 시장이 새로운 유망산업으로 부각되면서 관련 산업인 식음료, 의약품, 화장품 업체들이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은 어떻게 빨리 할랄인증을 획득할 수 있는가에만 관심을 두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할랄인증 이후가 더 중요하다. 네슬레, 맥도날드 등 거대 글로벌 기업들의 틈새를 파고들려면 그들과 다른 방식으로 경쟁해야 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세계 할랄 시장 동향·인증제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세계 할랄 식품 수출 1위국은 브라질로 2014년 기준 10.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어 인도.미국.중국.호주 등 비무슬림 국가들이 뒤를 이었다.


기업 중에는 네슬레, 까르푸, 유니레버, P&G, KFC, 버거킹, 맥도날드 등 비무슬림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들은 할랄 시장의 잠재력을 확신하고 먼저 인증을 취득한 후 제품개발과 유통채널 구축에 성공했다.

김 교수는 현지 무슬림 소비자의 니즈가 무엇이고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은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이슬람 시장에서 문화적 오해로 실패한 예로 나이키를 꼽았다.

"1997년 나이키가 개발한 농구화 AIR의 불매 운동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나이키는 Air의 로고를 새롭게 개발했는데 공교롭게도 아럽어 글자 '알라'와 우연히 비슷하게 생겼다. 이슬람권에서는 '알라'라는 글자를 신발에 부착하고 땅을 밟고 다니는 것은 신성모독이라 생각해 격렬한 불매운동이 발생했고 결국 나이키는 이 신발을 이슬람권 시장에서 전량 회수해야 했다"

당시 나이키는 ‘NIKE AIR BAKIN’이라는 농구화를 출시하면서 신발 앞과 뒤에 ‘AIR’라는 단어를 불꽃처럼 변형한 로고를 새겨넣었다. 하지만  이 로고가 아랍어 ‘알라(ALLAH)와 비슷하다는 지적과 함께 이슬람 단체들의 격렬한 저항과 불매운동에 부딪혔다.

나이키는 즉각 공개 사과하고 로고가 새겨진 3만8000켤레를 모두 리콜하는 한편 해당 모델의 생산을 중단해야 했다.

이 사례는 세계 스포츠 브랜드 1위의 명성을 지난 나이키의 우수한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현재 문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다.

네슬레 '마기수프.스마티 캔디', 맥도날드 '맥아라비아' 현지 맞춤형 제품으로 성공
유니레버, 로레알 등 글로벌 화장품 제조사 현지 공장화 등 할랄시장 공략 가속화
김정명 교수 "현지 식습관, 유행 트렌드 등 문화 분석 '할랄산업 전문가' 양성 시급"


그렇다면 글로벌 기업들은 어떤 현지화 제품으로 성공했을까.

김 교수는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들은 실제로 이슬람 현지인들의 문화를 면밀히 연구하고 분석해 이들의 요구를 반영한 제품들을 개발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맥도날드는 아랍인 현지인들이 즐겨먹는 '샤와르마(Shawarma)'라는 샌드위치를 자사의 대표 상품인 '빅맥'과 결합해 '맥아라비아(McArabia)'라는 신제품을 개발해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세계 최대 할랄식품 기업인 네슬레는 북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위해 모로코인들이 평소에 즐겨먹는 수프 요리인 '하리라(Harira)'를 인스턴트 수프 제품으로 새롭게 개발했다"

맥아라비아(McArabia)는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로 아랍식 둥근 빵(난) 사이에 간이 거의 안 된 닭고기와 각종 야채, 마늘 소스를 사용한 메뉴다. 네슬레는 할랄 분유, 쿠킹보조제품, 소스가 인기를 끌자 할랄버전 마기(maggi)수프와 스마티(smarties)캔디도 출시했다. 네슬레는 할랄 제품 판매가 연간 50%씩 증가하고 있으며 200%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KFC는 2009년 영국에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축한 육류를 사용해 만든 '할랄 버거' 매장 100여곳을 운영 중이다. KFC는 주요 품목이 닭인 만큼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축한 할랄 닭을 사용하고 베이컨 등 무슬림이 금지하는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할랄 홈페이지를 따로 구축하는 등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할랄 화장품 제품 출시도 활발하다.
 
최근 유니레버(Unilever), 바이어스도르프(Beiersdorf), 로레알(L'Oréal) 등 글로벌 화장품 제조사들이 인도네시아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할랄 화장품 출시에 잇달아 나섰다.

프랑스의 화장품 대기업 로레알(L'Oréal)은 이미 인도네시아에 할랄 인증을 받은 생산 공장을 설립해 인도네시아 현지 시장과 인근 동남아시아 국가에 판매할 할랄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미백 크림, 클렌징 폼 등 주로 스킨케어 제품이 생산된다. 로레알 인도네시아는 2-15년 할랄 색조화장품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다국적 화장품 기업인 유니레버(Unilever)도 할랄인증을 받은 퍼스널케어 제품과 스킨케어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 관계자들을 만나 자사 생산 공장의 할랄화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화장품 대기업의 할랄 제품은 아직 준비단계에 머물러 있다. 최근 화장품 ODM업계 세계 최고의 명성을 얻은 코스맥스만이 국내 화장품 ODM 업계 최초 세계 3대 할랄 인증기 관인 '무이(MUIㆍMajelis Ulama Indonesia)' 로부터 할랄 인증을 받았다. 또한 지난해 7월에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할랄 화장품 생산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그는 우리 기업이 할랄시장에서의 차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한국은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경제위기 요인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과거 '패스트 팔로워'에서 '퍼스트 무버'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순탄치 못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은 할랄 시장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남보다 한 발 앞서 창의적인 제품을 내놓아야 성공한다고 강조했다. '할랄산업 전문가' 양성이 시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할랄 식음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슬림들의 음식과 더불어 여기에 사용되고 있는 각종 재료와 향료가 무엇이고 또 이들의 식습관이 어떤지 연구하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또 할랄 화장품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슬림들이 선호하는 화장법은 무엇이고 최근 유행하는 패션 트렌드는 어떤지 그리고 각종 화장품과 패션 아이템이 현지에서 어떻게 광고가 되고 있는지 등을 분석하는 문화 전문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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