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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업계에 ‘5천원 마케팅’

불경기를 발판삼아 난다
‘오 마이 치킨’ 날개 돋친 듯이 팔려




경기의 불황 속에서도 호황을 누리는 업체는 있다.

‘무언가를 먹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린다’. 경기가 호황일 때 있을 법한 일이 경기 불황인 요즘에도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주)봉래 푸드원에서 운영하는 ‘오 마이 치킨’이 바로 주인공이다.
광고 한 번 없이 그저 사람들의 입소문으로만 운영되고 있는 ‘오 마이 치킨’은 작년 2월에 시작해서 1년 8개월이 지난 현재 가맹점 170여개를 오픈 했을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렇게 짧은 기간 급성장하고 있는 이유에는 다른 치킨업체와는 차별화된 마케팅이 한 몫하고 있다. ‘오 마이 치킨’은 한 마리에 5,000원으로, 가격면에서 소비자 발길을 잡기에 충분할 뿐만 아니라 호프와 치킨을 컨셉으로 하고 있기에 치킨업체가 주력하고 있는 배달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곳은 포장을 해가려는 손님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오 마이 치킨’ 가맹점 앞에는 항상 10여명의 손님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영등포에 있는 한 매장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한 주부는 “가격이 싸면서도 맛있어 집에 들어가는 길에 자주 사가지고 간다”고 말하며 “어떤 아이들은 혼자서 한 마리를 다 먹는다”고 웃으면서 이야기 했다.

다른 시민은 “저렴한 가격에 자주 이용 한다. 가격이 싸다고 해서 맛이 없으면 사먹지 않을 텐데… 가격에 비해 맛이 괜찮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차례가 오기를 기다렸다.

지나가던 한 시민은 “닭 하나 먹자고 이렇게 줄 서서 기다리는 것은 첨 봤는데 얼마나 맛있는지 한번 사가야겠다”며 줄을 섰다.

이곳 매장의 주인은 “오픈한지 2주가 지나가는데 하루도 빠지지 않고 손님들이 줄을 서서 사간다”며 “가게가 작아 호프는 가게에서 팔지는 못하고 포장만 하고 있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한다.

또한 다른 프랜차이즈와는 다르게 광고를 하지 않으며, 인테리어도 설계도만 가맹점주에게 제공하여 통일성을 부여하고 인테리어 업체는 가맹점주가 직접 선택하여 설계한다. 이러한 이유로 다른 프랜차이즈업체보다 저렴한 가격에 가맹점을 오픈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품 가격도 5,000원을 유지 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오 마이 치킨’은 100% 국내산 닭고기를 전국에서 공급받아 회사 자체공장에서 양념한 냉장육을 각 가맹점에 매일매일 공급한다. 가맹점 평균적으로 하루 150마리 정도씩 팔고 있으며 잘되는 곳은 하루 300마리 이상도 팔고 있다. 하지만 기름 등의 문제로 300마리 이상은 물량 공급을 하지 않고 있다.

본사 관계자는 “지금 당장 몇 천원 벌자고 기름 상태가 안 좋은 상황에서 닭을 판매하면 소비자는 그 맛에 실망하여 다시는 오지 않는다”며 “단기적으로는 손해일지 모르지만 이렇게 운영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치킨 업계에서는 “아직 점포수가 많지 않아 크게 신경은 쓰고 있지는 않지만 5,000원 마케팅이 불경기 상황과 딱 맞아 떨어져 성공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본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마케팅 면에서는 성공했다”고 평가 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오 마이 치킨’은 가격이 5천원이지만 양이 기존 치킨보다 적고 원료육의 품질도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 마이 치킨의 ‘5천원 마케팅’이 불황을 틈탄 찻잔 속의 파도가 될지 치킨업계의 새로운 돌풍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배민경 기자/jin@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