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여파 맥주 소비 부진
장기화된 불황에도 불구하고 식품업체들은 상반기동안 대체로 선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CJ, 대상, 농심, 삼양사, 롯데제과 등의 식품업체들은 상반기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10.5% 정도 증가했다.
하지만 주류업체의 실적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순당은 매출액 592억원에 전년 동기 대비 10.8%가 하락했으며, 순이익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8% 감소했다. 하이트 맥주도 매출액 4천127억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6%가 늘었음에도 순이익은 16.2%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비맥주도 매출액 2천871억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주류 관계자들은 “가장 큰 이유는 불경기로 내수경기가 악화됐고, 특히 작년부터 시행된 50만원 이상의 접대비를 쓸 경우 접대 받는 상대방을 밝혀야 하는 접대비 실명제로 룸싸롱이나 단란주점 등의 경기가 안 좋아져 더욱 주류 시장이 큰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조류 독감 등으로 맥주와 궁합이 잘 맞는 닭 음식들이 타격을 입으면서 맥주를 찾는 소비자도 줄었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퇴근길에 한잔씩 하던 시민들이 요즘은 마트 등에서 술을 구입해 식구들과 집에서 즐기는 경향이 많아졌다”며 “술을 마시더라도 같은 가격에 조금 밖에 못 마시는 맥주보다 도수도 높고 가격도 저렴한 소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고 현실적인 말을 했다.
한편 하반기에 주류 시장의 전망에 대해서는 “경기가 단기간에 좋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두고 봐야 한다”며 “올 해 폭염과 올림픽 특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 차이가 없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맥주업계는 소비자들이 조금이라도 맥주를 마실 수 있도록 소비자 마케팅을 활발히 펼쳤으나 큰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
위와 같이 전통주와 위스키, 맥주류의 매출은 저조한 반면 소주는 성황을 이뤘다.
지난 1~4월 국내 소주 판매량은 총 3천388만8천상자(360 30병 기준)로 작년 동기의 3천148만상자에 비해 7.6% 증가했다.
시장점유율 1위인 진로의 경우 지난 1~4월 판매량이 1천879만7천상자로 작년 동기의 1천708만9천상자보다 10.0%나 늘었으며, 2위 금복주도 같은 기간 판매량이 작년보다 6.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불경기의 영향으로 직장인들 모임 등에서 2차,3차가 없어지는 대신 식사와 함께 소주를 마시는 1차 자리가 길어지면서 소주 소비량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배민경 기자/jin@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