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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원재료 값 인상바람

CJ-대한제분 고심…식음료 가격 인상 불가피

밀가루를 시작으로 원재료 가격 인상바람이 또 다시 거세게 불어닥치고 있다.

동아제분은 최근 밀가루 1급 제품에 한해 값을 6.9∼10.4% 올렸다.

20kg 기준으로 가정용 중력분은 1만500원에서 1만1천480원으로 9.3%, 박력분은 1만100원에서 1만800원으로 6.9%, 강력분은 1만1천100원에서 1만2천250원으로 각각 10.4% 인상했다.

국제 원맥 가격이 오른 데다 해상 운임비가 t당 22∼25달러에서 50달러로 급등,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회사측은 하소연했다.

국내 대형 제분회사인 CJ와 대한제분도 조심스럽게 가격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원재료 가격에 이어 제과, 면류 등 식음료의 가격인상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업계에선 원재료값이 오르면 라면, 제과 등 밀가루 2차 가공제품의 가격도 상승압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사이다 콜라 주스 등의 가격을 평균 5% 올렸다. 해태음료도 일부 제품의 가격을 7%가량 올린 데 이어 이달 중 주스 값을 5∼6% 올릴 계획이다. 기린은 제품 값을 올리지 않는 대신 중량을 줄여 가격 인상분을 반영할 방침이다.

제과 업체는 제분업체와 가격 인상 여부와 수위 등에 대해 논의 중며 6월 말 이후 신제품 가격을 올리거나 중량을 줄이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크라운베이커리는 이미 이달 초 생크림케이크 30여종 값을 품목별로 500∼1000원 올리기도 했다.

원재료 가격이 고공비행하면서 식품업계 가격정책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값을 올린 라면업체들의 재인상 여부에 대해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당장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체 마케팅 담당자들의 설명이다.

이달 1일부터 평균 6∼7% 라면값을 올린 오뚜기는 이미 밀가루값이 인상될 것을 예상하고 라면값을 인상한 것이기 때문에 추후 재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외 업체들 역시 조심스럽게 추이를 지켜보고 있으나 라면값은 당장에 다시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의 마케팅담당자는 “밀가루 값이 올라도 제분업체가 바로 가공업체에 가격을 적용시키지는 않는다”며 “현재 제분업체와 가격 협의 중에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속되는 원가부담에 전체 식음료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뿐 아니라, 라면이나 제과 등 가격변동에 따른 수요변화가 작은 필수 소비재의 경우에 업체 호재로도 이용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밀가루에 이어 감자, 과일, 채소 등의 가격도 쉴새 없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최근 감자 20㎏짜리 한 상자의 경락 가격은 지난주(5∼10일) 평균 4만6천300원으로 1년 전(2003년 4월7∼12일)의 1만3천583원에 비해 3.4배로 치솟았다.

시금치는 4㎏짜리 한 상자에 3천333원에서 4천300원으로 29.0%가 뛰었고 풋고추10㎏짜리 한 상자는 2만2천667원에서 2만4천800원으로 9.4%가 올랐으며 청경채 4㎏짜리 한 상자는 1천717원에서 3천50원으로 77.0%나 치솟았다.

같은 기간에 깐 마늘은 1㎏짜리 한 망에 2천998원에서 4천10원으로 33.8%가 올랐고 생표고 4㎏짜리 한 상자는 1만5천167원에서 2만200원으로 33.2%가 상승했다.

과일 값의 상승 속도는 훨씬 더 빨라 후지사과 15㎏짜리 한 상자는 1년 전 시세인 1만4천667원의 2.5배인 3만6천700원에 거래됐다.

다만 배추는 지난주의 평균 가격이 10㎏에 3천980원으로 1년 전의 7천42원에 비해 76.9%나 내렸고 양파도 1㎏이 930원에서 317원으로 65.9%가 하락했다.

그러나 이들 품목의 가격이 비교 시점인 작년 4월에는 예년의 2∼3배로 폭등했던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비싼 편이다.

이밖에도 달걀과 두부, 고등어와 냉동오징어 역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통계청은 전했다.

구인영 기자/her@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