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으로 하루종일 북적
“요리 못해요”
“할 줄 아는 건 라면 밖에 없어요”
요리축에도 끼지 못하는 게 라면이다. 한끼 식사는커녕 간식정도로 치부되던 분식집의 천덕꾸러기 라면이 재탄생 되고 있다. 일본식 라면이 자리잡고 피자라면 등 라면에 퓨전 개념이 도입된 것은 이미 옛날 일이다.
이제 라면은 ‘그저그런’ 싼 음식이기를 거부하고 있다.
7년간 독특한 맛의 매운 라면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신촌역에 위치한 면빨리네(사장 최범찬)를 찾았다.
사전에 위치를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참을 헤맸던 것은 이 집이 골목에 숨어있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제대로 된 간판도 없었다. 큰길에서는 라면이라는 글자만 덩그러니 보인다. 골목 깊숙히 들어가야만 그제서야 창문에 면빨리네라는 글씨가 보인다.
점심때가 훨씬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골목에 파묻혀 있는 이 허름한 라면집에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이 집의 메뉴에는 해짬라면과 김콩라면, 오너라면 단 세가지뿐이다. 해짬라면은 해물짬봉라면의 줄임말로 짬봉과 같이 매콤한 맛이 일품이다. 푸짐한 오징어, 홍합 등의 해산물이 들어간 국물은 깔끔하면서도 얼큰하다. 주문의 70%가 해짬라면 일 정도로 인기가 좋은 메뉴다. 김콩라면은 김치와 콩나물이 들어간 라면으로 약간의 매운내가 풍겨난다. 푸짐한 김치와 콩나물 씹히는 재미도 그만이다. 오너라면은 순한맛 너구리라면 오뎅과 유부 등이 |
해짬라면과 김콩라면, 오너라면에는 모두 면빨리네에서 자체 개발한 9가지 재료가 혼합된 비밀 양념이 들어가는데 특히 오너라면에 들어가는 흰색 양념소스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비밀양념뿐 아니라 조리방법에서도 면빨리네의 맛내기는 끝나지 않는다.
면발의 쫄깃함을 더하기 위해 가장 센 불에서 얇은 냄비에 뚜껑을 덮지 않고 끓인다. 일반적으로 라면을 조리할 때 넣는 양보다 물을 약간 더 넣어 졸이는 식으로 조리를 한다. 양념을 면에 깊이 배이게 하기 위해서다.
추운 겨울날 찌그러진 냄비에 계란하나 풀어 넣어 푹 끓여 먹는 라면은 최고의 맛 중에 하나다. 특히 남자들의 경우에는 야간 보초를 서다 주전자에 라면을 끓여 먹던 기억은 잊지 못할 일이다.
이 곳에서 바로 그때 그 시절 라면 맛을 기억해 보면 어떨까.
(324-6574)
구인영 기자/her@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