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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해조류, 육류·채소 틈새 뚫고 상승세

식품업계 효자노릇 ‘톡톡’…해조칼슘 영양강화 제품
클로렐라 첨가 건강보조식품 급부상…매출도 ‘껑충’


“하나님은 흙 속에 고구마와 감자, 마늘 따위를 묻어 놓으셨고 바다 속에는 온갖 신비로운 풀들을 자라게 하셨다”

그 모양새도 그러하고 숨기고 있는 비밀도 많아서 더욱 신비로운 바다의 풀 해조류. 해조류가 식품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해조류 관련 식품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육류, 채소 등의 틈새 시장을 날렵하게 파고들고 있다. 원래 해조류 관련 식품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관련 업체 전문가들은 “앞으로 소비층이 더욱 확대됨에 따라 식품산업 전반에 작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국내 시장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도 들썩이기 시작, 해조류사업에 거는 업체들의 기대는 날로 부풀어 오르고 있다.


천연 해조류 추출물로 개발된 ‘VNP™’를 이용해 만든 제품으로 관련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벤트리는 해외시장에서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적인 유통망을 가진 유명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미국을 비롯한 유럽, 아시아 지역 등에 마케팅 네트워크를 구축, 원료수출 및 상품을 수출하고 있다.

얼마전에는 해조류가 연안에서 ‘바다의 사막화’로 불리는 백화현상을 치유하기 때문에 해조초를 이용한 해조림 조성에 정부가 적극 나서고 있다는 기사가 보도되기도 했다.

식품업계에는 새로운 거대 시장을 형성해내는 동시에 환경에도 기여하는 해조류는 이래저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해조류 제품 봇물
문득 해조류라 하면 국 끓여 먹는 건미역정도만 떠오르게 마련이었는데 최근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해조류 관련 식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 만큼 해조류의 우수성과 시장가능성이 알려지기 시작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벤트리는 해조추출물(VNP)이 첨가된 기능성 쌀 ‘정혈미(瀞血米)’와 기능성 음료’M2’, 치약과 껌 등을 출시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0억 개 이상이라는 어마어마한 양이 팔려나간 롯데 ‘자일리톨+2’ 껌에도 해조추출물인 후노란이 첨가되어 자일리톨의 청량감과 결합해 구강내 상쾌함을 더해준다.

해태제과에서는 해조칼슘이 첨가된 영양강화 스낵 ‘888’을 선보였다.

롯데제과에서는 해조칼슘이 들어 있는 어린이 영영제 헬스원, 헬스키드를 시판했으며 한국화장품은 해조 성분이 노폐물과 각질을 제거하는 ‘A3F[on] 바이오팩터 필링젤’을 내놓았다.

지웰라이프의 ‘감자라면 오감도’는 해조칼슘과 특허 획득 해산물 추출 식이섬유를 첨가해 선보였으며 풀무원에서는 해조칼슘 등의 영양을 가미한 ‘풀무원정식’과 ‘풀무원생식’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에는 식품영역에서 확장되어서 해조류 추출물로 만든 페인트, 염색약 등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심지어 한의학계에서는 해조류를 한약재로의 개발도 본격 추진 중에 있어 업계에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클로렐라 열풍, 매년 두배 성장
어떤 해조류 제품들 보다 시장에 가장 주목을 끌었던 것은 단연 클로렐라이다. 특히 클로렐라가 건강보조식품의 주요 코드로 급부상하면서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92년 처음 클로렐라 원료를 생산, 일본에 전량 수출한 대상이 99년 내수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면서 초기 20억원에 불과한 시장이 2000년 70억원, 2001년 150억원 등 매년 두배 이상씩 성장했다.

특히 대상은 전체 클로렐라 시장의 80% 점유율을 보이면서 지난 2002년 150억원, 지난해 39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올해 6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클로렐라의 시장 규모는 지난해 500억원보다 90% 늘어난 900억∼1000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웰빙 열풍과 함께 각종 매스컴을 통해 효능이 알려지면서 소비는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클로렐라는 한국야쿠르트의 ‘순면 클로렐라’, 서울우유의 ‘앙팡’, 빙그레의 ‘롱키본 우유’ 외에도 어린이 성장용 건강식품, 만두, 케첩 등 식품, 이유식, 음료 등의 주요 소재로 쓰이고 있다.

영양의 보고 해조류
미역, 다시마, 파래, 톳, 김 등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우리 민족에게 옛부터 훌륭한 미각과 영양소의 중요한 재료였다. 산중에 사는 사람도 말린 미역만 있으면 임산부의 산후조리를 걱정하지 않았으니 천혜의 식품이라 아니할 수 없다.

고구마의 칼륨이 김치의 나트륨을 제압한다고 했는데, 다시마도 그 부분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 칼륨 풍부하고 또 알긴산 역시 나트륨을 몸밖으로 내쫓는 데 한몫 한다.

물에 잘 녹는 해조류의 식물섬유는 포도당이 혈액 속에 침투되는 것을 지연시킬 수 있어 당뇨병에 매우 효과적이고, 해조류만 갖고 있다는 요오드는 혈액 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려줌으로써 비만을 막아주고 혈압 안정에 도움이 된다.

또 최근에는 상용 식품들 중 해조류에 필수 무기질이 가장 많다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함량분석결과 발표도 있었다.

무기질은 건강유지와 질병예방에 밀접한 관계가 있어 비만한 사람의 경우 열량이 없으면서 무기질이 풍부한 해조류를 섭취하는 게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김, 비타민C가 귤의 3배 = 김에는 비타민 U라는 항 궤양성 물질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비타민 U는 최초에 양배추에서 발견되었다.
‘캐배진’이란 이름의 위장약이 상품화되어 있는데, 그 주성분은 비타민 U이다. 비타민 U는 궤양 등의 예방이나 약한 위를 튼튼하게 하는 작용이 있다.

그리고 비타민A는 김 3매가 장어구이의 한 꼬챙이 상당이며, 비타민 B1은 채소보다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비타민B2는 우유보다도 많이 포함하고 있으며, 비타민C는 귤의 3배이다.

◆다시마, 변비에 놀라운 효과 = 다시마는 변비를 치료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다. 변비 치료는 그 완만한 대장의 연동운동을 좀 더 유연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장을 자극하는 식이섬유가 필요하다. 다시마의 변비치료 효과는 다시마 중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알긴산(alginc ac id)이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미역, 담배 니코틴 개선 = 일본에서는 ‘담배 피우는 데 미역 된장국’이란 말이 있다. 이것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몸을 위해서 미역 된장국을 먹으라는 말이다. 일본에서의 실험결과, 니코틴 장해에는 미역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한다. 결과에 의하면, 미역에 들어있는 물질이 니코틴의 악영향을 개선한다는 것이다.

◆파래, 위장약 효과 = 파래는 옛날부터 위장약으로서 아주 귀중한 보배로 여겨져 왔다. 본초강목에도 ‘파래는 위의 기를 튼튼하게 하고, 설사를 멈추게 한다’는 기록이 있다. 파래에는 김과 함께 항 궤양성 물질인 비타민 U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비타민 U는 궤양 등 예방이나 약한 위를 튼튼하게 하는 작용이 있으며,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 등의 치료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물질이다. 이 비타민 U가 파래에는 양배추의 70배나 많이 포함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어 고문헌이나 나타난 파래의 위장약 효과를 과학적으로 증명해주는 자료가 되고 있다.

업/체/탐/방 ··· 해조류 전문 가공업체 - 갯가풀


100% 국내 청정지역서 채취

김문규 사장
“갯가풀을 알리기 보다 왜 해조류를 먹어야 하는지 알려야 합니다”
갯가풀이 어떤 회사인지 설명해 달라는 말에 김문규 사장은 대뜸 해조류가 우리 몸에 왜 좋은지를 줄줄이 늘어놓기 시작했다.

“몸에 좋은 해조류 많이 드세요”

“알칼리성 식품인 해조류는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 식이섬유의 보고이며 비만과 빈혈, 암을 예방합니다”

전라도 완도 금일도에서 태어나 어린시절부터 김 양식하는 아버지를 보고자란 김 사장은 15년 전의 어느날 가락시장에서 파는 김, 미역 등을 보고 적지 않은 충격을 경험하게 된다. 가락시장에 김과 미역은 어릴 때 보았던, 맑은 물에서 시퍼렇게 살아 아버지의 손을 타고 올라왔던 것들과는 너무도 달랐기 때문이다.
신선한 바다냄새는커녕 비린내만 풍겨대고 있는 제품들은 비싸기는 왜 이렇게 비싼지 놀라울 따름이었다. 완도에서 상경한 시골총각에게는 문득 서울사람들은 모두 사기꾼이다라고 곱씹을 만큼 놀라운 광경이었음에 틀림없었다.

김사장은 그 자리에서 곧장 제대로 된 제품을 제대로 된 가격에 직접 유통하야겠다 다짐했고 오늘날의 갯가풀을 만들었다.

15년 동안 한결같이 제대로 된 제품과 가격 덕에 거래업체간 ‘신뢰있는 회사’라는 명성을 얻었다.

갯가풀은 지난해부터 ‘갯가풀’이란 브랜드를 내걸고 본격적으로 해조류 가공식품을 생산·판매하기 시작했다.

“요즘 아이들은 덩치만 크고 실속이 없다”

광우병, 조류독감에 시달리는 육류, 유기농 야채도 안심할 수 없는 건 누구나 인정하는 현실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건 해조류밖에 없다는 게 김사장의 설명이다.

해조류 가공식품사업에까지 뛰어 들게 된 동기도 아이들의 음식문화와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판로를 뚫기가 가장 어렵다는 학교급식을 고집하고 있는 이유도 같은 연유에서이다.

예상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급식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일상화된, 안정된 메뉴만을 원하며 해조류 납품을 거부했다. 낯선 메뉴를 내놨다가 반응이 석연치 않으면 일이 귀찮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좋은 음식이라면 아이들에게 권장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인데 급식업체와 학교는 하나같이 그런 수고를 귀찮은 일로만 여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사장은 학교측이나 급식업체측에서 해조류를 왜 먹어야 하는지 먼저 이해를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갯가풀은 100% 국내 청정지역에서 채취한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 생산지와 직매를 통해 품질의 싱싱함과 고객 신뢰도 그리고 가격까지 충족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갯가풀에서는 건미역, 소스, 분말 등 해조류 등 해조류로 만든 식품이 십여가지가 넘게 생산, 판매되고 있는데, 특히 이중에 톳은 우리나라 고유 해조류로서 영양과 맛이 다른 해조류보다 월등하다고 김사장은 설명했다.

갯가풀의 해조류 제품을 이용한 소비자들의 80%가 만족했다는 반응이다.

해조류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면 해조
류의 가치를 분명 알게 될 것이라고 김사장은 강조했다. 대기업들이 해조류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에 대해 염려하자 김사장은 오히려 자신 있다는 표정이다.

“분명 대기업이 넘볼만한 사업이지만 갯가풀만의 제품과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그의 자신감에는 기대를 넘어선 제품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수년간 사업을 하면서 제 이익만 챙기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바른 고집과 치열한 노력으로 국내 해조류 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만들고 있는 갯가풀의 발전을 기대해 본다.

구인영 기자/her@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