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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영의 맛집 여행] 삼해복집

찬바람 등지고 마시는 뜨거운 청주와 복지리탕의 감동



겨울의 최고 진미는 누가 뭐라해도 복어요리다.

특히 이맘 때 잡히는 복어는 고깃살이 차오를대로 차올라 그 맛을 아는 사람들을 안달하게 한다.

더구나 복어는 몸에 필요한 각종 영양소가 풍부해 겨울철 추위에 지친 이들의 몸을 달랜다. 복어는 간 기능을 강화하는 타우린이 많아 간장 해독과 숙취제거, 알코올 중독 예방에도 효과가 탁월하다.

또 생선 중 유일하게 항암효과도 가지고 있고 몸을 따뜻하게 해 혈액순환에 좋으며 근육을 부드럽게하고 경화를 방지하게 한다. 그뿐만 아니라, 복어에는 단백질과 비타민 B1, B2등이 풍부하면서도 유지방이 전혀 없어 고혈압, 당뇨병, 신경통 등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이놈의 추위, 도저히 못 견뎌 복요리전문점을 찾았다.
안산 정왕동에 있는 삼해복집은 오픈한지 채 1년이 안되었지만 이미 '알만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소문이 자자한 복요리전문점이다.
사장 심주상(63)씨는 국내에서 열손가락 안에 꼽히는 복어전문가, 경력만 40년이다. 일식전문점 운영·조리경력도 무수하다.

최근 복어요리 때문에 안 좋은 사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삼해복집은 운영에 큰 어려움이 없었던 이유도 그의 든든한 조리경력 탓이다.

"조리사님 경력을 알고, 솜씨를 알기 때문에 마음놓고 맛있게 먹고있습니다"
김 나는 복해장국을 앞에 두고 있는 젊은 손님의 이야기이고 여기 오는 대다수의 손님들의 이야기다.

얇게 저민 복샤브샤브와 새콤한 복초밥, 갖은 양념에 빨갛게 무친 복불고기, 채썰은 실파와 마늘을 섞어 초장으로 무친 복껍질, 어느 것 하나 소홀히 여길 수 없는 메뉴지만 복어 맛을 안다하는 사람들은 그 중 복지리탕을 으뜸으로 추천한다.
싱싱한 복살, 두부, 파, 쑥갓, 생표고를 넣고 장국에 맑게 끓여낸 복지리탕은 칼칼하고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다. 술이라도 한잔 마신 다음날이면 생각이 더욱 굴뚝같아지게 마련이다.

장국이 보글보글 끓으면 복어 흰살도 익으면서 살짝 말려 올라가는데 푹 익혀지기 전에 초간장에 찍어 먹는다.

부서지고 뻑뻑한 보통 생선에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담백하고 쫄깃쫄깃한 맛을 마음껏 음미하시라.

기자는 복지리탕과 잘 차려진 한 상 앞에서 '제 물 만난 복어'처럼 그만 체면치레할 겨를이 없었다. 찬바람 등지고 마시는 뜨거운 청주와 복지리 국물의 환상적 궁합을 아는 사람이라면 기자를 이해할 것이다.

고깃살을 다 건져먹어도 섭섭하지 않은 것은 바닥에 남은 국물에 볶아 먹는 밥 때문이다. 계란과 갖은 양념을 넣고 비비는 볶음밥은 고소한 맛이 그만이다.
깔끔한 내부와 정갈한 찬도 마음에 든다. 찬이나 손님대접은 부인 김판례(59)씨가 전담하고 있는데 깔끔 떤다하는 요즘의 젊은 주부들에 비할 것이 못된다.

모든 찬이 입에서 깔끔하다 느껴졌던 것도 천연조미료만 고집하는 김씨 때문이다.

"어머니!"
"어머니! 여기 복해장국 두 그릇 주세요!"
문을 여는 손님의 능청이나 손님과 그들을 맞이하는 두 내외의 표정을 보고있으려니 음식이 입에 더 붙는다.

사실 삼해복집이 사람들을 끄는 것은 경력이나 맛이 아닌,
모든 손님을 내 가족 대하 듯 하는 두 내외의 구수하고 따뜻한 인심 탓 일런지 모르겠다.

'어머니'라 부르며 '이쁘게' 능청 한번 잘 만 부리면 별미 복어튀김도 맛 볼 수 있을 것이다.겉은 바삭바삭하고 안은 부드러운 속살이 꽉 찬 복어튀김을 새콤하고 달콤한 간장에 살짝 적셔 입안에 넣으면 저도 모르게 나오는 감탄사.
"아, 겨울이 좋다"

* 전화 : 031-434-4377
* 주소 :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1731-6
* 찾아오는 길 : 4호선 오이도역에서 내려 30-2번 버스를 타고 청솔아파트 다음역에 하차
* 영업시간 : AM09:30∼PM11:00
* 좌석 : 45석
* 주차 : 가능

구인영 기자/her@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