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카나의 우아한 식탁' 은 논픽션 작가인 미치코와 그의 반려자 나가사와(책속에서 N으로 지칭)는 어느 해 여름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에서 한 철을 보내고 다음 해 가을 다시 이곳을 찾아와 있었던 일들에 대한 이야기다.
토스카나는 이탈리아의 중서부에 위치한 지역이다. 대부분은 구릉지대로 포도재배가 활발하고 평야라고는 아르노강 골짜기와 테베레강 상류의 골짜기에 약간 있을 뿐이다.
주도는 피렌체이며 한 시절 유럽의 르네상스를 꽃피우고 부흥을 주도했던 번영의 자취들은 두오모로, 메디치 가문이 수 세기에 걸쳐 모아온 위대한 유산으로 도시의 상징이 된 우피치미술관, 산타크로체 교회나 피티궁전 등 셀 수 없이 많은 역사적 유물로 남아있다.
저자 미야모토 미치코는 "신선하고 맛있는 식사, 멋진 풍경, 야채와 꽃의 향기…토스카나에는 이 모든 게 있다" 라고 남겼다.
'토스카나의 우아한 식탁'은 단순한 기행문도, 음식탐방도 아니다.
여행으로 만난 사람과 대화를 하며 삶을 나누고 서로의 삶을 재료로 섞어 하나의 음식으로 엮어주는 그런 매혹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다. 또 토스가나의 건강한 식생활과 아름다운 풍광이 미치코의 유머러스한 글 솜씨와 나가사와의 산뜻한 삽화에 담겨 빛을 발한다.
필자인 미치코는 토스카나의 식생활에 크게 매료된다. 샐러드와 피자, 파스타, 와인, 올리브유… 이제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식재료와 요리지만, 토스카나 요리의 핵심은 이런 하나하나의 식재료와 요리 이름이 아니라 요리 방식과 음식을 대하는 자세라는 것이다.
토스카나의 요리는 소재주의라고 할 만큼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다. 밭에서 갓 따와 씻기만 하고 각자 입맛에 맞춰 먹는 시골정취 가득한 와삭와삭 샐러드, 금방 낳아 아직 따뜻한 계란을 풀어 만드는 파스타처럼 말이다.
또 입에 넣으면 삶은 밤 같은 감촉과 짭조름한 발효미가 퍼지는 파르미자노 치즈, 밭에서 금방 따온 초록빛 생생한 바질을 섞어 만든 페스토소스 같은 요리에 대한 세심한 묘사에 책을 보면서 입맛을 다지며 음미하게 된다.
그렇게 황홀해지다가도 식탁을 둘러싼 사람들의 대화가 시작되면 금세 사람과 사람살이 이야기에 빨려들고 만다. 때로는 과장되게, 때로는 찬미에 가까울 정도의 호감으로, 또는 이런 저런 불평을 무심한 듯 써 내린 글 솜씨는 책에서 손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당신에 바쁜 일상에 치이고 여유 없는 삶을 사느라 지쳐 있거나 다이어트 중이라 너무 먹고 싶은 것이 많다면 절대 '토스카나의 우아한 식탁'을 보지 않을 것을 권한다. 보고 있자면 당신은 삶이 숨 막힌다고 느낄 것이고 또 고문당하는 느낌일 것이다.
그래도 좀 더 나은 삶에 대한 꿈을 가지고 살고 있다면 꼭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