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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대책없다"

양계업체, 수출중단 등 도산위기

지난 16일 충북 음성지역에서 발견된 조류독감이 확산됨에 따라 국내 양계업계가 도산위기에 빠졌다.

대한양계협회는 "지난주까지 kg당 1천원이던 닭고기 값이 조류독감 발생 이후 소비가 줄어 19일 시세 600원으로 떨어졌다"며 "이미 2년여 동안 불황으로 생산농가와 업계가 운영자금이 바닥난 상태여서 며칠 안에 양계업계는 도산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대 닭고기 가공업체 하림 역시 "조류독감 발생으로 닭과 오리의 소비위축은 물론 수출중단으로 이어져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하림은 일본 후쿠오카에 올 들어 97t의 닭고기를 수출한데 이어 12월분 수출물량 15t을 다음주 선적할 예정이었으나 일본측이 당분간 거래중단을 요청, 사실상 수출이 중단된 상태이다. 또 내년초부터 오사카에도 냉장 생닭을 수출키로 했으나 이 역시 수출을 연기해야 할 형편이다.

마니커도 한창 추진 중에 있던 도리, 삼계의 수출 교섭을 비롯, 일본과의 모든 수출, 교섭이 중단된 상태다.

닭고기의 국내소비도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롯데마트 식품코너의 생닭 판매는 하루 평균 40∼50마리에서 10마리로 뚝 떨어졌다. 홈플러스도 전체 매장 닭고기주문량이 평소보다 20∼30% 정도 줄었다.

특히 충북도내 닭 사육농가 및 사육두수는 전국의 24%인 6천861농가, 3천여만 마리로 닭고기 수출중단이 장기화되고 소비위축이 확산될 경우 경영압박이 가중돼 영세 양계농가의 도산이 우려되고 있다.

현재 국내 모든 생닭과 가공품은 수출금지처분이 내려진 상태이다. 이 같은 처분은 최종발생일부터 6개월이 지나야 해제되는데 해제된 후에도 곧바로 수출길이 열리는 것은 아니다.

2000년 3월 말 경기도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후 일본에 한국산 돼지고기 수입금지 조치가 내려져 현재까지 수출 중단의 경력이 있기 때문에 업체들의 우려는 더욱 깊다.

한 업체관계자는 이번 조류독감 파장에 대해 "대책이 없다"라고 잘라 말하며 "관련농가에 철저한 병역관리 및 소독을 지시하는 것이 전부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오직 시간만이 해결할 수 있다"라고 말해 망연자실해 있는 업체들의 심정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구인영 기자/her@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