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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요리 전문점 ‘우즈마니아’

투박함이 주는 낭만

한국인이 이방인이 되는 곳, 이태원.
이태원은 유동인구 중 60%가 외국인으로 상점 간판에서는 한글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 그야말로 한자리에서 고개만 이리저리 돌려도 세계언어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특히, 세계 온갖 나라의 음식전문점이 골목마다 즐비해 이태원의 유명세를 더해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인도를 중심으로 한 동양권 음식점이 상한가를 치고 있는 중.

이 중 대표적이다 할 만 파키스탄 요리 전문점 ‘우즈마니아’를 찾았다.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말을 던지며 씩씩하게
문을 열었는데 나를 맞은 것은 여섯명의 파키스탄인들의 어리둥절한 표정들 뿐. 애써 머쓱함을 감추고 말을 건내보았지만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파키스탄이 원래 우루두어와 함께 영어를 같이 사용하는지라 그마나 다행히 그들은 천천히 영어로 답해왔다.

힘들게 대화가 오가는 중 뒤늦게서야 우즈마니아의 대표 Qadoos Bhatti(36)씨가 나타났다. 그도 물론 파키스탄인이었지만 다행히도 한국말을 할 줄 알았다.

그는 한국에 정착한지 올해로 8년째다. 가족도 모두 한국에 있으며, 결혼도 한국인과 했다. 앞으로도 평생 한국에서 살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이제는 완전한 한국인이었다.

하지만 어떤 것을 주식으로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는 머뭇거리지 않고 ‘파키스탄 요리’라고 대답했으며 “파키스탄 음식은 정말 맛있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파키스탄 음식은 인도 음식과 거의 같다. 하지만 인도음식보다 덜 매워 우리가 낯선 음식을 먹는데 거부을 주지 않는다. 사실 우리네 먹거리와도 많이 흡사하다. 파키스탄의 전통 음식 ‘스모사’는 우리네 군만두와 같았고 인도소스에 버무린 닭고기 요리 ‘치킨티카’도 우리가 평상시 즐기는 치킨요리와 다르지 않았다. 바비큐 맛도 낯설지 않다.

우즈마니아에서는 파키스탄 요리를 백여가지 취급하고 있는데, 실제 파키스탄에서도 요리마다 전문점이 있을 뿐
이렇게 한자리에서 백여가지 요리를 접할 수는 곳은 없다.

또한 파키스탄은 주변국 아프가니스탄이 완전히 안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외부와의 왕래가 쉽지 않아 파키스탄 현지 요리를 맛보기란 불가능하다시피하고 있는 지경. 그래서 가까이에 있는 우즈마니아와 같은 파키스탄요리 전문점이 더욱 값어치있게 느껴진다.

고백하건데, 사실 나의 부족한 영어실력 탓에 긴한 이야기는 오래 지속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가 내온 파키스탄요리가 백마디 말을 충분히 대신해 냈다.

조리시간이 짧은 만큼 화려한 기술이 사용되지는 않은 듯, 따로 조리기구를 사용하지 않고 맨손으로 뜯고, 뭉치고, 치댄 흔적이 역력한 음식들이었다.

조리할 때와 같이 시식 때도 따로 기구를 사용하기보다는 손으로 뜯어 먹는게 더 잘 어울렸다. 이것이 파키스탄 음식의 매력, ‘가장 자연적인 모양과 맛’이다.

현란한 기교로 자극적인 소스와 함께 나오는 서양의 기름진 음식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기름에 절은 서양요리나 양념 범벅의 요즘 우리네 요리에 실증이 나고 있던 터, 투박하고 소박한 파키스탄 요리를 추천한다.

더불어 오봇한 분위기도 추천. 나무바닥에 작은 화로, 옹기종기 붙어 있는 테이블들이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좋은 사람과 저녁을 함께 하기에 딱 이다. 테이블 가운데 촛불이라도 밝힌다 치면, 술 없이도 분위기에 흠뻑 취하리라. 그래서 우즈마니아에서 굳이 술을 팔지 않는 일일는지도 모르겠다.

‘투박함’이 얼마나 매혹적인 낭만을 줄 수 있는가를 경험하게 될 것.

전화번호 : 02-789-7155~6
주소 :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119-7
영업시간 : AM11:00~PM11:00
연중휴무 : 연중무휴
좌석 : 100석
주차 :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