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가 그동안 안전성 검사 목적의 샘플과 본제품이 동일한 것인지 확인을 하지 않고 농산물을 수입했던 것으로 밝혀져 수입농산물 안전성검사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됐다.
통상 안전성 검사를 위한 샘플은 농산물을 선적하기 전에 채취돼 항공으로 운송되고, 실제 수입되는 본 농산물은 선박으로 운송된다. 때문에 운항 거리에 따라 수입국에서 본 농산물이 도착하기 몇 주 전, 길게는 한두 달 전에 검사 결과가 나오는 것이 정상이다.
1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경기 여주·양평)이 aT로부터 제출받은 녹두수입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안전성 검사결과가 본 수입품 입항일자보다 같거나 더 늦게 나온 경우가 전체 39건 중 10건으로 25%를 넘어서고 있었다.
만약 입항일보다 안전성 검사 결과일이 늦게 나온다면 본 농산물과 안전성검사에 사용된 농산물이 다른 제품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어야 했지만, 그동안 aT에서는 이를 확인하는 과정이 한 번도 없었다.
김 의원은 이러한 경우 실제 수입품과 안전성검사에 보내진 샘플이 전혀 다른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2020년 4월, aT는 미얀마로부터 두 건의 녹두(각 500톤)를 수입했지만, 통관을 위한 안전성검사에서는 잔류농약이 검출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본 녹두가 이미 2021년 2월 판매돼 시중에 유통이 되고 있던 중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 검사한 결과에서는 기준치 이상의 잔류농약이 발견돼 통관을 위한 안전성검사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증명됐다.
검출된 농약은 티아메톡삼으로 당시 PLS 기준 규정은 0.01mg/kg이었으나 해당 녹두에서는 0.02~0.05mg/kg이 검출됐다.
이렇게 잔류농약이 검출되면 해당 물량 구매업체에 즉시 안내를 하고 보유재고 파악을 한 후 회수·반품·전량 폐기를 해야 하지만, 이미 구매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판매를 해버려 회수된 물량은 1,000톤 중 86톤에 그치고 말았다.
이에 김의원은 “현재 수입농산물의 안전성검사 샘플 채취를 공급업자에게 일임하다보니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국민이 먹는 농산물인만큼 안전성검사가 실제 수입품의 입항일자보다 늦은 모든 수입농산물은 반드시 전수검사해야하고, 차제에 안전성검사 샘플 채취를 공급업자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수입기관이 직접 관리해야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