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4세 아이가 햄버거를 먹고 신장의 90%를 잃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일명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 예방을 위해 마련됐던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대책이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강서갑)이 식약처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햄버거 패티가 만들어지는 식육가공업과 식육포장처리업의 HACCP(Hazzard Analysis and Critical Control Points, 식품안전관리인증제도) 인증률은 40%에도 미치지 못했다.
식약처의 대책이 더디게 진행되는 동안, ‘햄버거병’을 일으키는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환자는 지속적으로 많이 발생해 육류에 의한 식중독 감염을 예방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20년 전에 비해 최근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환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5년 동안의 통계를 살펴보면, 면역력이 약해 감염에 취약한 0~9세 소아 환자 수도 증가하고 있으며, 이 중 0~19세 환자가 전체 연령대의 54%를 차지한다.
특히 올해 여름에 안산 유치원에서 71명이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고, 울산과 제주에서도 아이들이 집단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어 잠정 환자 수가 320명에 달한다. 이렇게 아이들에게 주로 발생하는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환자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식약처가 3년 전 ‘햄버거병’ 사건 이후 마련한 예방책들은 이행률이 저조한 것이다.
또한 당시 자가품질검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이미 패티가 유통된 것이 감염 원인 중 하나로 제기되었으나, 식약처 당국에 따르면 이 점에 대한 뚜렷한 조치사항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강 의원은 “안산 유치원에서 ‘햄버거병’이 집단 발생한 이후, 식육가공업만 의무 시행하는 HACCP과 자가품질검사를 식육포장처리업에도 적용하는 법안을 발의했다”며, “아이들에게 치명적인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을 예방하기 위해, 점점 복잡·다양해지는 식품 체계에 맞춰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