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두유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 받은 정식품의 하향세가 지속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정식품은 지난해 매출 1722억원에 영업이익 16억원을 기록, 3년 연속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2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은 20% 가량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분의 1이 줄었다.
이 때문에 창업주인 부친의 뒤를 이어 2세 경영에 나선 정성수 베지밀 회장의 경영능력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정식품은 현재 두유시장에서 점유율 40%대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쟁사인 삼육식품,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의 공세에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제품의 반응도 신통치 않다. 정식품은 위기감이 높아지자 녹차와 과즙을 넣은 두유를 출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우유를 넣은 제품도 선보이며 뒤늦게 변신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소비자들이 과일주스와 발효유 등으로 눈을 돌린 상황이어서 시장 대응이 안일했다는 지적이다. 정식품 내부에서도 우유를 섞은 제품까지 만들자 식물성 단백질인 두유의 우수성을 강조한 정식품의 창립이념과 배치되는 게 아니냐는 불만도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수출도 신통치 않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 글로벌 진출에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국내 시장만 붙들고 있는 상황이다.
올 2월에는 '베지밀A'의 가격은 그대로 두고 용량만 5% 줄인 것이 드러나 고객들의 비난이 폭주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식품이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는 신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면서 “과징금과 꼼수마케팅의 오명을 씻을 이미지 쇄신도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일선 대리점에 제품 구입을 강제한 정식품에 2억3,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정식품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대리점에 매달 집중관리 품목을 지정하고 할당량까지 배정했다.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대리점은 본사의 제재가 두려워 물량을 반품하지도 못한 채 손해를 보고 제품을 팔거나 폐기처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