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이윤서 기자] 어릴적 체하게 되면 할머니가 물에 매실액을 따뜻하게 타서 주신 기억이 있다. 지금도 소화가 안될 때면 매실액을 타서 마시곤 한다. 이같은 할머니표 처방은 매실이 '천연 소화제'라고 불리기 때문이다. 매실은 5월이 되면 초록 초록한 자태를 뽐내기 시작한다. 체했을 때 차로 마시기도 하고 각종 음식에 쓰이기도 한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매실은 신 맛을 가지고 있고 독이 없으며 기를 내려 가슴앓이를 없앨 뿐만 아니라 마음을 편하게 하고 갈증과 설사를 멈추게 하며 근육과 맥박이 활기를 찾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무기질, 비타민, 유기산 영양 풍부...매실 신맛 소화효소 분비 촉진 매실에는 무기질, 비타민, 유기산(시트르산, 사과산, 호박산, 주석산) 등 영양이 풍부한데, 매실의 신맛이 소화효소 분비를 촉진시켜 소화불량과 위장장애를 개선해 준다. 또한 위산이 과다 분비되는 것을 조절해 줘 과식이나 배탈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실은 다른 과일에 비해 구연산의 함량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천연구연산은 젖산 등 피로물질을 탄산가스나 물로 분해해 피로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식중독도 예방한다? 매실은 3독을 없애준다는 말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직장인들에게 커피는 '물'같은 음료다. 커피로 해장하고 식사 후 커피 한 잔하고 회의하면서 미팅하면서 커피를 마신다. 영화 '암살'에서 독립군 안옥윤이 된 전지현은 경성으로 가면 뭘 해보고 싶냐는 질문에 "커피라는 것도 마셔보고 싶고 연애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영화의 배경인 1930년대였다. 연애와 커피를 동급으로 칠 정도로 커피에 대한 동경이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2020년 현재 한국은 커피 수입국가에서 세계 6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커피시장규모는 2014년 5조 4000억대에서 2017년에는 11조 7400억을 기록했다. 한 해에 15만 9309톤이라는 어마어마한 원두를 수입하고 있다. 조용한 아침의 나라는 어떻게 커피공화국이 됐을까? '커피'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인물은 '고종'이다. 고종황제는 널리 알려진대로 1895년에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커피를 마셨다. 이 커피를 처음으로 선보인 인물은 안토니엣 손탁이다. 그녀는 웨벨 러시아공사의 처형으로 공사가 부임할 때 따라 들어와 명성황후 시해 후 러시아공사관으로 파천한 고종황제를 가까이서 수발을 들었던 여인이다. 러시아공사관으로 파천한 고종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적절한 시기에 눈에 들어오는 적절한 사람, 적절한 장소와 분위기, 이 모두가 맞아떨어지는 순간 연애가 시작된다. 느닷없이 일어난 일 같아도 모든 것에는 때가 있는 법. 이것을 우리는 타이밍이라고 부른다. 한국인과 기나긴 열애중인 삼겹살도 타이밍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우리나라에서 육고기는 소(牛)였다. 고구려 시대 만주지방에서 한민족이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들여왔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한국농업사학회의 농업사연구에 따르면 1909년 돼지의 도축수는 11만5천마리에 불과했지만 2016년에는 1654만5491마리까지 큰 폭으로 증가한다. 그동안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사실 삼겹살이라는 명칭이 사전에 등록된 때는 1994년도로 불과 26년 전이다. 삼겹살은 이화여자전문학교 가사과 교수였던 방신영(方信榮)이 쓴 '조선요리제법(朝鮮料理製法)'에서 세겹살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존재를 알린다. 1970년대 이전의 돼지고기요리는 수육과 볶음 위주였다. 1970년대에 산업화라는 타이밍을 맞으며 삼겹살의 역사도 함께 시작된다. 1973년 용인자연농원 양돈장이 개장되며 과학적인 양동산업이 시작됐다. 용인자연농원 양돈장은 당시 아시아 최대규모로 30만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오 나는 지금 별을 마시고 있구나" 1693년 프랑스 베네딕틴 오빌리에 수도원의 수사였던 돔 피에르 페리뇽이 샴페인을 맛보고 내뱉은 첫마디였다. 2019년 이승과 저승사이 그 어디쯤 호텔 델루나에서 장만월로 분한 아이유는 차갑고 냉소적인 말투로 읊조린다. "나는 가난이 싫어, 맨날 캐비아랑 샴페인만 먹을 거야" 공기와 접촉하는 순간 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코르크마개로 꼭꼭 눌러둔 탄산이 '펑'소리를 내면 축제가 시작된다. 5600만 개의 기포가 내는 소리는 매혹 그 자체다. 와인을 마시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샴'또는 '뽀글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샴페인. 뭔가를 축하할 때 터트리는 술로 여겨졌던 샴페인이 무엇이길래 이 난리일까. 샴페인(champagne)이라는 명찰을 달으려면 프랑스 파리 북동부 샹파뉴(Champagne)라는 출신성분이 필요하다. 샴페인의 당도는 달지 않은 순서대로 엑스트라 브뤼(Extra Brut)와 브뤼(Brut), 엑스트라 드라이(Extra Dry), 섹(Sec), 드미 섹(Demi-Sec), 두스(Doux)로 나뉜다. 샴페인의 탄생설화는 돔 페리뇽으로 시작되지만 가장 추운 와인 산지인 샹파뉴 샴페인 하우스들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 100년 역사 시리얼, 누가 만들었을까? 요즘처럼 가정 간편식(HMR)이 다양하지 않았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시리얼'은 바쁜 현대인의 아침 식사를 해결하는 아주 훌륭한 수단이었다.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고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시리얼의 역사가 무려 100년이 넘었다는 사실. 흔히들 시리얼을 개발한 사람이 켈로그사의 설립자인 존 하비 켈로그라고 알고 있는데, 엄밀히 따져 보면 시리얼을 공식적으로 최초 개발자는 19세기 말 발명가이자 채식주의자인 제임스 케일럽 잭슨이다. 평소 건강한 식습관을 강조하던 제임스 케일럽 잭슨이 1863년 뉴욕 요양원에서 병원식으로 개발된 것이 시리얼이다. 케일럽 잭슨은 채식과 물에 강한 치유 능력이 있다고 믿었고 이를 바탕으로 섬유소가 풍부한 곡물 가루를 물에 반죽해 굳힌 그래뉼라라는 최초의 시리얼을 발명했다. 하지만 이 그래뉼라는 지금처럼 간편하게 먹을 수 없었다. 아무 맛도 나지 않았으며 먹기 위해서는 밤새 물에 불려야 했다. 좀 더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아침식사용 시리얼이 필요했던 존 하비 켈로그는 잭슨의 그래뉼라를 1893년부터 요양소에서 아침밥으로 제공했다. 이 그래뉼라가 요양소에서 큰 호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소주가 처음 출시됐을 당시인 1924년 소주는 35도로 매우 독한 술이었다. 35도의 도수로 인해 소주는 남성의 전유물과 같은 술이었다. 광복 후 1965년에도 30도로 내려갔고 80년대에는 25도까지 도수가 점점 내려갔다. 이때 광고 모델들은 노주현, 백일섭 등 남성성이 강한 남자 연예인들이 주류를 이뤘다. 진로 소주의 광고 메시지는 '땀 흘린 보람 뒤엔 언제나 진로' 힘겨운 노동 뒤에 마시는 노동주라는 공식이었다. 하지만 1998년 진로는 23도짜리 소주 '참이슬'을 출시하면서 이변이 생긴다. 이후 2006년에는 두산(이후 롯데에 인수합병)이 21도짜리 '처음처럼'을 출시하면서 '순한 소주'를 표방하는 도수 경쟁이 시작된다. 소주 도수가 낮아지면서 여성 모델이 나타나게 됐다. 주류업계 입장에서는 여성모델을 기용하면서 여자도 소주를 마신다는 이미지를, 남성 소비자들에게는 술친구 이미지를 심어주며 남성과 여성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였다. 소주광고모델은 여자연예인에게는 화장품광고만큼이나 인기의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은 1대 모델인 이영애를 시작으로 김태희를 거쳐 아이유와 아이린이 활동했다. 롯데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자신도 모르게 마음의 비밀과 고민을 털어놓게 되는 마법의 '초록병' 소주는 그런 술이 아닐까? 기자 후배 한 명은 "선배, 어렸을때는 국밥집에서 소주 한 병 시켜놓고 반주하는 어른을 보면 저렇게 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세상 그렇게 진실하고 인간적인 사람이 없어요"라며 소주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적이 있다. 병아리 기자시절, "낮에 소주를 즐기는 낮술 문화라는 것이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선배 두세명과 시작된 낮술은 "소주 한 잔 하자"라는 선배의 호출에 달려온 기자와 취재원들이 점점 늘어나 가게를 채우고 밤까지 마신 신기한 경험을 하며 직업 관계없이 소주는 불호라는 진리를 알았다. 주당인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소주에 갖는 애정은 각별하다. "주량이 어떻게 되세요?"라고 묻는 질문에 위스키나 와인은 허용되지 않는다. 해외여행시 그 나라에서 생산되는 좋은 술이 있어도 굳이 팩소주와 플라스틱병의 소주를 여행가방에 챙기고 소주반입이 허용되지 않는 야구장에서도 소주를 구입해 몰래 맥주잔에 타서 '소맥'을 즐긴다. 와인의 매력에 빠져서 서서히 가산을 탕진하고 있는 본인에게 선배들은 말한다. "어차피 와인,위스키로 이어져도 결국은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코로나19는 우리의 생활에 큰 변화를 줬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바깥활동을 줄이고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급격히 늘었죠. 이는 우리 식문화의 변화로 직결됐습니다. 외식이 줄어드는 대신 배달음식으로 이를 대신하는 사람들이 늘었죠. 특히 비대면 배달이 눈에 띄게 늘었는데요. 배달의민족 이용자는 '코로나19 쇼크' 시작 전 지난해 12월 647만명에서 올 3월 839만명으로 급증했다고 합니다. 집 안에서의 자발적 자가격리자들이 늘면서 삼시세끼는 새로운 고민거리가 됐습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 삼시세끼를 차리는 것은 고역입니다. 솔직히 욕 나옵니다. 그냥 주는대로 먹었으면.. 간편식이나 밀키트는 이런 수고를 일부 해결해 줬죠. 요즘 간편식과 밀키트는 퀄리티가 상당히 높죠. 밖에서 먹는 것보다 저렴하고 전문식당 요리 부럽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식문화에도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외부와 단절된 생활은 어른보다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을 더 힘들게 합니다. 아주 몸이 아주 근질거릴텐데요. 때문에 놀이와 식사를 함께 할 수 있는 홈베이킹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습니다. 아이들은 쿠키 등을 만들며 심심함을 달랠 수 있고, 부모님들은 이를 통해 아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한국 직장인에게 치킨과 맥주 '치맥'은 친구같은 음식이다.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 천송이(전지현 분)는 툭하면 "치맥(치킨에 맥주)이 먹고 싶다", "눈 오는 날엔 치맥이다" 등 치맥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모든 사람들이 등을 졌을때 천송이는 맥주 한모금에 치킨을 베어물며 "인생사 뭐 있어"를 내뱉으며 아둥바둥 살아온 지난날과 자신을 다독인다. 스포츠 경기와 개표방송처럼 장시간 긴장과 집중을 요하는 행사에서도 치킨은 빠지면 안될 메뉴다. 배달의 민족에 따르면 지난해 U-20 월드컵 결승전 당시 치킨 주문이 평소의 3배 가까이 치솟았다고 한다. 치킨은 어떻게 우리의 '베프'가 됐을까. 미국은 치킨의 종주국이다. 부족한 음식으로 늘 배고팠던 남부의 흑인 노예들이 백인 농장주들이 버렸던 닭목과 날개를 튀겨먹기 시작했고 흑인들의 소울푸드가 됐다. 하지만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Kentucky Fried Chicken)'이 창업하면서 남부의 대표적인 메뉴로 떠올랐다. 그리고 이 KFC의 미국 본사가 1983년 두산그룹과 기술 자격 및 기술적 지원 협정(Technological License&Technical)을 했고 다음해
[푸드투데이 = 이윤서 기자] 봄철 담백한 맛이 일품인 키조개. 요리는 물론 껍질은 훌륭한 장식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봄이 제철인 키조개는 식용 조개 중 가장 크다. 폭이 좁고 아래로 갈수록 넓어지는 길다란 삼각형 모양으로 마치 곡식에서 쭉정이를 걸러내는 키를 닮았다고 해 키조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커다란 크기와는 달리 다른 조개에 비해 껍질이 얇고 잘 부서지기 때문에 껍데기를 보호하기 위해 바닷속에서는 모래 진흙 속에 몸을 숨긴 채 플랑크톤 등을 걸러 먹고 산다. 키조개의 주요 서식지는 서해안과 남해안이다. 연평균 5370톤 정도가 생산되는데 이 중 600톤 정도가 전남 장흥에서 생산되고 있다. 장흥 키조개는 2008년 수산물에서 처음으로 원산지 이름을 상표로 인정해 주는 '지리적 표시제'가 등록됐다. 키조개는 샤브샤브, 꼬치, 구이, 무침, 회, 조개전 등 요리법도 다양하다. 7~8월 산란기를 앞두고 영양분을 축적한 키조개는 봄에 채취된 것이 가장 맛이 좋다. 관자의 쫄깃한 식감과 맛 때문에 고급 조개의 반열에 올라있다. 키조개 근육살은 크고 쫄깃한 식감으로 관자 또는 패주(貝柱)라고 불리며 일본말로는 ‘가이바시라(貝柱)’라고 한다. 키조개의 효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