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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유통업체 농산물 자체 검사 강화

최근 일부 미국산 수입 체리에서 잔류농약 기준치보다 최대 4배 많은 농약이 검출된 사례가 밝혀지면서 대형 유통업체들이 농산물 안전성 검사체계에 대한 보완에 나섰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지금까지 그동안 잔류농약 과다검출 등 안전성 문제발생 빈도가 높은 쌈채소류 위주로 검사를 실시하고 수입 농산물에 대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청 검사에 의존해 자체 검사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있어 왔었다.

그러나 최근 문제가 된 미국산 체리의 경우 수입 단계에서 정밀검사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문제의 제품이 걸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은 외부기관 검사와는 별도로 자체 검증시스템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고 대책을 마련했다.

수입 체리 판매로 곤욕을 치른 L마트는 해당 제품을 전량 폐기 조치한 데 이어 농산물 전반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L마트는 특히 수입 농산물에 대해서는 식약청 검사와는 별도로 마트와 거래하는 수입사가 외국 현지에서 물품선적 전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하도록 하고 수입 후에도 사내 상품품질관리센터를 통해 2차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같은 문제를 겪은 L백화점은 내부 품질검사소를 통해 지금까지 시행해 왔던 월 800건의 정성분석 및 80건의 정량분석과 별도로 매일 수입 농산물 1개 품목을 포함한 2개 품목을 선정, 총 164가지 항목에 대한 정밀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문제가 된 유통업체뿐만 아니라 다른 유통업체들도 잔류농약 문제를 민감한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잔류농약이 기준치 이하로 나왔던 한 마트 관계자는 이와 관련 “농산물 안전성 문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성 검사를 더 철저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농산물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면 해당 유통업체는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게 되기 때문에 유통업체 납품 과정에서 검사가 더 까다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국산 수입 체리의 잔류농약 문제는 소비자시민모임이 6월 15~16일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13개 유통업체에서 시판중인 미국산과 국내산 체리 16개 가운데 5개 제품에서 잔류농약이 허용치보다 높게 나왔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품목별로는 홈플러스 월드컵점에서 판매한 미국산 체리에서 펜프로파스린이 국내 잔류농약 기준치 0.5ppm의 4배 가량 많은 1.98ppm이 검출됐었다.

또, 현대백화점 목동점이 판매한 미국산 체리에서도 펜프로파스린이 0.6ppm 검출돼 국내 잔류농약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관악점, 롯데마트 구로점, GS홈쇼핑 등에서도 농약이 검출된 미국산 체리를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