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조미료 글루탐산나트륨(MSG)의 유해성 여부를 놓고 식품위약품안전청은 지난 3월 말 ‘MSG를 평생 먹어도 안전하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에서는 “여러 식품 가공업체들이 MSG를 뺀 제품을 다투어 출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MSG가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반발하기도 했다.
이처럼 MSG에 대한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국식품안전연구원에서는 4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글루탐산나트륨(MSG) 위해성의 허와 실`이라는 주제로 국내외 전문가를 초빙해 MSG의 기능과 유해성 여부를 알아보는 워크숍을 개최했다.
처음 발표를 한 강릉원주대 김경년 치대교수(생리학)는 “글루탐산은 각종 천연식품과 모유에까지 들어있는 아미노산으로 과다섭취 시 치사량이 소금보다 낮고 설탕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나트륨 양도 12.3% 정도로서 천일염(20∼30%)과 정제염(40%)보다 낮아 MSG를 소금 대체제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소비자단체는 MSG 섭취는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MSG 사용량이 높고 여전히 유해성 여부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소비자시민모임 황선옥 이사는 ‘화학조미료, 피하는 게 바람직'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화학조미료에 대한 반응은 어른보다 어린이가, 남자보다 여자가 더 민감하고 정상인보다 천식이 있는 사람이 더 민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소비자단체는 오래 전부터 ‘화학조미료 안 먹기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유해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안먹거나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워크솝에서는 국제 글루타메이트 기술위원회 회장인 앤드류 에버트 박사가 MSG를 쥐에게 먹여 독성실험을 한 결과 소금보다 치사량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그의 발표에 따르면 국제 글루타메이트 기술위원회가 쥐를 대상으로 식품 성분별 상대적 독성실험을 한 결과, 소금은 쥐의 몸무게를 기준으로 kg당 3.0g을 먹이자 전체 쥐 가운데 절반에서 독성을 나타낸 데 비해 MSG는 19.9g을 먹였을 때 같은 반응을 나타났다.
또 MSG의 치사량은 설탕(29.7g) 보다는 적어 설탕에 비해서는 독성이 높았다. 그러나 비타민B12(4.0g)와 비타민C(11.9g)보다는 독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버트 박사는 이 같은 실험 결과를 발표하며 “미국 내에서 MSG는 소금, 후추와 같은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현재 미국의 상황을 전하고 "인체에 유해하다는 명확한 과학적 근거가 없어 하루 섭취량도 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MSG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은 후 메스껍거나 불편을 느끼는 '중국음식점 증후군'이나 MSG가 어린이의 칼슘흡수를 저해한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신경계에 영향을 주려면 인위적으로 MSG의 섭취를 늘려야 하는데 이런 경우 식품에서 사용되는 양과는 차이가 있다"며 "동물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독성학 연구에서 MSG가 칼슘흡수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오래 전 수행된 연구에서 매일 MSG 35g을 먹인 개와 어린이가 구토를 일으킨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그러나 이 양은 약 70명분의 식사에 사용되는 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