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가치 제품 통해 수출길 확대해야… “10년 이후 유일한 제조업”
국내 식품산업체수는 지난 98년 11만7천여개소를 넘어선 이후 2002년 현재 12만여 개소에 이르고 있다.
음식료품을 중심으로 한 식품제조산업의 총 매출액도 지난 97년 31조원을 기록, 국내 총생산 420조원의 7.5% 수준을 차지한 이후 전체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 오는 2005년 4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식품산업은 90년대 중반 이후 급속한 환경변화를 겪고 있다. 생활패턴의 변화에 따른 산업화의 빠른 진전, 국제화 및 식품소비 패턴의 변화에 따른 가공식품의 양산, 소비 및 외식증가에 따른 제품 다양화 요구 등은 일단 식품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또 생활수준의 향상과 건강에 대한 관심고조로 인한 기능성 식품 등의 개발과 이에따른 부가가치 향상도 식품산업의 발전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 사실이다.
이밖에도 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인식을 비롯한 실버식품 수요자의 확대, 전문화 및 특성화 추세에 따른 특수영양식 분야의 발전도 식품산업 발전을 자극하는 환경변화라고 할 수 있다. 식품산업의 발전전망을 밝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식품산업 구조의 고도화.
![]() ![]() | 소비자의 요구가 단순 먹거리 수준을 넘어서면서 식품업계도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비를 확대해 왔다. 제품의 다양화, 고급화 등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서는 기술적 투자는 물론 국내 소비패턴과 외국의 동향 등을 파악해야 하는 시대를 맞았기 때문이다. 식품산업 전반이 대기업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이룬 것도 이같은 산업구조의 고도화에 기인한다. 결국 중소업체의 경우 지역 특산 농산물을 특화하는 등 틈새시장을 노릴 수 밖에 없는 제한적 시장만이 남을 수 밖에 없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일단 국내 식품산업의 최대강점은 지역적 특성과 빠른 소비자 반응에 따른 고객요구 파악이 쉽다는 점과 시장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높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비록 현대화 노력의 성과가 부진해 고심중에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국제적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다양한 전통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산업발전의 동인임을 부인할 수 없다. |
특히 최근 농산품 수입개방에 따른 대응력 미비와 구체화 되고 있는 다양한 통상압력, 관련산업간 정보교류의 미약, 아직은 불안정한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원료수급 문제 등도 장기적 관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연구개발 투자 미흡은 비록 대기업을 중심으로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영세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에게는 넘어야할 산임에 틀림이 없다. 식품산업 전반의 발전을 위한 거시적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아쉬운 대목이다.
비록 식품진흥기금 운영과 다양한 수출지원 정책이 나오고는 있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체감도가 낮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 90년대 중반 이후 나타난 벤처기업 육성정책도 IT(정보기술) 산업 위주로 진행되면서 식품산업에서의 성과는 대단히 부족한 형편이다.
중소 식품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향후 10년 이내에 우리나라에서 남은 유일한 제조업이 식품산업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산업이 기계화 정보화 과정 속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으면서 노동력 축소를 중심으로 재편될 게 확실시 되지만 식품산업은 산업의 특성상 그 속도감이 여타 산업에 비해 더딜 수 밖에 없는 점을 고려할 때 식품산업은 순수한 의미에서 마지막 제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같은 관점에서 정부차원의 식품산업 육성책이 보다 실질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관리체계의 후진성도 지적되고 있다.
식품산업은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까닭에 규제와 단속이 여타 업종에 비해 심할 수 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이에따라 부서, 법령, 제도 등이 다양화 돼 있는 것은 물론 이같은 분산된 부서의 업무를 거시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결해 관리하는 효율적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지 못한 상황이다.
안정성을 강조하는 시대흐름에 부응하기 위한 HACCP, PL법 등 다양한 제도가 실시되고 있으나 여전히 인식부족과 역량 미흡으로 인해 선진국 수준에 진입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수많은 기업들이 쉽게 시장정보 및 기술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 없는 것은 물론 식품분야의 유망벤처들을 현실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전문 창업보육센터의 역할 도 아쉬운 현실이다.
일단 올해 부터 식품산업은 기술자립과 식품안전성 확보작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배가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오는 2006년 국내에서 양산된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길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업계는 올해 연구개발비 투자를 8~10% 선으로 확대하는 한편 식품가공 및 포장기술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작업을 서두를 전망이다. 아울러 기술자립을 위한 노력을 통해 외국에 지급되고 있는 기술료를 지난 2000년 대비 20%선으로 낮추는 것은 물론 HACCP전면 실시를 통해 안전성 확보에도 에너지를 쏟을 예정이다.
식품업계의 한 전문가는 “식품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비 투자비율을 선진국 수준인 10%선으로 올리는 작업과 함께 연간 수출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상품을 두자리 숫자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매출 600억원 수준에서 30조원대 진입 70년대 유통인프라 구축 고성장 기반구축 우리나라의 식품산업은 가을걷이 이후 겨울을 지난 다음 다가오는 배고픔의 공포에 몸서리쳤던 50~60년대가 지나서야 비로서 본격적으로 발전되기 시작했다. 보릿고개로 불리우는 고난의 시기를 먹거리 관련 1차생산물인 농수산물의 재배기술이 발전되는 70년대에 들어서야 비로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먹거리 자체가 없어 고민하던 시기에 가공식품업의 발전을 꿈꾼다는 것은 어불성설. 50년대 이전의 식품산업은 곡물도정, 수산물통조림, 제분, 제당, 양조가 주류를 이뤘다. 단순기술을 이용해 원료 농림수산물을 처리하는 수준에 머물렀던 시기다. 가내 수공업 수준에 머물러 있던 전통식품 제조양태를 대량생산화 하는 정도에 그쳤던 국내 식품산업은 50년대 초반 6.25를 겪은 이후 외국식품이 유입되기 시작, 모방식품을 만들어 내는 작업이 조금씩 진행되기 시작했다. 특히 6.25 직후 미국의 잉여농산물이 도입되기 시작, 제분 제당 산업 부문에서 근대적 생산체제가 도입되면서 식품산업 전반에 걸친 발전의 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제분업의 발전을 토대로 제과 제빵 제면 청량음료 제조업 등이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 60년대 이후 식품산업은 경제개발계획을 축으로 진행된 산업전반의 양적 성장의 흐름 속에서 진행됐다. 아울러 서구식 식문화의 유입으로 인해 전통식생활 패턴이 무너지면서 이같은 패턴에 걸맞는 내수시장 확대가 이뤄졌다. 나아가 국가적 시책으로 이뤄진 분식장려 시책은 제과 제빵 제면 등 관련 산업의 발전을 유도했다. 이같은 배경에서 제분 제당 전분산업의 동반 성장도 진행됐다. 70년 초 완공된 경부고속도로를 필두로 이뤄진 전국에 걸친 도로망 확충은 유통산업의 발전을 가져왔다. 아울러 외자유치와 내부자본의 확대에 따른 자본력 강화는 운수 통신산업 등의 발전을 가져와 식품산업 성장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케 된다. 근대적 규모의 생산체제를 가능케 하는 제반여건이 만들어 진 것이다. 70년대 후반 부터 80년대 까지 진행된 내수시장의 확대와 생산여건의 개선은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먹거리가 단순 섭취를 벗어나 하나의 문화로서 첫발을 내딛기 시작한 시기다. 식품산업의 비약적 발전이 이뤄진 것. 제품의 다양화와 대량생산 체제 구축, 나아가 기능성 제품 등 제품군의 확대 등도 이 시기에 이뤄졌다. 90년대 들어 우리나라 식품산업은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한 재도약을 시작한다. 단순히 먹는 수준을 넘어서 영양을 생각하는 것은 물론 제품의 패션화도 진행되기 시작했다. 음료와 식료품 부분의 매출을 기준으로 국내 식품산업의 발전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66년 647억원에 불과하던 규모가 지나 2000년 들어 30조원을 훌쩍 넘어선다. 이같은 성장세는 오는 2005년 4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면에서도 60년대 제빵 제과 제면 제당 조미료 장류 수준에 머물렀던 것. 지금은 유가공 육가공 식용유지 과채가공 등으로 재편성됐다. 또 식품산업에 대자본이 참여하면서 식품산업이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크게 달라지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