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고물가·고환율 기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대형마트 자체브랜드(PB) 식품이 일반 제조사 브랜드(NB) 식품보다 여전히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일부 품목에서는 가격 인상 흐름이 NB와 유사하거나 더 높은 사례도 확인됐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은 31일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유통 3사의 PB식품과 NB식품(가공식품) 34개 품목군, 총 184개 제품을 대상으로 가격을 비교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2025년 7~8월에 진행됐다.
조사 결과, PB식품은 NB식품 대비 최소 1.4%에서 최대 220.6%까지 가격 차이를 보였다. 가격 편차가 커 단순 평균 대신 중앙값을 분석한 결과, PB식품은 NB식품보다 중앙값 기준 59.9%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차이가 가장 큰 품목은 ▲일반 콜라(220.6%) ▲양조간장(184.5%) ▲생수(2L×6입, 157.8%) 순이었다. 콜라·사이다·오렌지주스 등 기호식품은 NB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이 높아 PB상품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로 형성되며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생수 역시 원수원이 대부분 암반대수층 지하수임에도 불구하고 가격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반면 ▲어묵(300g, 1.4%) ▲토마토케첩(2.1%) ▲김밥용 맛살(7.4%) 등은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다. 두부의 경우 PB·NB 모두 외국산 콩을 사용했으며, 가격 차이는 36.2% 수준이었다.
가격 인상률 분석에서도 주목할 대목이 확인됐다. 2023년 대비 2025년 가격을 비교한 결과, PB식품 인상률이 높은 품목은 ▲케첩(45.2%) ▲커피믹스(27.8%) ▲조미김(23.9%) ▲라면(15.2%) ▲참기름(9.5%) 순으로 나타났다. NB식품 역시 조미김(24.5%), 커피믹스(20.7%), 냉동만두(9.6%) 등 일부 품목에서 유사한 인상 흐름을 보였다.
특히 케첩의 경우 PB식품 인상률이 45.2%로 가장 높았지만, NB식품과의 가격 차이는 2.1%에 불과해 PB가격을 대폭 인상하며 NB 수준에 맞춘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은 “PB상품은 마케팅비·유통마진 절감이라는 구조적 강점으로 가계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상품”이라면서도 “일부 품목에서 일반식품과 유사한 인상률을 보인 만큼 PB식품 역시 정기적인 가격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물가 시대에 PB식품이 단순한 ‘저가 이미지’가 아닌, 합리적 가격과 투명한 인상 기준을 통해 소비자 신뢰를 유지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