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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지 않고, 배부르다…그릭요거트가 ‘한 끼’가 된 이유

매일유업·빙그레·풀무원, 저당·고단백 그릭 라인업 확대
헬시플레저 확산 속 요거트 ‘간식→식사대용’ 전환 가속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건강을 중시하면서도 맛과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국내 그릭요거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때 간식으로 인식되던 요거트는 이제 고단백·저당·저유당을 앞세운 식사대용식으로 진화하며 발효유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

 

국내 요거트 시장은 1983년 빙그레가 선보인 ‘요플레’를 기점으로 형성됐다. 초기에는 간식 이미지가 강했지만 장 건강과 소화 기능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며 발효유는 ‘건강식’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최근 성장세를 주도하는 것은 그릭요거트다. 꾸덕한 식감과 낮은 당류, 높은 단백질 함량을 강점으로 내세운 그릭요거트는 헬시플레저 트렌드와 맞물리며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그릭요거트 시장은 2023년 65억6,000만 달러에서 2032년 118억5,000만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역시 닐슨아이큐코리아 기준 2015년 250억 원이던 시장 규모가 2024년 1,028억 원으로 네 배 이상 성장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발효유 소매점 매출은 5,58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주요 업체별 매출은 매일유업 876억 원, 남양유업 850억 원, 빙그레 830억 원, 다논풀무원 823억 원, 동원F&B 664억 원, 서울우유 646억 원 순이다. 시장 전반은 정체에 가깝지만 그릭요거트는 카테고리 내 성장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 4월 출시한 ‘매일 바이오 그릭요거트 드링크’로 그릭요거트의 섭취 방식을 확장했다.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400만 개를 돌파한 이 제품은 스푼 없이 마실 수 있는 제형, 락토프리 설계, 당 함량 25% 저감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무가당 플레인, 저당 플레인, 바나나 등으로 맛 선택 폭도 넓혔다.

 

빙그레는 요플레 브랜드를 앞세워 그릭 라인업을 강화했다. ‘요플레 그릭 플레인’에 이어 딸기·복숭아 과육을 더한 과일맛 제품을 출시하며, 전통 강자의 브랜드 파워를 그릭요거트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전통 강자가 ‘맛과 라인업 확장’에 방점을 찍었다면 그릭요거트를 한 끼로 재정의하려는 전략도 본격화되고 있다.

 

 

풀무원다논은 ‘풀무원요거트 그릭’을 락토프리로 전환하고 당을 추가 저감하며 식사대용 콘셉트를 강화했다. 100g 기준 당 함량을 최대 55% 낮추고, 우유 대비 최대 2.1배 많은 단백질을 담아 포만감을 높였다. 그리스 크레타섬 유래 유산균을 적용해 정통 그릭요거트 정체성도 유지했다.

 

아울러 풀무원다논은 프리미엄 고함량 프로틴 요거트 브랜드 ‘요프로(YoPRO)’를 국내에 론칭하며 단백질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한 컵당 15g 단백질, 필수 아미노산 9종과 BCAA를 담은 요프로는 운동 전후 간식과 식사대용을 동시에 겨냥했다.

 

연세유업은 A2우유를 활용한 요거트 라인업 확장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세브란스 A2요거트’를 시작으로 저당 드링킹 요거트, 최근에는 복숭아 맛 신제품까지 선보이며 A2 원유 기반 발효유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A2 단백질은 일반 원유 대비 소화 불편감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민감한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릭요거트는 이제 단순 유행이 아니라 식사 구조 변화와 맞물린 장기 트렌드”라며 “저당·락토프리·고단백·기능성 원료를 결합한 제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