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외식 프랜차이즈 전문기업 더본코리아(대표 백종원)가 최근 가맹점 매출 급감과 브랜드 이미지 하락 등 전방위 위기 상황에 직면한 가운데, 총 50억 원 규모의 가맹점 긴급 지원 대책을 발표하며 ‘진짜 상생’ 승부수를 띄웠다.
더본코리아는 2일, 가정의 달을 맞아 전 브랜드 가맹점을 대상으로 로열티 면제·프로모션 비용 전액 지원·핵심 식자재 특별 할인 등을 골자로 하는 상생안을 전격 발표했다. “점주들과 함께 버티겠다”는 본사의 결단이 담겼다는 평가다.
더본코리아는 먼저 모든 가맹점에 대해 3개월간 로열티를 전면 면제하기로 했다. 특히 이 조치는 점포 규모나 매출과 무관하게 고정비 자체를 덜어주는 전방위적 지원으로, 위기에 빠진 가맹점주들에게 실질적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5월 한 달간 전 가맹점 대상 본사 전액 부담 프로모션을 시행, 소비자 유입을 유도할 예정이며, 주요 식자재에 대해서도 단가를 낮춘 특별 공급을 병행해 원가 부담을 완화한다.
더본코리아는 “6월에도 추가 매출 활성화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상생안에는 백종원 대표가 직접 나서는 전국 권역별 가맹점주 간담회 계획도 포함됐다. 백 대표는 “현장에서 점주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실질적인 대응책을 함께 마련하겠다”며 동반자적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브랜드 신뢰 회복’을 위한 위기 대응 차원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로 최근 더본코리아 가맹점주들의 고통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유튜브 채널 ‘아라보쟈’에는 지난 4월 27일 “백종원 프랜차이즈 가맹점 점주입니다. 죽고 싶네요”라는 제목의 제보 영상이 올라왔다.
익명의 제보자는 “매출이 20~50%까지 급감했으며, 권리금을 포기해도 가게를 넘기기 어렵다”며, “양도양수 업체조차 백종원 브랜드는 거래를 꺼린다고 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점포거래 플랫폼 ‘아싸점포거래소’에 따르면, 4월 29일 기준 빽다방 점포 매물만 26건에 달하며, 중개 매물까지 포함하면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본코리아는 현재 ‘빽다방’, ‘홍콩반점’, ‘역전우동’ 등 25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그러나 2024년 사업보고서 기준 16개 브랜드에서 점포 수가 줄었으며, ‘고속우동’, ‘퀵반’, ‘백철판0410’은 전국 가맹점 수가 0곳이다. ‘낙원곱창’은 직영점 1곳만 남아 있다.
더본코리아는 올해 초부터 ▲‘빽햄’ 성분 논란 ▲농지법 위반 ▲실내 고압가스 조리 ▲원산지 표기 오류 ▲내부 블랙리스트 의혹 등 연이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해당 이슈들은 소비자 신뢰 하락으로 직결되며 브랜드 이미지에 직격타를 안겼다.
2024년 11월 코스피 상장 직후 투자자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더본코리아는 불과 반 년 만에 ‘상장 프랜차이즈의 신뢰 붕괴’라는 위기에 직면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상생안은 고무적이지만 브랜드 이미지 회복 없이는 점주 회복도 어렵다”며 “위기 원인에 대한 근본적 대응이 병행돼야 진정한 상생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