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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도교수의 식품이야기②> 식품첨가물은 독인가?


건강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면서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보다 안전한 먹거리를 먹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바쁜 현대인들에게 가공식품은 피할 수 없다. 가공식품의 발달은 편리함을 우리에게 전해줬지만 동시에 불안감도 안겨주고 있다.


잘못된 오해로 '안전하지 않다'는 불안감은 우리의 식탁을 즐겁지 않게 하고 있다. 제대로 알고 제대로 먹는 것. 좋은 식품 문화를 만들기 위해 본지는 5회에 걸쳐 김태민 식품전문변호사의 사회로 '음식의 발견' 저자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를 만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음식 정보의 허와 실을 밝혀보고자 한다.<편집자주>




사회자 - 김태민 식품전문변호사


요즘 식품첨가물은 독이라는 괴담이 방송, 온라인 천지에 널려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 '음식의 발견' 저자


식품첨가물 약이냐 독이야는 섭취 양이 좌우...식품 저장성↑, 원가↓, 식중독 예방 효과


‘첨가물을 포함해서 사람이 먹는 모든 것에는 독성이 있으며 '약과 독을 구분하는 것은 양의 문제’라는 인식, ‘식품첨가물은 식품이 아니라 첨가물일 뿐이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줘야 한다.

 
그러나 나는 모든 첨가물이 안전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첨가물이 약이 되느냐 독이 되느냐는 섭취하는 양이 좌우한다는 한다는 것이다.


영화관에서 흔히 먹는 팝콘의 경우가 그렇다. 미국에서 팝콘 첨가제인 ‘버터향 디아세틸diacetyl’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이슈화되기 시작했다. 디아세틸이 폐질환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를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섭취하는 양으로는 안전성에 문제가 없지만, 디아세틸을 여러 경로로 과량 섭취하면 문제를 일으킨다.



▶ 식품첨가물은 독인가?


‘첨가물’은 식품에 기능을 주기 위해 살짝 들어가는 ‘첨가물’일 뿐이다. 식품에 첨가해 보존성, 물성, 맛과 향, 색, 영양보충 등의 기능을 활용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첨가물이 위험하다고 ‘독’이라 한다. 소비자들이 아파 약을 먹을 때, ‘약’을 ‘독’이라 하지는 않는다. 약에는 효능이 있지만 더 큰 독성과 부작용이 있다. 첨가물도 마찬가지다.

 
첨가물은 밥으로 섭취하는 주식이 아니라 약처럼 특정 목적을 갖고 소량 첨가되는 물질이다. 첨가물을 식품 원재료처럼 독성과 부작용 없이 만들라고 하는 것과 가공식품 제조 시 첨가물을 빼라고 하는 것은 과욕이다. 식품을 오래 보존해 원가를 낮추고 식중독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첨가하는 보존료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더 큰 손실이고 시장논리에도 맞지 않는다. 



▶ 화학조미료 MSG 안전한가?


일반적인 독성정도를 비교할 때 사용하는 반수치사량인 LD50(lethal dose 50%)값을 비교해 볼 때, MSG는 약 20g/kg(oral, rat)으로 구연산(Citric acid, 11.7g/kg), Vitamin C(11.9g/kg)보다 독성이 절반 정도 약하고, 소금(4g/kg) 보다는 5배나 독성이 약한 매우 안전한 아미노산의 일종이다. 1987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보건기구(WHO) 공동의 식품첨가물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JECFA)에서도 MSG는 인간이 평생 섭취해도 유해한 영향이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독성이 낮아 ADI(일일섭취허용량)를 별도로 정하지 않는 안전한 품목인 「NS(Not Specified)」 품목으로 관리하고 있다.


▶ 빵에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고?


2014년 2월 미국의 한 시민단체인 ‘환경활동그룹(EWG)’에서 식품첨가물 ‘아조디카본아마이드(ADA)’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했다. 샌드위치체인점 ‘서브웨이(Subway)’를 위시 빵, 피자, 과자 등 미국에서 파는 약 500종의 식품에 ADA가 들어 있어 이들 식품과 제조회사 명단을 공개했다.


ADA는 밀가루를 표백하고 반죽을 더 차지게 만드는 반죽조절용 첨가제다. 그러나 이 물질은 요가매트, 신발 밑창 등 플라스틱 제품과 스펀지 등 공업용 발포제로 사용되며, 발암성 논란이 있고 호흡계 질환인 천식이나 알레르기를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대부분(97.2%) 밀을 수입해 밀가루를 국내에서 만들기 때문에 ADA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1.6%의 수입 밀가루나 미국 등 ADA가 밀가루에 허용된 나라에서 제조, 수입된 제품은 ADA가 함유됐을 가능성도 있다.



▶ 식품에 첨가되는 표백제, 과연 안전한가?


두 번째 오해는 ‘밀가루를 희게 만들기 위해 표백제를 사용한다’는 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합법적으로 밀가루 표백제로 과산화벤조일을 사용할 수는 있으나 실제 사용하고 있지는 않다. 1970~80년대까지는 자동화시설이 없어 사람이 직접 밀가루를 다루다 보니 표백제를 사용했었으나 1992년부터 국내 제분업계 스스로가 첨가물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동화공정을 도입, 밀가루를 하얗게 만들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밀가루는 껍질과 씨눈을 제외하고는 곱게 빻을수록 하얗게 되는 성질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