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크림치즈와 오레오를 만든 크래프트, 특별한 순간 함께 한다는 슬로건으로 세계인을 사로잡은 코카콜라와 펩시, 든든한 아침 식사라는 컨셉과 다이어트 식품이라는 문구로 어린이와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은 포스트와 켈로그……. 이들은 어떻게 전 세계 가정의 식탁을 지배하게 된 것일까?
여기 전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가공식품이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입맛을 길들이고 있는지 낱낱이 공개한 책이 있다. 'Salt, Sugar, Fat'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돼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 종합 1위에 오를만큼 2013 상반기 미국 독서계에 열풍을 일으킨 저서가 한국에서 '배신의 식탁(마이클 모스 지음, 최가영 옮김, 명진출판)'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됐다.
이 책은 가공식품 기업이 쓰는 핵심 재료인 설탕, 지방, 소금을 주제로 장을 구성해 우리가 일상에서 먹는 음식이 어떻게 조작된 것인지 알려준다. 퓰리처상 수상자이자 뉴욕타임스의 기자인 마이클 모스는 오랜 시간 발로 뛰어 가공식품 대기업의 내부 고발자를 만나 인터뷰하고, 기밀 서류를 입수, 수십 년 전의 기록부터 책이 출간되기 직전까지 해당 기업들의 생생한 정보를 압축했고 과학적인 검증 작업을 거쳤다.
그 결과 저자는 가공식품 기업들이 세계인의 입맛을 소금, 설탕, 지방으로 길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책에 따르면 가공식품의 목표는 맛과 식감은 자극적이면서 혀끝에서 금방 잊혀서 아쉬움을 남겨 반복적으로 그 맛에 끌리도록 만드는 것에 있다. 이렇게 소금, 설탕, 지방의 과다한 조합으로 대중을 길들이는 가공식품의 완벽한 맛을 '지복점'이라고 하는데, 식품 기업이 연구소까지 차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이어, 저자는 '바쁘니까 오늘만', '먹고 싶은데 이정도 쯤이야'라는 생각으로 장바구니에 무심커 가공식품을 넣었다면, 이미 가공식품에 중독됐다는 방증임을 기억하라고 강조한다.
또한, '웰빙, 건강, 유기농'같은 단어는 말뿐이고 효과가 거의 없는 유제품 기업과 육가공 기업의 광고, 광고를 통해 어떻게 먹을 것인지 알려준 뒤 요리 경연에 소비자들을 끌어 들여 이슈를 만든 크림치즈 업체, 어린이에게는 친근한 캐릭터를 앞세우고 주부들에게는 아이의 지능에 보탬이 된다는 허위 광고를 한 시리얼 기업 기만 등을 예로 들며 "가공식품 기업이 매체와 광고를 통해 단 한 번도 정직한 적이 없었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가장 유혹적인 제품은 늘 눈높이에 진열된다는 사실을 명심할 것", "식품 회사들의 100퍼센트 천연, 전곡, 진짜 과일즙, 저지방 등의 단어를 강조하는 전략에 속지말고 성분함량표를 확인할 것", " 작은 과자 봉지에 식품기업이 얄팍한 수로 1인분 단위로 칼로리 함량을 표기하는데, 그들의 기준으로 과연 몇 인분인지 확인할 것" 을 당부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도는 점차 높아지는데, 식품 기업들이 쏟아내고 있는 식품 정보의 홍수에서 길을 잃은 소비자들에게 이 책이 지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