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 같지만 맛있는 음식은 여행을 훨씬 즐겁게 해준다. 먹은 음식에 따라 여행의 만족도가 좌우되기도 한다. 젊은층 사이에서는 오로지 '맛집' 하나를 위해 떠나는 식도락이 유행하는 요즘, 경기도의 맛을 대표하는 음식여행지를 소개한다.
◆ 임금님이 먹던 밥상 '이천 쌀밥정식'
이천시(시장 조병돈)는 예부터 흙과 물이 좋아 기름지고 찰진 쌀로 이름이 난 곳이다.
성종 임금이 세종의 능에 다녀오는 길에 이천에서 지은 밥을 먹고 그 맛이 일품이라 하여 이천 쌀이 진상미로 오르게 됐으며, 현재도 최고의 쌀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이천으로 들어가는 경충대로를 따라 들어가면 신둔면과 사음동 일대에 쌀밥거리가 형성되어 잇다. 집집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보글보글 끓여오르는 된장찌개, 고기와 생선구이, 간장게장, 나물 등 20여 가지에 이르는 반찬과 이천 특산미로 지은 쌀밥 한정식이 그야말로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려진다.
한편,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이천쌀문화축제는 '맛스런 내음이 너울~ 흥겨운 어깨는 둥실~'이라는 주제로 오는 30일부터 내달 3일까지 설봉공원에서 개최된다.
◆ 입안에서 녹는 맛 '안성마춤 한우구이'
안성(시장 황은성)은 예부터 안성 쌀, 안성 배 등 특산물이 풍부한 넉넉한 고장이엇다. 그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바로 '한우'다.
안성마춤 한우는 위생적으로 냉장 숙성시켜 맛이 부드럽고 한우 고유의 풍미가 일품이다.
소의 생산부터 사육, 도축, 가공, 유통 전 과정을 종합관리해 고품질을 유지하고 있으며, 안성시 전역의 다양한 음식점에서 원하는 등급과 부위별로 한우를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축산영농조합에서 공동 운여하는 한우타운이 들어서면서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직거래가 가능해져 고급한우를 저렴한 가겨으로 즐길 수 있다.
두툼한 고기를 잘 피워진 참숯에 올려 구워먹으면 찬이 따로 필요 없다.
◆ 힐링이 필요한 당신을 위한 '여주 사찰음식'
한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웰빙 음식에 대한 기반이 마련되어 있었다. 오랜 시간 동안 불교 문화를 유지하고 있어, 기보적으로 육류의 섭취를 삼가고 오신채를 피한 사찰 음식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최근 마음까지 녹이는 '힐링푸드'로 사찰음식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여주(시장 김춘석)의 신륵사, 영녕릉, 목아박물관 등의 관광지를 중심으로 사찰음식점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인근에서 채취, 재바한 식재료를 이용해 직접담근 장을 사용한 요리들을 낸다. 들깨가루를 올린 나물, 도토리묵과 전병, 김 튀각까지 모두 짜지 않고 맛이 좋다.
자극적인 맛맛에 길들여진 현대인의 입맛에 '여백의 미' 역할을 해줄 건강한 먹거리이다.
◆ 한 그릇에 담긴 서해하다 '제부도 바지락 칼국수'
따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에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칼국수.
화성시(시장 채인석)에 위치한 제부도에서 칼국수 한 그릇을 즐긴다면 서해바다의 운치를 함께 느낄 수 있다.
제부도로 가는 진입로 주변과 바닷길 입구는 물론, 제부도 내의 해안도로에는 수많은 칼국수 식당이 있다. 대부분 인근에서 캐는 바지락과 해물을 푸짐하게 넣어 칼국수를 내어준다. 식당에 따라 보리밥이 함께 나오는 곳도 있다. 여럿이 방문한다면 조개구이, 대하구이 등과 함께 구성된 세트 메뉴를 즐기는 것도 좋다.
◆ 임진강과 한탄강 줄기가 만나는 절경지에서 즐기는 '민물매운탕'
경기도 최북단에 위치한 연천군(군수 김균선)은 아름다운 풍경 못지 않게 민물매운탕으로 유명하다.
임진강과 한탄강이 흘러와 연천에서 만나기 대문에 쏘가리, 꺽지, 동자개, 꺼루치, 메기, 버들치, 모래무지 등 온갖 민물고기가 다 모여있다.
연천의 민물매운탕은 거칠게 굽이쳐 흐르는 강줄기와 낮은 수온에 단련된 싱싱한 물고기를 사용해 쫀득한 육질과 집집마다 특징있게 만드는 양념장으로 끓여낸 걸쭉한 국물 맛, 늦가을 알을 가득 밴 참게와 민물새우, 미나리 향이 일품이다.
◆ 갈비 열전 '포천 이동갈비 vs 수원 왕갈비'
포천시(시장 서장원) 이동면 장암리와 도평리 일대에는 이동갈비 거리가 형성돼 있다. 이동갈비의 가장 큰 매력이 푸짐함이다. 칼집을 넣어 넓게 편 갈빗살과 갈비를 이쑤시개에 꽂아 만든 이동갈비 대여섯 대가 1인분이다.
간장과 물엿 등을 기본으로 하는 기본으로 하는 달짝지근한 양념에 식당마다 고유 비법으로 고기를 연하게 만들어 상 위로 올린다.
고기를 먹은 후 후식으로 국수와 냉면을 즐겨도 좋다.
수원갈비는 1940년대 '화춘옥'에서 해장국에 들어가던 갈비를 구워 팔며 시작됐다. 당시에는 17cm 크기의 큰 갈비를 화덕에 구워 양재기에 담아냈으며 소금양념을 기본으로 했다.
이후 여러 가게가 생기면서 갈비의 크기는 작아지고 양념도 간장 양념법이 일반회 되면서 외식 대표메뉴로 자리매김했지만, 아직 일부 식당에서 취급하는 큼지막한 생갈비가 수원갈비의 원형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향기가득 영양가득 '양평 연잎밥'
양평(군수 김선교)은 대표적인 레저 지역으로 볼거리 즐길거리와 더불어 먹거리 또한 다양한 곳이다.
그 중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 '연'을 테마로 한 요리들이다. 그윽한 연꽃 향이 가득 밴 연 요리는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으로 예부터 잎과 줄기, 뿌리, 씨 등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는 보양식으로 기력을 왕성하게 하고 백 가지 질병을 물린친다 해서 애용됐다.
연꽃으로 유명한 '세미원' 주변으로 연잎돌솥밥과 연자전, 연칼국수 등 가벼운 요리부터 궁중요리 중 하나인 연저육찜, 연잎찰밥을 곁들인 명태찜까지 다양한 연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