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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절망이 희망이 될 수 있는 풍성한 한가위 되길"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같은 혹독한 경제 한파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세계경제전쟁과 내수시장 불안, 주택시장침체, 물가 상승, 가계대출 증가 등으로 서민의 삶은 더욱 팍팍해지고 있는 현실이다. 정부는 새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또 다시 장미빛 청사진을 그리고 있지만 국민들의 마음은 이내 절망과 분노로 점철되고 있는 것이 지금 이 나라의 진실이다.


그래서 다가오는 한가위가 마냥 행복하고 즐겁지 많은 않다. 경제가 호황일 때는 그래도 주머니에 가득 용돈을 넣고 두 손 가득 명절 음식을 들고 부모님을 만나러 가는 길이 마냥 행복했다. 허나 지금은 꿈만 같은 이야기가 된 지 오래다. 비정규직 천 만 시대, 노동자들은 평균 임금에도 못 미치는 월급을 받으며 하루살이처럼 살아가는 게 이 땅의 모습일 것이다. 참으로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현상이다.


요즘 묻지마 식 무차별 범죄가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전철 안에서, 여의도대로 한복판, 심지어 가장 안전해야 할 가정집 안방에까지, 입에 담기도 어려운 참혹한 범죄들이 발생하고 있다. 폭행, 상해, 살인, 방화 등 이른바 묻지마 식 범죄 원인은 ‘현실에 대한 불만’에서 생긴 우발적 동기가 전체의 80%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러한 사회불안의 이면에는 불공정, 불통으로 상징되는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우리사회의 물신주의, 경제만능주의가 자리잡고 있다. 모든 것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는 사회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을 극복하고 공동체의 연대를 지켜줄 신뢰, 정의와 같은 사회적 가치가 자리를 잡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복지는 점점 후퇴하고 사교육은 날로 팽창해지고 있다. 언론의 자유는 계속 침해되고 있으며 경쟁의 틈바구니 속에 무고한 국민들이 자살로 내몰리고 있다. 더욱이 많은 국민들의 희생의 대가로 만든 민주주의가 후퇴하면서 빵과 자유가 모두 상실한 지 오래다. 이런 의미로 볼 때 정부는 더 이상 국민을 객으로 보지 말고 주인으로 섬기며 권리를 되찾아주어야 할 것이다.


정치권도 반성해야 한다. 올해 초부터 불거진 현 정권의 친인척 측근비리와 부패가 독버섯처럼 확산되고 있다. 또한 총선 이후 각종 청탁 혐의 등으로 많은 정치인들이 감옥에 가거나 의원직을 박탈당했다.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한반도 평화정착도 좋지만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정치인의 도덕성 회복일 것이다.


이제 국민이 주인이 되고 국민의 삶이 희망이 되는 새로운 문을 열어야 한다. 일자리 혁명의 문, 복지국가의 문, 경제민주화의 문, 혁신 정치의 문, 한반도 평화공존의 문을 모두의 손으로 힘차게 열어 젖혀야 한다.


국민이 먼저인 나라, 공평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 국민 모두가 손을 잡고 변화의 희망을 일궈가는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 힘들 때 서로의 손을 맞잡아 주고, 어깨를 다독거리면서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이제 하루가 지나면 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가 다가온다. 이맘때만 되면 국민 모두가 그리운 고향과 가족의 품으로 안긴다는 생각에 절로 따뜻해지고 풍성해지리라 생각된다. 아무쪼록 힘든 하루의 일상과 고단한 삶의 여정 속에서 함께 어루만지고 보듬어주는 자리로 승화되어 국민 모두의 가슴 속에 희망의 촛불이 환하게 비춰주길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