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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 취지 무색 ‘건강기능식품법’

국가 경제규모 비해 초라한 건식산업 전락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안일한 시각이 발전 발목

 

건강기능 식품 활성화를 위해 제정된 ‘건강기능식품법(이하 건식법)’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근본적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건식법은 제정된지 10년이 지났지만 입법취지와는 다르게 국민건강과 산업에 미친 영향에 대한 평가연구가 전무할 뿐만 아니라 건식 산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도 미미해 국민의 수요에 비해 상당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도 법 제정 10년이 지나도록 이를 평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연구나 토론회 등을 한번도 갖지 않고 있다가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기능성 식품산업의 실태와 정책과정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는 것은 건식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OECD 국가 내에서의 위상을 고려할 때 건강기능식품산업의 규모가 5조원은 돼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2010년 기준으로 건강식품업계의 매출액이 1조4000억원 정도에 머물고 있는 것은 건식법이 얼마나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4일 ‘기능성 식품산업의 실태와 정책과제’ 토론회를 주최한 남윤인순 의원(민주통합당)은 인사말을 통해 “인구 고령화와 웰빙 열풍 등으로 기능성식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 세계 기능성식품 시장이 연평균 7.4%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나, 미국․유럽․일본이 세계 기능성식품 시장의 약 75%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1.4%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밝힌 것에서도 국내 건식 산업의 활성화는 필수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이러한 실정을 반영하듯 건식 일선에 있는 제조업체의 건식 산업에 대한 진단은 눈길을 끌었다. 김태준 CJ(주) 부사장은 “소비자의 강한 필요성과 글로벌 추세를 감안하면 우리도 국내 우수소재에서 건강기능성분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이를 일반식품에 적용하려는 적극적인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이를 법적으로 뒷받침하고, 제도적으로 운영을 활성화하는 일은 국내식품산업의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내 토종 기능성 소재에 대한 정책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기능성 소재에 대한 기능성에 관4한 연구는 일부 진행이 되어왔지만 이력관리가 미흡해 상품화에 어려움이 많은 현실에서 국내 토종 기능성 소재에 대한 복지부와 농림부 등 정부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고려대 박현진 교수는 “홍삼에 편중돼 있는 국내 토종 건강식품 소재를 다양화하고 임상 시험에 대한 정부의 시각전환이 필요하다”며 “토종 소재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허가임상재료에 대한 제약을 완화해야 하고 건강기능 관리사 제도를 도입해 허위 과장 광고 등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소비자들를 보호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건식법이 10년 동안 본래의 입법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국산 건식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을 보면 얼마나 타당성 있는 주장인지 잘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지난 10여년간 꾸준하게 성장을 해오고 있으나, 세계시장의 1.4%에 불과해 매우 미약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기능성 소재의 수입 원료 의존도가 70%이상으로 높고, 홍삼 등의 베스트셀러 제품 대부분 해외수출이 부진하고 내수 매출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에 원인이 있다.

 

뿐만 아니라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개발시 예산부담과 개별인정 획득 불확실성에 따른 연구투자의지 부족은 물론, 임상연구에서 적정한 평가지표(바이오마커)와 통계적 유의성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인체적용시험 성공률이 낮다는 것에서도 원인을 찾을수 있다.

 

건식의 세계 시장 확대의 필요성에 대해 전북대병원 채수완 교수(기능성식품임상시험지원센터)는 “우리 건강기능식품의 세계화와 미래성장동력으로서의 산업화와 자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해서는분산된 연구비의 집중과 예산확대가 필요하며 인체적용시험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채 교수는 또 “국내 개발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개발 시 대부분 1~2건의 인체적용시험을 수행하나 세계인삼시장의 선두주자 진사나의 경우 20건 이상의 인체적용시험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며 “일부 외국처럼 수입소재의 경우 내국인 대상의 임상시험 의무화 등으로 임상연구 활성화, 연구능력 배양과 결과 축적 등이 필요하고 전반적인 제도의 개선으로 개발 단계에서 불확실성을 감소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채 교수의 이러한 주장은 기능성원료의 표준화, 안전성, 동물시험과 인체적용시험 계획서 등의 사전검토를 통해 개별인정 제출 자료의 신뢰도를 높임으로써 개별인정 획득의 성공률을 제고시켜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채 교수는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확대와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건강기능식품 산업을 제도적․경제적으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변모시켜야 할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요구되고 있다”고 밝혔다.

 

건식 산업 활성화를 위한 이러한 명제들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건식의 현황을 살펴보면 국내 건식 산업의 현황과 가야할 길을 시사해주고 있다.

 

현재 세계 시장에서 나나타나고 있는 건식의 화두는 개인맞춤형제품․복합형제품의 다양화, 과학적으로 입증된 여러 가지 허브류의 시장출현, 서비스와 솔루션을 함께 수반한 헬스케어산업이 떠오르고 있고, 국내에서는 면역관련 제품의 매출증가와 기존 중년층 중심이던 타겟층이 20~30대로 확대되면서 제품은 소비자 니즈에 따라 세분화되고, 편의를 증대시킨 복합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특히, 최근의 경향은 비타민․미네랄제품의 인기와 더불어 특정한 기능을 내세운 개별인정형제품이 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시장이 시사하는 것은 수출을 위해서는 먼저 내수시장 육성의 필요성과 글로벌트랜드의 수용, 허브류의 확대 및 건강기능식품이 수출과 관련된 지원을 one-stop으로 지원해 줄 국가중심의 센터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건식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방안으로 조양희 박사(한국암웨이(주))는 “아시아를 아우르는 리더쉽을 키우고 뛰어난 기술 인프라를 바탕으로 건식 한류를 키워 나갈 필요가 있다”며 “국내에 있는 글로벌 기업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고 기술의 자유교역을 활발하게 진행하는 Open Innovation을 모색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를 통해 국내 건식 시장의 현황과 앞으로의 과제를 연구하는 의미있는 자리임에는 분명했다.

현재 국내시장은 건강기능식품 위주로 발전해왔으며, 일반식품 자체가 건강기능성을 갖고 있거나, 일반식품에 건강기능성 소재를 적용한 일반식품형 건강기능식품의 발전은 매우 부진한 상황이라는 현실을 인식하는 계기도 마련해 주었다.

 

건강기능식품산업의 발전과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서는 이에 대한 영역의 확장과 적극적인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것도 알게됐다는 점도 환영할 만 하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 일반식품이 갖고 있는 건강기능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이를 다양한 일반식품에 적용해 식품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뿐만 아니라 식품섭취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는 것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과제로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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