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주사나 침을 맞아 감염 후유증 등이 생겼다는 신고가 한국소비자원에 꾸준히 접수되고 있으나 구제율은 고작 2.4%에 그쳤다.
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주사나 침을 맞다가 감염된 6명에게 병원이 진료비, 위자료 등을 지급하도록 조정결정을 했다고 22일 밝혔다.
6건 가운데 5건은 병원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사실이 인정돼 손해배상 결정을 받았다.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아 감염된 사례가 4건이고 감염 후 제대로 처치하지 않아 피해가 커진 사례가 1건이다.
전북에 사는 송모씨(28)는 2010년 12월 엉덩이 근육주사를 맞고서 5일 만에 부종, 열감이 생겨 다른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가 괴사성 근막염이 엉덩이에서 종아리까지 퍼져 여러 차례 수술을 받고서 소비자원에 도움을 요청했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해당 병원에서 주사 과정에서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은 과실을 인정해 진료비, 위자료 등을 포함해 2800만원을 지급하도록 결정했다.
이런 배상 결정이 내려지는 것은 2006년 이후 지난달까지 소비자원에 신고된 총 251건의 감염 피해 사례의 2.39%에 불과하다. 감염경로별 건수를 보면 수술 후 감염 158건(63.0%), 주사기ㆍ침 31건(12.3%), 치료 시술 27건(10.7%), 치과 치료 17건(6.8%), 분만 12건(4.8%), 검사 6건(2.4%) 등의 순으로 많았다.
병원의 배상 결정률이 극히 미미한 것은 과실 인정 요건이 까다로운데다 어떤 과정에서 감염됐는지 소비자 자신이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사, 침술 부위와 감염발생 부위가 일치해야 하고 치료와 증상 발생 시점 사이에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 환자의 면역기능ㆍ위생상태, 나이, 병력 등에 따라 병원의 책임 범위가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