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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고메 2011' 폐막

세계최고 셰프들을 한식의 매력에 빠뜨리다

 

미슐랭 스타 셰프들을 포함한 해외 초청 셰프, 국내 스타 셰프, 국내외 유력 저널리스트 등을 초청해 한식의 맛과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지난 10월 31일부터 4일까지 열렸던 ‘서울 고메 2011’이 막을 내렸다.

 

서울 고메 조직위원회 구삼열대표는 ‘서울 고메 2011’의 취지는 한식의 우수한 식자재와 조리기법을 세계 최고 셰프들에게 접할 기회를 제공해, 앞으로 그들이 주도할 세계의 음식 문화 속에 한식문화가 침투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조직위 쪽은 “한국을 방문했던 세계 최고 셰프들은 세계 미식계의 흐름을 창조하고 주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이버 코리아 I, II, III를 통해 한국 식자재와 조리 기법을 경험한 셰프들이 맛보고 느낀 한식의 매력은 앞으로 한식세계화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의미 있는 길잡이가 될 것이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미슐랭 3별 3개를 획득한 세계 랭킹 2위의 레스토랑 ‘엘 세예 데 칸 로카’를 운영중인 호안 로카는 1차 요리 혁명은 프랑스, 2차 요리 혁명은 스페인이 주도했고, 앞으로 3차 요리혁명이 일어난다면 오랜 전통과 맛을 자랑하는 한국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또 신선한 식재료만을 사용해 최고의 요리를 만들어내는 미슐랭 별 2개의 비요른 프란첸은 한국 식재료의 매력에 흠뻑 매료돼 예정되었던 ‘스타 셰프 디너’의 5개의 메뉴 중 디저트를 제외한 4개의 메뉴를 모두 변경했다.

 

그는 특히, 처음 맛본 한우의 우수한 맛에 탄성을 자아내며 고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한우를 사용하고 싶다고 전했다. 비요른 프란첸은 한국에서 처음 맛 본 미나리의 향과 매력에 대해서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미나리의 매력을 재발견하기는 한국 셰프도 마찬가지였다. 줄라이(July)의 오세득 셰프는 “미나리는 생선요리와만 잘 어울린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는데, 육류가 포함된 어떤 음식에도 꽤 잘 어울릴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한식 재료들이 한 가지 맛과 요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음식과 맛에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라 싸브어(La Saveur) 레스토랑 진경수 셰프의 디너에 참석한 미슐랭 3스타 셰프인 파스칼 바흐보는 한식 재료를 다양하게 활용한 진경수 셰프의 프랑스 요리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는 이번 행사를 통해 알게 된 장아찌류와 말린 야채를 이용한 한국 요리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발효를 통하거나 말린 야채를 물에 불려 조리하는 한식의 야채 조리법은 야채에게 ‘제 2의 인생’을 선사하는 것과 같다며 감탄했다고 한다.

 

서울 고메 2011의 여러 프로그램 중 가장 많은 일반인의 참여를 이끌어낸 시간은 단연 초청 셰프들의 요리 철학과 비법이 공개된 마스터클래스였다.

 

2일부터 3일까지 신세계 백화점 본점(문화홀)에서 열린 ‘마스터 클래스 I’(일반인과정)는 국내외 초청 셰프들의 수준 높은 조리기술과 세계 미식업계의 최신 트랜드까지 엿볼 수 있는 시연과 토론의 시간이었다.

 

유독 한식에 관심이 높은 한국계 셰프 상훈 드장브르는 된장찌개의 강한 맛을 조절한다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훌륭한 요리가 될 것이라고 극찬하며 그의 전문분야인 분자요리와 진공저온요리를 한식에 최대한 접목시켜 마스터 클래스 수업을 진행했다.

 

쥬디 주 역시 한식의 재료를 사용한 그녀만의 색깔있는 요리를 대중들에게 소개하였다. 한국의 가을 하늘에서 갓 따온 신선한 단감을 이용해 만든 단감소스를 프랑스의 푸아그라 요리에 접목시킴으로써 한식과 양식의 조화를 완벽하게 이끌어냈다.

 

호안 로카는 준비해 온 여러 장의 슬라이드를 하나씩 설명하며, 그의 요리 철학을 세심하게 소개했다. 파스칼 바흐보는 미리 준비했던 3개의 마스터 클래스 메뉴 중 두 가지를 한국에 와서 새로 알게 된 해초와 멸치액젓을 이용한 식전요리와 두유를 이용한 디저트와 같은 메뉴들로 변경해 선보였다.

 

4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마스터 클래스 II’(전문가과정)는 국내 요리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해 세계 최고 셰프들의 특별한 강의를 들었다.

 

‘서울 고메 2011’의 자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쟝 피에르 가브리엘(Jean-Pierre Gabriel)은 ‘마스터 클래스 II’의 문을 열며, 세계적 요리대회를 주최해오던 그로서도 올해 서울 고메의 셰프 라인업은 꿈만 같은 일이라고 감탄했다고 한다.

 

그는 파스칼 바흐보와 상훈 드장브르, 최고의 정상에 서 있는 셰프 두 사람의 만남은 기적 같은 일이며 ‘마스터 클래스 II’는 단순한 요리 시연을 넘어 하나의 창의적인 실험실을 보는 듯한 느낌을 청중들에게 선사할 것이라고 했다.

 

‘마스터 클래스 II’는 2시간 동안 ‘요리계 마에스트로의 창조적 하모니’를 이루며 진행되었다. 한식을 난생 처음 접한 파스칼 바흐보는 유자의 매력에 매료되어 식초와 유자껍질로 만든 유자즙을 선보이며 앞으로 그의 요리 어디에나 다양하게 적용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식을 처음 접했기에 당장 한식요리를 만들어낼 수는 없겠지만, 유자나 생강 등과 같이 우수하고 특징 있는 한식의 재료를 이용한 양념을 개발하고 싶다며 이는 샐러드 소스나 아이스크림까지도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행사에 참석했던 요리사 최정연 씨는 ‘서울고메의 진정한 의의를 깨닫게 해 준 자리였다’며, 모국의 요리인 한식을 먼저 익힌 상훈 드장브르를 통해 파스칼 바흐보가 한식의 정수와 매력을 차근차근 전수받고 눈떠가는 과정이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