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되고 있는 먹는샘물이 취수원이 동일해도 브랜드 부착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소비생활연구원 소비자정책연구팀(김진아 부장, 이혜영 실장)이 지난 달 7, 8 양일간 대형유통마트(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에서 시중 판매 중인 먹는 샘물 브랜드의 가격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
이번에 조사된 먹는 샘물의 제조원은 총 10개로, 그 가운데 2개의 업체에서 여러 군데 브랜드에 먹는 샘물을 공급하고 있으나, 동일한 제조원에서 공급된 물이라도 소비자 가격이 다르게 책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수원지를 청북 청원군 미원면 성대리로 삼고 있는 ‘청대통상’에서 생산하고 있는 물이 각각 ‘롯데 아이시스’, ‘홈플러스 좋은 상품 맑은 샘물’이라는 브랜드 명으로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생산된 제품은 가격차이가 발생, 2L의 경우 ‘롯데 아이시스’는 700원, ‘홈플러스 좋은 상품 맑은 샘물’은 470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500ml에서는 ‘롯데 아이시스’가 340원, ‘홈플러스 좋은 상품 맑은 샘물’은 230원으로 같은 수원지에서 공급되는 물의 판매가격이 110원의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 양주시 남면 신산리를 취수원으로 하는 ‘산정음료’에서 생산되는 물은 ‘롯데 아이시스’, ‘롯데 아이시스 주니어워터’, ‘와이즐렉 샘물’, ‘와이즐렉 미니 샘물’, ‘이렇게 좋을 수가’라는 브랜드 명으로 출시되고 있으며, 생산된 제품 중 2L인 ‘롯데 아이시스’와 ‘와이즐렉 샘물’의 판매 가격은 각각 700원, 47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16일 한국소비생활연구원의 발표 이후 3월 21일 현재에도 시정되지 않아, 먹는샘물 생산.제조.유통업체의 빠른 시정.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롯데 아이시스 관계자는 “수원지만 동일할 뿐 제조원과 판매원이 다르기 때문에 가격 책정에 차이가 날 수 있다”며 “유통, 판매구조를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마트에서 판매되는 소비자 가격만을 문제 삼을 수 없다”고 답변했다.
한국소비생활연구원 김연화 원장은 “동일한 수원지, 동일 미네랄 함량.동일 용기로 제조된 먹는 샘물이 브랜드 명만 달리해 1.5배까지 가격차가 발생하고 있어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며 “먹는 샘물 제조업체가 대부분 영세해 대기업에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납품하기 때문에 하나의 제조업체에서 여러 개의 브랜드로 출시가 가능한 ‘1사 다브랜드’ 정책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먹는샘물의 내용물은 동일하고 포장만 다른 형태로 운영되어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는 등 비합리적인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 관련 부처에 1사 다브랜드 판매 허용 정책에 대한 재검토를 촉구, 먹는 샘물에도 HACCP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또 “기업은 정당한 제품 가격 책정으로 시장의 공정성 및 형평성을 확보하는 윤리경영을 되짚어봐야 하며, 소비자들은 구매 시 제품 정보를 확인하여 가격이 높을수록 제품의 품질이 높을 것이라는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