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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 오염 에어컨 원인 대형 식중독 사건 은폐 의혹

집단급식소의 에어컨을 통해 식중독균이 음식으로 전파돼 대형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보고됐으나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를 아직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은폐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은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이 질병관리본부와 식약청으로부터 입수한 ‘경북 상주시 S여고 식중독사고 역학조사결과’와 ‘식중독 예방관리 협조공문’을 통해 밝혀졌다.

경북 상주시 보건소는 지난 5월 19~26일 동안 142명(전체인원 591명, 발병률 24.0%)의 여고생에게서 집단 설사가 유행한다는 보고를 받고 현지 역학조사반을 구성했으며, 조사결과 병원성 미생물(바실러스 세레우스균)에 의한 식중독 발생으로 결론지었다.

식중독 발생원인에 대한 다각적인 조사결과 식중독균의 감염경로가 이동식 에어컨을 통해 음식을 식히는 과정에서 균이 전파된 것으로 드러났다. 에어컨을 통한 식중독 발생사건은 국내 역학조사결과 첫번째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급식식당에서 사용하던 에어컨은 작년 7월 학교가 직영급식을 시작할 당시부터 사용되고 있으며, 그동안 에어컨의 위생관리와 정기점검은 한번도 받지 못한 것으로 역학조사결과 드러났다.

보통 에어컨은 더위를 식히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지만, 집단급식소나 식당가에서는 냉풍 방사, 습기제거, 건조기능 등의 용도로 사용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온도관리를 위해 에어컨을 자주 사용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임 의원은 “그러나 이번 역학조사결과에 대해 질병관리본부와 식약청은 식중독 발생 현황.원인.감염경로 등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어 앞으로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사건과 같은 특별한 경우를 비롯해 모든 식중독 사고에 대해 보고를 의무화하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식중독 예방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식중독 발생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결과 나타났다.

식약청 자료에 따르면 식중독 발생 건수는 2005년 109건에서 2007년 510건으로 3년 사이 약 4.7배나 증가했다.

집단급식소 내에서의 식중독 발생도 2005년 30건에서 2006년 93건, 2007년 98건으로 증가하고 있어 식중독 예방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이와 관련 임두성 의원은 “에어컨이 깨끗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각종 세균과 대장균의 전파통로로 악용될 수 있는 만큼 식당이나 집단급식소에 설치된 에어컨에 대한 정기 세척과 소독이 필요하다”면서 “조리식품의 냉각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도록 당국의 지도와 홍보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또 “무엇보다 식품 및 보건 당국은 에어컨으로 인한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려 주의를 환기시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임 의원은 “노로바이러스 등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 지구온난화 로 인해 식중독 사고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지만, 각 부처별 식중독 대응지침이 일원화돼 있지 않아 즉각적 대처능력이 떨어진다”며 “식중독 사전예방과 관리대책을 담은 식중독관리법안을 지난 8월 발의한 만큼 조속히 통과시켜 식중독 예방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