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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허가 포도즙 가공공장 판친다

파리떼 들끓는 가건물서 추출 위생은 뒷전
포도산지마다 우후죽순..단속 손길 못미쳐



오곡이 무르익는 수확의 계절. 특히, 요즘 포도 제철을 맞아 싱싱한 포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시점에 많은 포도 농가들이 무허가로 포도즙을 가공하고 있어 위생에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예로부터 포도는 노화를 방지해주고 암 예방과 심장병 예방하고, 껍질과 알맹이, 씨 모두 몸에 좋은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 등 건강에 좋은 식품이지만, 가공하는 과정에 위생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무허가의 난립으로 정식으로 허가를 받아 건강식품을 가공하고 있는 건강원들의 영업피해 역시 심각한 실정이어서 당국의 적극적인 위생안전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본보는 최근 한의원이나 건강원에서 약탕기를 이용해 양파즙, 홍삼즙, 포도즙 등을 추출해내는 과정에 위생상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보도한바 있다.

배와 양파, 포도 등 생산이 많이 되는 농촌지역에는 행정관청에 신고를 하지않고 추출기를 서너대씩 설치해놓고 파우치로 만들어 2만5000~3만원 정도로 택배 등 전국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다.

물론, 행정관청이 관리감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위생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9월11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도의 한 도로. 포도농가가 있는 도로가에 대부포도 군자농협판매점이란 큰 간편을 걸고, 포도도 팔고, 이를 가공한 포도즙도 2만5000원에 팔고 있었다. 농협간판으로 포도만 팔아야 하는데, 포도즙을 가공해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조립식 건물은 파리가 날리고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는 비위생적인 도구들 사이로 포도가 아무렇게나 놓여있고, 포도에는 파리가 앉아서 포도를 시식(?)하고 있으며, 추출기 3대는 포도 파우치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포도즙을 추출하는 기계와 포장하는 기계 상태가 너무 지저분해서 차마볼 수 없는 지경이었다. 기계는 끓이고 포장하면서 흘린 포도즙으로 인해 찌들대로 찌들었으며, 날씨가 더운 관계로 수 십 마리의 파리 떼가 즙을 짜내려고 담아놓은 포도에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바닥은 먹다 버린 포도껍질과 흙으로 뒤범벅인 상태였다.

주인에게, 왜 이렇게 비위생적으로 놔두느냐고 묻자 “약탕기 온도가 100도 이상이기 때문에 세균 및 병균이 모두 죽어 위생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또 시청에 신고를 하고 영업을 하느냐는 질문에 “내 맘대로 하면 되지 시청에 신고하면서 영업할 필요가 있느냐”고 항변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지자체 당국은 전혀 손을 쓰지 못하고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도 관할 당국인 안산시 위생과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으며 현장을 파악해봐야만 알 것 같다고만 밝혔다.

포도의 경우 충북 영동을 비롯, 경기도 안성, 천안 입장, 경기도 송산.서신.가평.대부도.김포, 경북 경산.상주, 전북 백구 등이 주산지이다.

위의 사례에서 보듯 포도 주산지주변 많은 농가 등이 이처럼 무허가로 포도즙을 가공해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무허가이기에 얼마의 업체가 있는지 전혀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또 농협 간판을 장사로 이용하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전혀 손을 쓰지 않아 위생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특히, 이들 무허가 포도즙 가공공장은 주변 농가로부터 일정액의 돈을 받고 위탁을 받아 가공을 하고 있어 더욱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지자체의 현장위주의 관리감독 철저와 무허가 식품가공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식품위생 관리감독 효율화를 위해 관리 감독 업무를 일원화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