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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한의.건강원 추출기 "이럴수가"

청소 쉽고 위해요인 차단 주입구 일직선 제품 주목

<한의원.건강원 대상 본지 기자 현장 르포>

<속보>한의원과 건강원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약탕기와 추출기 및 포장기 대부분이 세균오염에 무방비인 가운데, 건강원과 한의원의 현장 상황은 위생 사각지대라고 할 만큼 심각했다.

한 건강원의 추출기는 가스추출기였는데, 우선 추출기와 포장기를 연결하는 배관이 너무나 복잡하고 지저분해서 놀랐다. 추출기에서 달인 약은 호스를 통해 포장기로 보내지며, 보내진 포장기는 펌프를 이용해서 파우치를 밀봉하는 구조였다.

약탕기는 크게 추출기와 포장기로 나뉜다. 둘은 따로 떨어져서 설치되고 보통 복수의 추출기에 한 개의 포장기를 연결해서 사용한다고 한다.

◇ 압력식 가스추출기 폭발위험 =추출기는 압력식과 무압력식이 있는데, 압력식은 100도씨 이내에서 가열하므로 큰 문제는 없으나, 중탕의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07년 2월 약탕기 뚜껑이 폭발하는 사망사고가 터져 사회문제로 대두된 적이 있었다. 당시, 인명 사고는 노정되어 있는 수많은 잠재된 위험의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데에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또한, 무압력 추출기는 포장기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공업용 순환펌프를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호르몬 발생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한다.

◇ 인체유해성분 함유 = 보통 건강원이나 한의원 또는 한방병원, 농장 등에 설치된 추출기와 포장기는 한약이나 보약을 추출하는 기계(추출기)는 여러 대를 설치하는데 반해, 파우치에 포장하는 기계(포장기)는 한 대만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떨어져 있는 이 둘을 연결하는 것은 배관이나 호스를 사용하는데, 이 배관이나 호스의 내부를 청소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기계가 매매되는 경우나 폭발, 전기배선 불량 등이 있을 경우 A/S를 하면서 청소를 하지만, 그 경우에도 청소도구 자체가 없어 청소를 못하는 부품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포장기의 유리관에서 파우치로 흘러가는 이송과정의 호스는 사실상 내부 위생에 대해 안전하다고 확실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인해, 한약이나 보약처럼 ‘달인 약’은 점도가 높아서 내벽에 눌러붙는 경우가 많다.

즉, 한약재.보약.과실류 등을 추출해 포장기로 이송하는 과정은 공업용호스.솔밸브.공업용 순환펌프로 구성돼 있으며, 이 과정에서 기존 내벽에 붙어있던 약효성분이 혼합될 수 있고, 사용이 끝난 이후에도 약재가 주입구에 잔류해 부패 및 오염된 상태로 남아 있다가, 재 가동 시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함유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것이 첫 번째 문제라 할 수 있다.

또한 압력식가스추출기의 경우 일정온도 가열 후 압력을 분출하는 안전핀의 고장발생, 기본구조 문제로 폭발하는 위험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핸들 사용 및 압축 시 뜨거운 기체가 핸들내부에 있는 윤활유가 탕기 내부로 유입되는 문제도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환경호르몬 오염 = 포장기는 크게 롤포장기와 스탠딩포장기가 있다. 포장기는 추출된 한약이나 보약, 과실류를 포장하는 기계로써, 전통 질그릇 추출기가 아닌 경우 대부분 배관을 통해 포장기로 이송되게 되는데, 이송과정에서의 부패물질 함유도 문제지만, 그 외에도 추가적인 문제가 있다.

롤포장기계는 주입과정 시 기계내부에 공업용 순환펌프, 솔밸브, 공업용 호스로 구성돼 추출물이 항상 고여 있어 부패되기 쉽고 각종 균 벌레 등의 접촉으로 비위생적이고, 환경호르몬이 다량 검출될 가능성이 있으며, 기계 내부가 꺾여져 있어 위생상태를 확인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배관 내부청소를 전혀 할 수 없다.

스탠딩 포장기계 역시 주입과정에서 기계내부의 부품에 추출물이 굳어져 공업용 호스, 솔밸브, 공업용 순환펌프 등의 파손으로 기계내부에 추출물이 다량으로 흘러 바퀴벌레 등이 서식하여 병균을 전파시킬 가능성이 있다.

뿐만이 아니라, 포장기는 유리관 내에 추출물을 가열시키는 가열히터가 추출물과 직접 접촉돼 살균, 소독 시 잔류물이 항상 남아 비위생적이다.

식품가공 포장기(과실류등)의 경우에는 파우치(포장필름)가 기계외부에 위치하고 있는데다 커버도 없이 설치돼 있어 먼지 및 이물질에 의한 혼입될 소지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이 같은 건강원과 한의원, 농장에서 빈번히 발생되는 약탕기 위생에 관한 문제는 한약의 중금속오염과 별개로 논의돼야 하며, 이에 대한 정부의 규제강화와 행정지도가 시급한 실정이다.

◇ 위생적인 추출기 포장기세트 = 약령시 건강원에 쪼그리고 앉아 취재한 추출기와 포장기 시장의 영세성과 구조적 문제를 뒤로하고, 다음날 남아있는 절반의 오가피를 들고 부천에 있는 한 건강원을 들렀다.

이곳의 기계는 좀 더 고가이며 휠씬 위생적인 약탕기기라고 선전하던 전단지를 믿어보고 싶었다.

우선, 이 건강원은 네트웍 건강원으로 알려져 있는 곳이었으며, 이곳도 완전히 설비교체를 한 것은 아니고 교체 중에 있다. 다만, 어제 약령시 건강원에서 보았던 기계보다는 훨씬 투명하고 단조롭게 구성돼 있다는 것이 한눈에 들어왔다.

남아있던 절반의 오가피를 달여 달라고 했더니 ‘엑기스’를 내릴 것인지 ‘약차’로 달인 것인지를 묻길래 ‘약차’라고 대답했다.

유리관 눈금에 물을 맞춰 붓고는 약2시간 정도 기다리라고 한다. 왜 기계는 배관이나 호스가 없느냐고 물었더니, 아예 추출기와 포장기가 세트로 구성돼 있어 배관이나 호스가 필요 없다고 한다.

모 업체에서 만들었다고 하는 이 제품은 기존 제품의 비위생적인 부분을 근본적으로 뒤집어서 설계됐다고 한다.
또한, 포장기 유리관에서 파우치 포장라인까지 주입구가 일직선으로 조립해 한약의 잔류물이 내벽에 붙지 않도록 돼 있으며, 포장 후 청소도구로 깔끔하게 마무리 청소까지 할 수 있다고 한다.

뒷면을 열어보아도 복잡한 호스를 없애고 톱니바퀴를 통해 파우치를 내리는 아날로그적 구조를 혁신해 위생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했음을 일견 파악할 수 있었다.

즉, 펌프, 솔밸브, 호스가 아예 없어 약물이 내부에 흐르지 않아 위생적이고 내부 기계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또한, 기존제품(공냉식)은 대기 중에서 공냉돼 한약재가 충분히 달여질 수 없고 수증기발생으로 충분한 약효 보전이 될 수 없는데 반해, 이 제품은 수냉식이어서 100℃ 이상 되면 수증기가 액화돼 탕기 내부로 재투입 되므로 외부 누출없이 약효가 보존되기 때문에 네트웍 건강원에서는 새로 도입하는 제품의 경우, 이 회사제품을 주로 도입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제품의 경우 A/S가 간편하고 사후 관리 및 유지비가 적게 들어 경제적인데 반해 초기 투자비가 30%정도 많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시장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데, 이 건강원처럼 대형화된 체인이 아닌 경우 추출기와 포장기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꺼리기 마련이라고 한다.

그러나 취재결과 이번 사고 원인은 빙산의 일각을 보는 듯 했으며 이번 실태를 통해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건강원의 위생관리 부재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라 언젠가는 큰 사회문제로 번질 수 있는 시한폭탄과도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