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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자의 FoodToday] "CJ 쌀값 폭락 가속시켜...햇반컵반 수입쌀 사용 중단하라"

전국쌀생산자협회 'CJ제일제당 햇반컵반 수입쌀 사용 규탄' 기자회견 열어
BIG치킨마요덮밥 등 7종 컵밥 제품에 미국산 쌀 사용 비중 0%→23% 올려
"정부, CJ에 분질미 무상 제공 지원 즉각 중단...대기업 횡포 강력 대응해야"

[푸드투데이 = 홍성욱 기자] 23일 서울 중구 CJ제일제당 본사 앞에서 '햇반컵반'의 수입쌀 사용 중단을 촉구하는 쌀 생산 농가들의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쌀 생산농가들은 유례없는 쌀값폭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식품업계 1위 CJ제일제당이 쌀값폭락을 가속시키고 농민들을 더욱 고통속에 몰아 넣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4월 출시한 ‘BIG치킨마요덮밥’, ‘BIG스팸마요덮밥’, ‘BIG스팸김치덮밥’ 등 7종의 컵밥 제품에 미국산 쌀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출시 당초 이들 제품은 100% 국산쌀을 사용했으나 지난 3월 말부터 컵밥 제품에 미국산 쌀 사용 비중을 0%에서 23%까지 올렸습니다.


이날 현장에서 농민들은 "겉으로는 농민과의 상생을 강조하는 ESG윤리경영을 홍보하면서 실제로는 국내 농업기반을 붕괴시키는 수입쌀 소비에 대기업 CJ가 앞장서고 있다"면서 "업계 1위 CJ 컵반의 원료 변경이 오뚜기, 풀무원, 동원, 하림의 다른 컵반 업계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CJ가 원가를 낮춘 상황에서 경쟁업체도 가격경쟁력 확보를 이유로 원료 변경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또 CJ에 대한 정부 지원 중단을 촉구하고, 불매운동을 예고했습니다.


이들은 "정부는 CJ에 분질미를 무상으로 제공해 쌀가루 제품의 개발을 지원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속에 CJ가 제품을 개발했다 쳐도 원료를 계속 국내산 분질미로 제품을 생산한다는 보장이 없다"면서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 언제든 수입산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된 이상 정부는 대기업의 횡포에 대해 강력 대응하고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CJ는 즉각 햇반의 원료를 국내산으로 변경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어 "정부는 쌀값폭락이 국민들이 쌀을 먹지 않는다고 함부로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우리쌀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면서 "우리 농민들은 CJ가 컵반의 원료를 국내산 쌀로 변경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횡포에 대해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겠습니다.

 


김명기 전국쌀생산자협회장 :
쌀값이 약 25% 정도 떨어졌습니다. 농사를 짓다 보면 3분의 1 수익은 생산비고, 3분의 1은 농지세고, 3분의 1은 농민들이 생활 할 수 있는 지분으로 나눠집니다. 그런데 농자재값 상승으로 인해서 농민들이 차지할 수 있는 지분은 하나도 없어졌습니다. 지금 더욱 더 고통스러운 것은 금융권의 이율이 올라서 일반 은행권하고 농업은행권하고 달리 해 줘야 하는데 농업은행권에도 같이 편승해서 이율을 올리는 아픔이 있습니다. 농민들은 파산, 회생의 길은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제1의 기업이 됐을땐 국민들의 공이 컸다고 봅니다. 기업을 운영하시는 대표께서 이런 생각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국민들한테 돌려주는 다시 환원하는 이런 기업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CJ에서 수입원료미를 계속 사용한다면 저희들은 불매운동을 계속 이어나갈 겁니다. 끝까지 나갈 겁니다. 승리할 때까지.

 

양옥희 농민의 길 상임대표 :
정부는 국민들이 쌀 소비가 줄어 쌀이 남아 돈다며 농민들도 쌀 농사를 포기할 것을 강요하고 있는데 쌀 소비가 줄어든 이유가 뭡니까?


CJ 기업이 국내산 쌀 대신 수입쌀을 사용했기 때문이 드러났습니다. 즉석식품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 즉석밥 시장 점유율이 CJ제일제당이 67%로 1위입니다. 모든 제품의 국내산 쌀을 사용할 거라 당연히 알고 있었습니다. 


CJ는 당장 햇반 제품의 원료를 국내산으로 돌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농민들의 이 한숨 소리가 안 들리며 국가의 식량 주권이 없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참 참담한 요즘의 현실입니다.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 
벼를 수확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콤바인이 들어갈 자리에 트랙터가 들어가서 논을 갈아 엎고 있습니다. 정부의 잘못된 양곡 정책으로 그 피해가 고스란히 농민들에게 돌아오고 있습니다. 특히 수입쌀 저율할당관세(TRQ) 물량으로 들어오는 40만 8000톤을 국제 곡물 가격이 올랐다고 정부 내년도 예산에 발 빠르게 1220억을 추가로 배정 했습니다. 4100억 정도 된대서 5000억 넘게 수입쌀을 사는데 쓰겠다고 예산부터 반영을 하고 있습니다. 진짜 우리나라 쌀 농민들은 쌀값이 내려서 그 항의로 논을 갈아 없는데도 수입쌀 쓰는데 먼저 돈을 쓰겠답니다. 그것도 모자라서 정부에 발 맞추는 겁니까? 기업들은 수입쌀로 햇반을 만들겠답니다.


이종섭 충남쌀협회 본부장 : 
국내 식품업계 1위 CJ제일제당은 쌀값 폭락을 가속시키고 농민들을 더욱 고통 속에 몰아넣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도 컵반 원료의 0%이던 수입산의 비중이 20%대 중반까지 상승했고 그만큼 우리 농민들의 쌀이 설 곳을 잃게 됐습니다.


세계는 자국 식량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특단의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CJ는 즉각 햇반의 원료를 국내산으로 변경해야 합니다. 자신의 이익만을 채우는 돼 혈안이 돼 농민들의 생존권은 안중에도 없고 국민들의 식량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이 같은 처사는 엄중성을 깨달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