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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대 농협회장 선거] 차기 농협중앙회장 3강후보 진단...강점과 약점은?

예비후보자 등록 시작 본격 선거전 돌입...김병국, 강호동, 유남영 각축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1개월 앞으로 성큼 다가온 가운데 지난 19일부터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면서 본격 선거전에 들어갔다.


21일 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올해부터 예비후보자등록제가 시행됨에 따라 12월 19일 기준 13명의 후보자가 등록을 마쳤다. 이후 적격심사 등을 거쳐 내년 1월 16~17일 정식 후보등록이 이뤄진다.


등록 후보는 ▲강성채(69·전남순천농협조합장) ▲강호동(56·경남합천율곡농협조합장) ▲김병국(68·충북서충주농협조합장) ▲문병완(61·전남보성농협조합장) ▲여원구(72·경기양평양서농협조합장) ▲유남영(64·전북정읍농협조합장) ▲이성희(70·전 농협중앙회감사위원장) ▲이주선(68·충남아산송악농협조합장) ▲이찬진(59·경북동안동농협조합장) ▲임명택(63·강원횡성공근농협) ▲천호진(57·전 농협북대구공판장 사장) ▲최덕규(69·전 경남합천가야농협조합장) ▲홍성주(66·충북제천봉양농협조합장)(가나다 순)씨 등 13명이다.


이번 선거는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의 벽에 막혀 ‘대의원 간선제’로 치러질 전망이다. 선거일은 내년 1월 31일로 정해졌으며 선거인단은 전체 조합장 1118명 중에서 선출된 대의원 조합장으로 구성됐다. 따라서 일명 ‘체육관 선거’로 불리는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유권자인 290여 명의 대의원 조합장에 의해 선출되게 된다.  


선거국면 초기에는 10여 명의 후보들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됐으나 선거가 1달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유력 후보군이 압축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뚜렷하게 부각되는 선두 주자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3명의 유력 후보가 치열하게 경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충청권의 대표 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김병국 전 서충주농협조합장, 영남의 대표 주자로 입지를 다진 강호동 합천율곡농협조합장, 호남의 재집권을 노리는 전북의 유남영 정읍농협조합장이 그들이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지역간 합종연횡이 당락을 좌우하는 지역선거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지역선거 구도가 크게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첫째로는 뚜렷한 주자가 부각되지 않아 경쟁 우위를 점칠 수 없기 때문에 후보간 연합전략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두 번째로는 290여 명의 대의의원 조합장의 연령층이 한층 젊어짐에 따라 지역 선거보다는 정책이나 후보 자질 검증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그간의 지역구도에서 벗어나 ‘탈지역주의’ 바람이 불지 지켜볼 대목이다.


기본적으로 정책선거가 불가능한 ‘깜깜이 선거’에서 이번 선거국면을 견인하고 있는 3강후보의 경쟁력을 진단했다. 특히 3명의 후보가 직면한 위기와 기회 요인에 대해 살폈다.


 

친농민정책, 농협 통합.안정 강조...김병국 전 서충주농협조합장


충북의 대표 주자인 김병국 전 서충주농협조합장은 1951년 생으로 1998년 서충주농협조합장으로 부임해 충북 최다선인 5선 조합장을 역임했다. 농협중앙회에서 인사추천위원장, 농협중앙회 이사 등의 요직을 두루 걸친 바 있다. 농업계 경력으로는 농협하나로마트 선도조합협의회 충북협의회장, 복숭아생산자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정치 이력으로는 농협에서 퇴임한 이후 국민소통 특별위원(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병국 전 조합장은 차기 중앙회장 선거에서 정부의 ‘친농민정책’을 공유하는 유일한 후보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후발 주자로 출발했으나 선거 막바지 국면에서 급부상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강점으로는 김 전 조합장이 ‘탈지역주의’를 주창하며 농협의 통합과 안정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아젠다인 ‘중부권 통합론’에 힘이 실리면서 지역선거 구도와 팽팽하게 대립하는 양상이다.  지역선거가 약해질 경우 힘을 받을 수 있는 요인이다. 유일한 호남 출신 회장인 김병원 중앙회장의 경우, 호남과 경남이 결합해 만들어낸 사례다. 그러나 임기 동안 호남편중 인사, 논공행상, 지분 쪼개기 등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지역선거의 태생적 한계로 인해 농협 안팎에서는 상대적으로 지역 색이 없는 중부권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그 중심에 김병국 전 조합장이 있으며 최근 강원, 경기, 충청 등 중부권이 농협의 통합을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충청권에서는 합병 위기에 처한 서충주농협을 충북의 명품조합으로 일궈낸 의지의 농협맨으로도 더 유명하다. 한편, 20년 이상 지역농정을 살펴온 이력이 부각되면서 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약점으로는 김 전 조합장의 지역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이다. 유권자 분포를 보면 충청권의 대의원 조합장은 20% 수준에 불과해 타 지역의 지원 없이는 당선이 어려운 구조다. 지역선거로는 이기기 어렵다는 의미다. 김병국 전 조합장은 경기, 강원 등 중부권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 난제를 앉고 있다. 중부권에서는 경기도의 이성희 전 낙생농협조합장, 충남의 이주선 송악농협조합장 등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약점으로는 상대적으로 후발 주자다 보니 다른 후보에 비해 조직 기반이 약하다는 점이다. 김 전 조합장이 주도하는 ‘탈지역주의’바람이 세력을 얻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영남권 유력 후보...강호동 합천율곡농협조합장


영남권에서 유력하게 떠오르는 후보로는 경남에서 출사표를 던진 강호동 합천 율곡농조합장이다. 실질적인 단일 후보로 평가받는다. 강 조합장은 1963년 생으로 경남합천 출신으로 2006년 이후 율곡농협조합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4선 조합장이다. 농협 경력으로는 농협중앙회 이사, 농협중앙회 교육위원회 위원 등의 직을 수행하고 있다. 농업계 경력으로는 한국딸기 생산자 대표조직 회장, 전국 친환경 농업협의회 이사를 맡고 있다. 정치 이력으로는 새누리당 합천당원협의회 수석부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강 조합장은 영남의 표심 결속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영남의 유권자수는 전체의 30%를 넘어설 정도로 다른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지역을 대표하는 주자들이 경쟁 우위를 보이지 못할 경우, 영남 수성만으로도 유리해 지는 구조다. 지금처럼 뚜렷하게 부각되는 후보가 없는 선거국면에서는 경기, 충청, 호남, 영남 등으로 지역이 분할될 가능성이 높아 지역간 합종연횡이 힘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강점으로는 영남에서 특별하게 부각되는 후보들이 보이지 않아 영남권을 대표하는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가 지역구도로 치러질 경우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즉, 경기도(이성희), 충청(김병국), 호남(유남영) 구도 아래에서는 다른 후보보다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또한 강 조합장은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다는 점이 선거 상황에 따라 강점으로 부각될 수도 있다.


약점으로는 단연 영남권 표심의 향배를 들 수 있다. 우선, 경북 지역에서는 두각을 나타내는 후보가 보이지 않아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경북의 지지를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기는 다른 후보들 역시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또한 경남의 결속 여부도 녹록치 않아 보인다. 선거 때마다 경남의 유력 후보로 평가받아온 최덕규 전 합천가야농협조합장이 이번 선거에서도 출사표를 던졌다. 강 조합장이 지역통합이라는 과제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지켜볼 대목이다.


김병원 회장 경영철학 승계 적임자...유남영 정읍농협조합장


호남권에서는 전북의 유남영 정읍농협조합장이 일찌감치 유력 주자로 자리 잡으며 지역 다지기에 여념이 없다. 유남영 조합장은 1955년 생으로 2001년 정읍농협조합장에 취임해 현재 6선 조합장이다. 실질적인 호남의 대표 주자로 알려져 있다. 농협 경력으로는 농협중앙회 이사를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는 농협금융지주에서 이사직을 맡고 있다. 특히 금융지주 이사로 근무하고 있어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후보로 평가받는다. 농업계에서는 정읍시농산물 대표이사를 맡은 바 있으며 정치 이력은 정읍시의회 2대 시의원, 민평당 지역발기인 등을 지낸 바 있다 


강점으로는 호남의 지지 기반이 견고해 타 후보에 비해 지역 결속력이 우위에 있다는 점이다. 특히 유 조합장은 김병원 중앙회장의 경영철학을 승계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김병원 중앙회장과 지난 3번의 선거를 함께한 정치적 동지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또한, 호남권에서는 김병원 회장이 처음으로 4년 단임제 룰에 적용됨에 따라 농협의 경영안정을 위해 호남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여론도 많다. 이전 사례를 보더라도 경북의 최원병회장(연임, 8년)과 경남의 정대근회장(연임, 8년) 모두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단점으로는 호남 재집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는 점이다. 농협은 그동안 5명의 민선 중앙회장을 배출했는데, 연임한 사례는 있어도 같은 지역에서 연이어 당선된 사례는 없다. 역대 농협중앙회장을 보면, 강원도의 한호선회장(1988~1994), 충남의 원철희회장(1994~1999), 경남의 정대근회장(1999~2007), 경북의 최원병회장(2007~2016), 전남의 김병원 현 회장(2016~2020) 등이다. 따라서 유 조합장이 호남재집권에 대한 비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이번 선거의 관건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번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재경전북농협향우회’ 내부 문건에 대한 진위 여부도 중대 변수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다가오면서 3강후보들 간의 물밑 경쟁이 점점 치열해 지고 있다. 선거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정책선거는 거의 불가능한 구조다. 따라서 추기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후보 자질 검증보다는 지역선거로 치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3강후보 중에서 장점을 부각하고 단점을 보완해 약진하는 후보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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