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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분유서 키즈식품으로' 일동후디스-아이배냇 경쟁 2라운드 승자는?

지난해 국내 합계출산율 0.98명, 조제분유 생산량 3년 새 26% 감소
분유업계, 주요 타겟 0~2세 → 3세 이상으로...키즈식품 적극 개발
3~7세용 '아이배냇꼬마'시장 선두 역할...후발주자 일동 '키요' 론칭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 지난 주말(12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유아식품 코너. 분유와 이유식, 유아 과자 등 0~2세 중심 제품에 그쳤던 예전과 달리 덮밥, 카레, 육포, 떡볶이 등 3세 이상의 어린이 입맛에 맞춘 키즈 레토르트식품이 눈에 띈다.


국내 분유업계의 주요 타겟이 0~2세에서 3세 이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저출산 기조 탓에 신생아 수가 해마다 감소하면서 분유 시장은 감소하고 있지만 간편성과 편의성을 앞세운 3세 이상의 키즈 식품 시장이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지난해 국내 합계출산율은 0.98명. 이는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0이하가 됐다. 출산율이 0명대로 떨어진 국가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5개국 통틀어 한국이 유일하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32만 6900명으로 2017년보다 8.6% 감소했다. 곧 출생아 수가 30만명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출생아 수 감소는 국내 조제분유 시장 감소로 이어졌다. 2015년 2만2183톤이 생산됐던 조제분유는 지난해에는 1만6353톤 생산에 그쳤다. 3년 새 26% 감소한 수치다. 

반면 키즈식품 시장 규모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기타 영유아식의 시장 규모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35%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분유업계는 영유아 라인에서 키즈 라인으로 제품을 확대, 주요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특히 국내 분유시장에서 산양분유로 경쟁하던 일동후디스(1위)와 아이배냇(2위)이 이번에는 키즈 시장에서 한판 붙었다.

키즈식품은 이유식 뿐만 아니라 음료, 과자에 이어 간편하게 한 끼를 섭취 할 수 있는 레토르트 형식의 밥, 국 식사 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 아이배냇 2013년부터 키즈식품 시장 개척...3~7세 전용 '아이배냇꼬마' 브랜드 론칭 

국내에서 산양분유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것은 일동후디스였지만 키즈식품 시장에 먼저 눈을 돌린 것은 아이배냇이다.

아이배냇(대표 민병관)은 지난 2012년 10월 산양유 성분 100%로 만든 '아이배냇 뉴질랜드 순 산양 유아식'으로 산양분유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일동후디스의 아성을 깨기가 쉽지 않았다. 고전을 면치 못했던 아이배냇은 2013년 3세 이상 키즈식품으로 눈길을 돌렸다. 당시만 해도 마트에는 분유 매대와 일본 간식 제품이 주를 이뤘다. 

아이배냇은 초창기 김, 국수 등 제품에서 지난해 3~7세 어린이가 먹을 수 있는 '아이배냇꼬마' 브랜드를 론칭, 5종류에서 현재 16종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덮밥 종류의 밥과 국, 간식 등 다양한 어린이용 가정간편식 제품으로 공략하고 있다. 


그 결과, 산양분유 전문기업에서 어린이식품 전문기업으로 탈바꿈에 성공했다. 작년 영업이익은 29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올랐으며 매출도 전년 대비 46% 오른 297억원을 기록했다.

아이배냇 관계자는 "보통 제품들이 2세 까지 먹이고 3세 이상은 먹일게 없다. 새로운 시장에 눈을 돌린 것이지만 베이비 시장에 연관된 확장이다"라며 "꼬마라는 브랜드로 (키즈식품시장)선두 역할을 하며 개척하고 있다. 작년 1분기 5개 품목에서 현재 16~17개 품목으로 늘어 났고 매출도 4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아이배냇은 과자류 등 제품군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어린이 밥 반찬 등 식사대용으로 나왔는데 좀 더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과자류도 출시할 예정"이라며 "할인점에서 기존 매대를 넘어 아이배냇 전용 매대로 꽉 차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산양분유 시장 업계 1위 일동후디스, 영업손실 119억 사업 다각화 불가피
3~9세 위한 프리미엄 어린이 식품 '키요' 론칭 후발주자로 뛰어 들어

이 시장이 커지자 산양분유 전문기업 일동후디스(대표 이금기)도 후발 주자로 뛰어 들었다. 일동후디스는 최근 3~9세를 위한 프리미엄 어린이 식품 '키요'를 론칭했다.

일동후디스는 국내 산양분유 시장의 8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 분유 소비량이 줄면서 매출도 크게 줄고 있다. 일동후디스의 지난해 매출은 약 1368억원, 영업손실은 119억원 가량된다. 이는 2017년 영업손질 48억원에 비하면 71억원이나 늘어난 수치다. 이렇다 보니 사업다각화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현재 키요는 간식류 제품 △촉촉한 두부 와플(바나나/감자) △그릭 요거트 젤리(딸기/청포도/블루베리) △순한 감자볼(콘스프맛/어니언) △진한 맥앤치즈(더블치즈) 4종과 식사류 제품인 △순한 리조또 소스(토마토소고기/크림새우버섯) 1종 등 총 5종으로 구성됐다.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키요는 편식하기 쉬운 3~9세 아이들이 바른 입맛과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영양 설계와 재료 선별에 오랜 시간 공들인 제품"이라며 "아이, 부모 모두가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는 건강한 제품을 계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동후디스는 키즈식품에 이어 고령화에 발맞춘 ‘성인식’ 제품도 준비 중이다. 

일동후디스 키요 제품의 온.오프라인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지고 제품 라인업 확대까지 나선다면 향후 두 업체의 경쟁은 불가피해 보인다.


◇ 소비자 반응 좋아 "간 맞추기 어려웠는데...편하다, 여행갈 때 필수품"

소비자 반응도 좋다. 주부 손모 씨(39)는 "어린이용 조미 김은 (마트 매대에서)자주 떨어진다. (마트에)있을 때 사두는 편이다"면서 "첫째 때는 아이가 3살이 넘어가면서 (유아식품코너)이쪽을 둘러볼 일이 없었는데 둘째 때는 다르다. 간편히 먹일 수 있는 덥밮이나 국 종류가 다양해 바쁘거나 여행갈 때 항상 챙겨간다"고 말했다.

주부 임모 씨(42)도 "이유식을 먹일 때는 무조건 간을 안하고 먹였는데 아이가 커가면서 밥이나 반찬, 간식의 간을 맞추기도 어렵고 힘들다"면서 "카레나 짜장 등 간이 쎈 음식을 만들어 줄때도 어린이 전용 제품이 있어 안심하고 먹이고 있다"고 전했다.

어린이 간식 시장은 현재 매출이 정확히 집계되는 상황은 아니다. 시장 규모가 워낙 작다 보니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는 가정간편식 성장과 더불어 키즈식품 시장의 성장성은 밝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키즈식품 시장의 판매 비중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5대 5에서 점차 온라인이 더 커지고 있다"며 "온라인 매출이 정식으로 집계되지 않은 상황에서 400억에서 800억이 됐다는 추정만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키즈식품에 대한)아직은 홍보가 부족하다"면서 "홍보를 어떻게 하냐에 따라, 또 어린이들이 잘 먹으면 시장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