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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최저임금 인상의 그늘...무인시스템으로 긴축재정 나선 유통업계

롯데리아.맥도날드.버거킹, 키오스크 도입해 임금부담 낮추고 편의성 올려
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 업계도 무인편의점 운영 본격화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최저임금이 시간당 6470원에서 7530원으로 올랐다. 역대 최대규모로 인상된 최저임금에 대해 유통가는 어떤 표정일까.


역삼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점주는 최근 아르바이트생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A편의점은 오전 7시에 점주가 출근해 문을 열고 있다. 야간 아르바이트를 없애기로 했다.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16.4%(시급 6470원→7530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A편의점 점주는 “야간에 알바를 쓰면 월세와 잡비 등을 뺴고 남는 것이 없다”고 토로했다.


대치동 학원가에 위치한 B편의점도 사정은 비슷하다. B편의점 역시 고민 끝에 아르바이트생을 2월 부터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편의점은 점주의 가족들이 번갈아 가며 지키기로했다.


B편의점 점주는 "평일 야간에 10시간씩 알바를 쓰고 있는데 인상된 시급을 적용하면 한 달에 20만원 가량의 금액이 더 나가게 된다"면서 "본사에서 가져가는 수수료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인건비를 최대한 줄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자는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한티역과 선릉역, 대치동 학원가까지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의 점주와 아르바이트생 15명을 만났다. 이들의 최저임금에 대한 반응은 희망 혹은 절망적이 었는데 긍정적인 의견보다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았다.


“수입이 조금이라도 늘어나서 좋다”는 알바생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한결같이 “알바생이 일 자체를 구하기 어려워지거나 있던 알바생들도 줄줄이 해고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많았다. 실제로 취재한 편의점 9곳 중 6곳은 알바생을 자르거나 자를 계획을 염두해 두고 있었다.


취재 중 만난 한 알바생은 "패스트푸드점의 경우 비교적 일자리를 구하기 쉬었으나 무인결제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일자리를 얻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선릉역의 롯데리아와 버거킹, 대치동의 맥도날드는 무인결제시스템인 키오스크(Kiosk)를 실시하고 있었다. 버거킹은 지난해 9월부터 키오스크를 설치하고 있다.


맥도날드 역시 ‘미래형 매장 확대’라는 슬로건으로 빠른속도로 키오스크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전국 매장 200여곳에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패스트푸드점이 키오스크를 선택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업체 입장에서는 상주직원이 줄기 때문에 임금에 대한 부담이 없고 고객 편의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있다.


롯데리아는 현재까지 전국 1350개 매장 중 절반인 약 600개 매장에서 이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방문 고객 중 무인 주문 기기를 활용한 주문율은 전국 매장 평균 70~80%를 기록하며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매출 역시 기기 도입 후 약 10% 신장했다"고 밝혔다.


유통업계는 패스트푸드점 뿐만 아니라 전국 3만여개의 편의점에도 무인결제시스템이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지난 5월과 6월부터 무인편의점을 운영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미 정부가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한다고 발표를 했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은 더욱 확산 될 것"이라며, "인건비 부담을 느끼면 직원 수를 줄이는 현상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