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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1돌 기념 특별기고]나트륨 줄이기 식생활교육부터···업체 적극 동참해야

요즘 TV 한 프로그램에서 시작된 '짜파구리'가 유행이다.


나트륨 함량이 짜파게티는 1180㎎, 너구리는 1700㎎ 정도인데 '짜파구리'는 어떨까?


라면을 즐겨먹는 우리의 현실을 볼 때 나트륨 섭취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그 뿐인가? 패스트푸드 가운데 피자 한 조각(200g)이 1300㎎, 더블버거 한 개(200g)는 900㎎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한 성인의 하루 나트륨 권장량이 2000㎎임을 감안하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나트륨을 섭취하고 있는지 가히 짐작할 수 있다.


한 때 웰빙(well being) 바람이 불었고 언제부터인가 웰빙을 넘어 힐링(healing)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힐링 다음은 무엇일까?” 궁금증을 자아낼 정도로 그만큼 건강에 대한 관심은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웰빙이나 힐링 모두 우리의 식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건강한 음식이 웰빙과 힐링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편승하여 정부의 각 부처에서도 이와 관련된 사업을 만들어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의 식생활교육사업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나트륨 저감사업이 그러하다. 


양 부처의 사업이 국민의 건강을 위한다는 점에서는 공감이 가지만 사업의 중복성이라는 점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우리가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먹는 음식은 나트륨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일찍부터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며, 거의 모든 만성질환들이 짠 음식과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에 음식을 싱겁게 먹으면 고혈, 뇌졸중, 당뇨 등을 예방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도 많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우리의 식습관을 바꾸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해서인지는 몰라도 ‘식생활교육지원법’ 법률을 제정하여 건강한 식생활에 대해 교육하도록 하고 있다. 


‘식생활교육지원법’ 제1조에서는 “식생활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높이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국민의 식생활 개선, 전통 식생활 문화의 계승·발전, 농어업 및 식품산업 발전을 도모하고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목적 아래 구체적인 사업으로 식생활교육 및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이 법의 가장 주된 목적은 ‘국민의 식생활 개선’이며, 소관 부처는 농림수산식품부이다. 식생활교육을 위하여 2012년에 41억, 올해에는 46억원의 예산을 편성하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나트륨 줄이기 사업예산으로 올해는 작년보다 12억원이나 증액된 22억원이 책정되었다. 식약청에서는 나트륨 경감을 전국적 확산 및 공감대 형성을 위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소속 관계자를 대상으로 ‘나트륨 저감화 정책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나트륨 줄이기 운동을 위해 나트륨 줄이기 운동 홍보용(캐릭터, 포스터) 공모전, 나트륨 줄이기 범국민 참여주간 운영, 저나트륨 요리대회 등을 실시할 것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나트륨 줄이기 운동이 전국적 범국민 운동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


취지에는 공감을 하면서도 사업을 중복적으로 수행하면서 예산을 낭비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며, 사업이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하지 않는다. 각 부처가 분산하여 실시하는 경우에 바람직한 성과가 나타날 수 있을까? 


농식품부 및 식약청 모두 예산은 주로 교육, 홍보, 공익광고, 전문가 자문 등에 사용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결국은 한 한 부서로 통일하여 사업을 집행하는 것이 예산절약, 효율성, 성과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정책적 측면에서 이러한 사업을 별도로 추진하는 것보다 거시적이고 포괄적으로 사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농식품에서 통일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식약청에서는 영양 및 건강이라는 미시적 측면에서 교육을 한다고 하지만 이러한 사업은 농식품부 식생활교육에 없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의 소금섭취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일찍부터 지적되어 왔기 때문에 식생활 교육을 통해 나트륨 섭취를 줄이려는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식단에서 나트륨을 줄이는 것은 결코 단기간 내에 이루어질 수 없다.


어릴 때부터 몸에 베이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서 나트륨 저감 음식에 적응하지 못한다. 농식품부에서 어린이 식생활사업을 하면서 어린이 식품안전·영양 관련 교육·홍보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수립하여 집행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권장량을 표시하는 수준에서 머물 것이 아니라 제조단계에서부터 일정량 이상 첨가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나트륨을 줄이기 위해서는 가정에서의 노력도 중요하다. 가급적이면 저염된장이나 저염간장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노력 및 식생활교육에 제조업체가 적극적으로 동참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나트륨 과다 섭취의 위험성을 같이 표기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