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현장 > 칼빼든 정부...계열화사업자 방역책임 물린다

  • 등록 2017.03.27 16: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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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처분 인력.장비.매몰비용 부담, 수령거부 등 금지조항 신설
등록제 도입, 지위남용 등 불공정 거래행위 공정위 조사 의뢰
살처분 보상금 차등 지원, 삼진아웃제 도입, 정책자금 제한
AI 백신 접종 검토, 백신 전문팀 구성 AI 종독주 은행 구축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정부가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의 연례 발생 사전 차단을 위해 평시 방역을 강화하고 계열화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한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재수)는 지난 24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3층에서 'AI.구제역 방역 개선대책 축산단체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AI·구제역 방역 개선대책(안)'을 소개하고 의견을 받았다.

이번 개선안은 4개 분야 15개 주요과제를 중심으로 농장단위 차단방역과 계열화 사업자 책임을 강화하고 AI 백신 접종 검토 등의 내용이 담겼다.


농장단위 차단방역 강화 - 축사 정의 규정, 오리 비닐하우수 사육 금지, 남은 음식물 습식 사료 급여 금지

우선, 산란계, 오리, 육계 등 축종별.평사, 케이지 등 사육형태별로 '농장 차단방역기준'을 마련하고 시범운영을 통해 현장적용을 평가해 최적화한 기준을 마련한다. 또한 현재 2개 법에 나눠져 있는 방역.소독시설 기준을 '가축전염병 예방법'으로 일원화한다.

아울러 축산법에서 축사에 대한 정의 규정을 신설하고 하위법령에서 세부적인 기준을 마련한다. 

신규 오리 사육시설에 대한 재질 기준에 비닐하우스 사육은 금지된다. 신규 산란계 사육 농가는 EU 수준인 마리당 0.075㎡으로 상향 적용한다.

가금류의 남은 음식물 습식 사료 급여도 금지된다. 남은음식물 사료 및 음식물폐기물 사용 실태 단속을 강화하고 사료검사원에게 사법경찰관리 직무를 부여한다.

계열화사업자 책임.의무 강화 - 살처분 인력.장비.매몰비용 부담, 계열화사업자 등록제 도입

가축 소유권에 따른 방역책임을 명확히 한다. 이를 위해 오는 10월 축산계열화사업에 관한 법률 개정에 나선다.

현재 육계와 오리는 짧은 사육주기 등으로 2016년 기준 육계 91.4%, 오리 92.4%가 계열화사업으로 생산되고 있다.

계열화사업자는 사실상 가축 소유주임에도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따른 방역책임을 소홀히 한 경우 제재수단이 전무한 실정이다. 또한 가축소유주인 계열화사업자는 살처분 보상금을 지급받는 반면, 매몰비용 및 방역책임은 농장과 지자체가 부담하고 있다.

앞으로는 살처분보상금은 가축 소유자인 계열화사업자가 받아 농가와 배분하고 방역의무 및 발생시 살처분 보상금 감액, 매몰비 부담 등 책임을 부과한다.

계열화사업자는 위탁 사육 시 계약농가의 축산업 허가요건 및 차단 방역기준 등 준수여부를 의무적으로 확인해야 하며 계약농장에서 AI에 따른 살처분 시 인력 및 장비, 매몰비용 등을 계열화사업자가 부담해야 한다. 또 가축전염병 발생 정보공개 대상에 계열화사업자가 포함된다. 현재는 농장명, 소재지 등만 대상에 포함되고 있다.

일시이동중지명령도 전국, 권역별에서 계열화사업자 단위로 변경된다.

계열화사업자 등록제도 도입된다.

계열화사업자는 요건을 갖춰 시.도에 사업을 등록하고 방역책임 등 미준수 시 등록이 취소된다. 등록 자격은 육계 33만마리→50, 토종닭 12만→15, 산란계 6만→10, 오리 15만→20만마리로 강화된다.

5년 내 3회 이상 과태료 처분 시 등록이 취소된다.

계열화사업자의 방역책임을 표준계약서에 명확히 명시해 사업자등록 시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표준계약서로 계약하지 않거나 임의로 표준계약서에 명시된 방역 책임에 대한 세부기준 누락 또는 미준수 시 처분규정이 신설된다.


계열화사업자 불공정행위 근절 - 가축 수령거부, 위탁사업비 지연 등 금지조항 신설
농가 기본수익 담보 적정단가 계약서 명시,지위남용 등 불공정 거래행위 공정위 조사

계열화사업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계약관계 변질, 농가의 자생력 약화, 이익분배 형평성 등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특히 가축소유주로서 방역책임에 소홀하면서 살처분 보상금은 받고 매몰비용과 방역책임은 농가에 전가한다는 비난이 있었다.

이에 '축산계열화법' 재정비에 나선다.

농가 출하 가축의 수령 거부 또는 지체, 위탁사업비 지급 지연.감액, 품질기준 미달 원자재 공급, 무단 계약내용 변경, 사업자 영업손실금의 부담전가, 배타적 거래행위 등 금지조항이 신설된다.

또한 가축 폐사 시 사업자에게 원인규명 의무를 부과해 원인 불명 폐사의경우 사업자에게 손실부담과 보상 책임을 부과한다. 현행 과태료 3천만원 이하에서 5천만원 이하로 상향되고 중대한 위반행위에 대한 벌칙이 마련된다.

계약농가도 거래상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도록 공정거래를 위한 금지사항을 정하고 위반 시 처분근거를 신설한다.

아울러 농가의 기본수익을 담보할 수 있도록 표준계약서에 사육 보수, 사료.연료비 등 원자재의 적정 단가를명시해야 한다.

분쟁조정을 위해 가금단체에 불공정행위 신고센터 역할을 부여하고 접수 민원은 시.도 조사를 거쳐 농식품부가 검토한다.

일방적 거래거절, 거래강제, 거래상 지위남용 등 불공정 거래 행위로 의심되는 사안은 즉시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 의뢰한다. 신고는 공정위에 직접 신고하거나 농식품부를 경유할 수 있다.

특히 계열화사업자가 부당하게 농가에게 배타적거래를 하도록 하거나 농가가 타 사업자와 거래하는 것을 방해하는 중대한 거래질서 물란 행위는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살처분 보상금 지원방식 개편 - 규모별 5단계 차등 지원, 삼진아웃제 도입

살처분 보상금 평가 시 방역규정 준부 여부를 농장주가 직접 입증하는 방식이 도입된다. 이에 따라 의무 부과 항목은 농장주가 직접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산란용가금의 보상금 산정 시 생산비는 규모별로 차등 5단계로 나눠 보상 기준을 현실화한다. 객관적인 보상금 지급으로 과잉지급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AI.구제역 발생 이력이 있는 농가는 정책자금 지원을 제한하고 삼진아웃제를 도입해 고병원성 AI, 구제역 반복 발생 농가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펼친다. 최근 5년간 1회 발생 시 영업정지 1개월, 2회 발생 시 영업정지 3개월, 3회 발생 시 축산업 허가가 취소된다.

AI 백신 접종 검토 - 백신 전문팀 구성, AI 종독주 은행 구축

정부는 AI 백신 전문팀을 구성해 연구용역, 전문가 자문, 해외사례 분석 등을 통해 AI 백신 접종 타당성을 검토한다.

현재 국내는 비상시 대비한 국내 백신 연구 및 수급체계 구축이 미흡하고 선진국과 같은 발생상황별 백신 접종 시나리오가 미비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국은 AI 백신 미접종, 선진국은 살처분만으로 AI 확산방지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사용을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 접종사례는 없다.

AI 종독주 은행을 구축하고 백신 제조기술을 확립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한돈협회, 오리협회, 양계협회, 한우협회, 육계협회, 토종닭협회, 낙농육우협회, 사슴협회 등 축산단체가 참석했다. 축산단체는 이날 간담회에 앞서 ▲살처분보상금, 매몰비용 전액 국가 지급, ▲가축방역세, 삼진아웃제 신설 즉각 철회 등을 정부에 촉구하고 나서 향후 이번 대책을 놓고 정부간 갈등이 우려되고 있다.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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