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의 장남 정용진 부회장이 그룹 총괄 역할과 이마트 사업을 정 부회장의 여동생 정유경 총괄사장이 백화점과 면세점 사업을 맡으면서 구분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현재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가운데 이마트 사업에 특히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이마트를 더욱 이마트답게 만들겠다"고 밝히는가 하면 SNS를 통해 이마트 자체 식품 브랜드인 피코크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또, 올해 하반기 개장 예정인 복합쇼핑몰 하남 유니온스퀘어 사업에는 1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6년 만에 '부'자를 뗀 정유경 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은 백화점 사업을 진두지휘하면서 새로운 역점 사업인 면세점 사업도 이끌고 있다. 백화점은 올해 하남·김해·대구점 개장과 강남·센텀시티점 증축 등이 예정돼 있다. 정 총괄사장은 오는 5월 신세계 본점에 문을 여는 면세점 준비상황을 보고받으며 꼼꼼히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괄사장은 이와 함께 화장품 제조업에 뛰어드는 등 화장품 사업 확대도 모색하고 있다.
6년 만에 '부'자를 뗀 정유경 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이 실력을 본격 검증받는 시험대에 오른다.
그동안 정 총괄사장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의 뒤에서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화장품을 시작으로 핵심사업인 백화점과 면세점 등을 강화하며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번 강남점 증축 오픈은 정 총괄사장의 승진 후 첫 작품이다. 그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정 총괄사장이 직접 사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사업 부문은 정용진 부회장이, 백화점 사업 부문은 정유경 총괄사장이 양분해 경영하는 모양새지만 각 부문이 보유한 계열사는 매출 규모에 차이가 있다.
신세계그룹 계열사는 총 30여개사로 이중 이마트가 20여개, 신세계가 10여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출 역시 이마트가 신세계의 4∼5배에 이르는 상황이다.
지분율을 보면 정용진 부회장이 정유경 총괄사장보다 우위에 있고, 이마트와 신세계의 지분율은 이명희 회장이 18.22%, 정용진 부회장 7.32%, 정유경 총괄사장 2.51% 순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명희 회장이 정유경 총괄사장에게 중책을 맡긴 만큼 남매에게 동등한 경쟁의 기회를 주고 실적에 따라 후계구도에 반영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아직 아무것도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