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공행진한 식품가격이 날씨가 괜찮다면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내림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런던 소재 국제곡물위원회(IGC)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전세계적인 밀 재배지가 3.1% 늘어 2억2400만ha에 달하고 밀 생산량은 4% 증가해 6억7000만t에 이를 것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지난 한해 식품가격 상승으로 밀과 옥수수, 대두 가격은 2008년 이래 최고치에 달했다. 이런 현상은 세계적인 소요사태를 촉발했으며 최근의 중동지역 반정부 시위발생에도 일조했다.
보고서는 특히 러시아와 브라질, 호주에서 밀 등의 재배지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지난해 극심한 가뭄을 겪어 밀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러시아의 경우 올해에는 밀 재배지가 15% 이상 늘어나고, 대두 수확을 시작한 브라질은 올해 대두 생산량이 역대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달까지만 해도 날씨 사정이 나빠 작물재배에 대한 악영향이 우려됐던 아르헨티나도 올해는 강우량이 적절해 대두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적인 식품가격 상승에 영향을 받아 미국 농민들도 올해 작물 재배지를 400만ha 늘려 1억300만ha에 작물을 심을 것으로 미 농무부가 지난주 보고서에서 밝혔다. 농무부는 올해 옥수수와 대두 재배지가 각각 4.3%, 0.3%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예측기업인 IHS 글로벌 인사이트도 최근 보고서에서 기후재앙을 겪었던 일부 지역의 기후가 호전됨에 따라 세계 식품가격 상승세는 올해 하반기에 다소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유가 상승이나 일부 지역의 임금상승 등 인플레이션 유발요소들이 농업부문에도 영향을 미쳐 식품가격 상승세 완화를 저지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 작물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다 하더라도 인구 대국인 중국과 인도에서 임금이 올라 식품수요가 늘어나면 세계 식품공급 문제는 장기적으로는 쉽사리 해결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