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국내 관절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제도 변화가 예고됐다. 소 연골 원료가 재평가에서 기능성 근거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해당 원료를 주로 사용해온 제품은 시장 존속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가 최근 행정예고한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 일부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뮤코다당·단백 원료로 허용되던 소·양·사슴 연골조직이 제외된다. 앞으로는 돼지·닭·상어 연골만 사용이 가능하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원료 재평가 과정에서 일부 축종에 대해 기능성 근거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삭제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식약처는 “삭제한 일부 축종은 작년 재평가 결과 기능성 확인 근거자료가 없었고, 관련업계에도 삭제 축종관련 기능성 근거 자료가 있는 경우 제출도 요청했으나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국내 관절 건기식 시장 판도를 흔들 가능성이 크다. 특히 소 연골 기반 원료에 의존해온 제품이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식약처 통계에 따르면 콘드로이친 생산량은 2021년 8.9톤에서 2023년 75.4톤으로 증가해, 2년 사이 약 8.5배(741%)나 뛰었다. 건강기능식품뿐 아니라 일반의약품까지 경쟁적으로 출시되며 소비층을 넓히고 있다.
이 가운데 소 연골 원료 퇴출은 업계의 제품 전략에 큰 전환점을 요구하고 있다. 관절 건강 기능성 원료는 발효 기반 성분, 난각막가수분해물(NEM), 보스웰리아 추출물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으며, 시장의 무게 중심이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영엔에스는 지난 5월 신규 개별인정형 원료 ‘히알루론산’ 승인을 받으며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해당 원료는 1일 240mg 섭취 시 ‘관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종근당건강은 난각막가수분해물(NEM)을 적용한 ‘관절연골엔 난각막NEM’으로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콜라겐·히알루론산 등 연골 구성 성분을 복합적으로 담아내며, 출시 6개월 만에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코스맥스바이오의 보스웰리아 추출물, 동국제약의 나한과박 추출분말, 콜마비앤에이치의 타마린드강황주정추출복합물(TamaFlexⓇ) 등 다양한 신소재가 속속 개별인정을 획득하며 관절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다만 소비자가 즉각 혼란을 겪을 상황은 아니다. 식약처는 “개정안은 시행일 이후 제조·가공·수입되는 제품부터 적용된다”며 “기존에 제조가 완료된 제품은 판매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종 고시는 올해 말~내년 초 확정될 예정으로, 관절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대체 원료를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