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유럽 대표 유통기업 까르푸(Carrefour)가 이탈리아 시장에서 전면 철수한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까르푸는 이탈리아 내 대형마트 41개, 슈퍼마켓 315개, 편의점 820개, 창고형 아울렛 12개 등 총 1,188개 지점을 운영해왔으나, 2024년 영업손실 6,700만 유로와 순현금흐름 -1억8,000만 유로를 기록하며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다.
지난달 24일 이탈리아 식품기업 뉴프린스(NewPrinces)가 까르푸 이탈리아를 10억 유로에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부동산 가치 4억2,000만 유로가 반영된 이번 거래는 올해 3분기 내 마무리될 전망이다. 계약 조건에 따라 뉴프린스는 최소 2억 유로를 투자하고, 까르푸는 2억4,000만 유로를 지원한다.
뉴프린스는 파스타, 유제품, 통조림 등 30여 개 브랜드를 보유한 식품기업으로, 2024년 매출 28억 유로를 기록했다. 최근 일본 미쓰비시로부터 영국 프린스(Princes)를 인수한 데 이어 크래프트 하인즈 이탈리아의 영유아식 브랜드 Plasmon과 Aproten 등을 추가 인수하는 등 공격적 M&A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까르푸 인수로 뉴프린스는 이탈리아에서 매출 2위, 직원 수 1위의 식품기업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탈리아 내 유통 시장 재편은 한국 식품기업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까르푸 브랜드가 3년 전환기를 거쳐 GS 체인으로 부활할 예정인 가운데, 아시아 식품과 건강식품 분야 진출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 또한 에셀룽가(Esselunga), 코나드(Conad), 쿱(Coop) 등 토착 유통채널과의 협력도 병행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aT 관계자는 “뉴프린스가 제조와 유통을 아우르는 수직적 통합 전략을 본격화하는 만큼 K-푸드 기업은 현지 바이어 미팅, 공동 프로모션, 맞춤형 제품 포트폴리오 구성 등 다각도의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