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태국에서 건강, 환경,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물성 식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 트렌드의 확산과 함께 식물성 단백질을 선택하는 소비자층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고령화·식량안보 이슈 등과 맞물려 태국 시장의 장기적인 성장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식물성 식품 시장은 연평균 약 10.5% 성장 중이며, 태국 시장 역시 2019년 280억 바트(약 1조 2천억 원)에서 2024년 450억 바트(1조 9천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10% 수준으로, 이는 글로벌 평균에 필적한다.
태국 무역정책전략사무국(TPSO)과 크룽타이 컴패스(Krungthai COMPASS) 등 현지 산업 연구기관은 식물성 식품이 국내외 수출 산업의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며, 정부 차원의 저비용·고영양 식물성 식품 개발과 유통망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태국에서는 식물성 식품이 더 이상 채식주의자만의 식단이 아닌 일상 식사의 일부로 자리잡고 있다. 육류 섭취를 줄이는 플렉시테리언 소비층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향후 10년 내 육류 소비의 25%가 식물성 단백질로 대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품군 역시 다양화되고 있다. 단순 육류 대체를 넘어 식물성 우유, 계란, 간편식, 냉동식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고 있으며, 도시락·국수·스파게티 등 일상 메뉴로 소비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가격 역시 일반 간편식 수준(30~60바트)으로 접근성이 높다.
소비자들은 식품을 고를 때 ‘비건 인증 여부’, ‘단백질 원천’, ‘성분 표기’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있으며, 이를 반영한 패키징 개선 및 라벨링 전략도 새로운 마케팅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태국의 식물성 식품 시장은 세븐일레븐(7-Eleven), 마크로(Makro), 온라인 쇼핑몰 등 대형 유통채널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태국 CP ALL 자회사 CP RAM, 네슬레(Nestlé) 등 대형 제조사들이 자사 브랜드 또는 외식업체 연계 B2B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CP-RAM은 ‘VG for Love’ 브랜드를 론칭해 세븐일레븐을 통해 식물성 도시락을 판매 중이며, 제품에는 비건, 락토, 오보 등 다양한 채식 유형에 맞춘 라벨을 적용했다. 글로벌 브랜드인 네슬레는 냉동 제품으로 B2B 시장에 진입한 후 B2C로 확장 중이며, 식물성 버거 패티 등 다양한 시제품을 외식업체와 협업해 선보이고 있다.
aT 관계자는 “태국 소비자들은 식물성 성분, 인증 마크, 성분 투명성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성향이 있어, 비건 김밥, 채식 도시락, 국물요리형 간편식 등 한국형 식물성 K-푸드는 프리미엄 건강식으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지 라벨링 규정에 맞춘 포장 디자인과 가격 접근성, 대형 유통망과의 B2B 채널 확보가 병행될 경우, 태국 내 안정적인 시장 진입뿐만 아니라 동남아 전체로의 확장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