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정국이 혼란한 틈을 타서 식품업계가 마구잡이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팔도비빔면’ 등을 제조하는 팔도는 14일부터 자사 라면과 음료 브랜드 가격을 최대 8% 대까지 인상한다. 자사 제품 가격을 올린 건 2022년 10월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팔도비빔면은 기존 1100원에서 1150원으로 4.5% 인상된다. 왕뚜껑은 1400원에서 1500원으로 7.1%, 남자라면은 940원에서 1000원으로 6.4% 오른다.
대표 음료 제품인 비락식혜 캔(238ml)은 1200원에서 1300원으로 8.3% 올린다. 1.5L 제품은 4500원에서 4700원으로 4.4% 인상될 예정이다. 팔도 측은 “원부자재 및 물류, 인건비 등 생산 원가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농심은 지난달 제품 신라면 가격을 기존 950원에서 2023년 6월 수준인 1000원으로 다시 올린 바 있다. 앞서 농심은 2023년 7월 정부의 가격 인하 권고 이후 신라면 가격을 인하했다. 짜파게티, 안성탕면 등 다른 라면 제품의 가격도 각각 8.3%, 5.4% 올렸다.
오뚜기도 27개 라면 중 16개 제품 출고가를 평균 7.5% 인상했다. 삼양식품은 연내 라면 제품은 가격을 동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후플레이션’ 역시 식품 가격을 압박하는 새로운 축으로 등장하고 있다. 브라질·베트남의 커피 원두 생산량이 급감하고, 서아프리카의 코코아 생산도 타격을 입으면서 커피와 초콜릿 가격도 오름새가 심한 상태다.
여기에 최근 경북 산불로 전국 사과 재배면적의 9%가 피해를 본 데다, 마늘과 고추 등 주요 채소류도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3.6%로 2023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먹거리 물가는 공급이나 원가로 설명할 수 없다”면서 “기후 변화나 정치적인 상황도 상당한 부분 반영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