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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식품업의 최대 보물 창고

규모·수익·시너지 등 요소 골고루 갖춰
올 10조 시장, 대기업 싹쓸이 위기감 팽배


10조원 규모의 국내 식자재 유통시장. 음식물 쓰레기 낭비 15조원. 먹고 버리는 돈이 단일 분야로는 최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중 식자재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는 반면, 음식물쓰레기는 재활용으로 그 비용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국내 식자재 유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식자재 유통이야말로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폭리를 취하거나 시장을 왜곡시키는 주범(?)으로 인식돼 온 가운데, 땅따먹기 시장 선점경쟁이 하늘을 치솟고 있다. 이른바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하고 있는 것이다.

의·식·주 중의 혈맥 식자재 유통시장. 과연 누가 이 시장을 평정할 것인가.

물론 우리네 할머니들께서 손자·손주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동네시장에서 온종일 쭈그린 채 밭에서 따다 파는 고추 등에서부터 동네 수퍼마켓 등 최소단위 유통을 거론하는 것은 아니다. 자금?조직력을 앞세워 천하통일을 꿈꾸는 자들이 벌이는 게임의 법칙에 눈길이 가는 것이다. 이 법칙에는 국내외 업체 할 것 없이 이 땅에서 혼전투구하며 혈전에 들어가 있다.

식자재 업계는 급식 분야는 물론 자체 유통시장이 급 성장할 것으로 보고, 종합 푸드사로 기반을 다지는 한편 곧바로 식자재유통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다.

급식시장이 어느정도 안정화된 길목에 접어들고 있는데 비해, 식자재 유통시장은 날로 확대되고 있어 중소 위탁업체·대기업 할 것 없이 기존 위탁시장은 물론 비 위탁급식(학교·산업체직영) 시장에도 적극 공략해 들어가고 있다.

국내 급식, 외식 등 업소용 식자재 유통시장이 올해 약 10조원 규모에서 2004년 13조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향후 GDP 성장 추세가 계속되면서 식자재유통 시장은 거대시장으로 확대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 시장은 대기업 급식업체는 물론 역량있는 전문 위탁급식 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했다.

업소용 식자재 부문은 크게 비 위탁 급식, 위탁급식, 기업형 외식, 비 기업형 외식 시장으로 나뉜다. 부문별 시장규모로는 오는 2004년 업소용 식자재 13조원, 위탁급식 3조원, 외식 25~30조원, 기업형 외식 4억5000만원, 물류 10~20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같은 미래시장에 주도하기 위해 단체급식 위주의 LG 아워홈ㆍ삼성 에버랜드ㆍ신세계푸드시스템ㆍCJ푸드시스템 등 대형 업체들은 외식부문 등 사업영역을 확대해 수요처를 넓히는 한편, 전산화 및 전처리시스템 등 유통물류 시설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두산ㆍ대상ㆍ오뚜기 등 식품 주도형 사업자는 상품구색 다양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지역별로 전문성 및 노하우에서 크게 앞선 전문 위탁업체들도 식자재사업 강화에 힘쓰고 있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이미 식품사업 전 영역에 걸쳐 입지를 굳힌 만큼 식자재 유통시장에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며 “유통효율 개선은 물론 전처리시스템을 활용해 식품 안전성도 월등하다”고 내세웠다.

국내 식자재 유통시장은 현재 중소형 도매상 2천여 점이 난립한 다단계 구조로 자리하고 있어 유통 효율성이 선진국과 비교해 크게 낙후된 상태다. 비 위탁급식 및 외식 경로 시장 주도자가 없어 표준을 제시하지 못해 그만큼 질적 수준 향상이 이뤄지고 않고 있다. 위생 쪽도 유통과정에서 제대로 검수가 안된 상태에서 식탁까지 오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현재 대기업 및 전문 식자재유통 업체들의 점유율도 중소형 도매상에 비해 턱없이 낮다.
농산물 유통단계를 보면 제조업체·산지 ▶출하단체·수집상 ▶도매시장 ▶중도매인 ▶유통업체 ▶중상 ▶외식·급식업체의 과정을 보이고 있다.
반면 선진국 시스템은 제조업체·산지 ▶유통업체 ▶직판인력 ▶외식업체로 2단계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엔 다단계 구조 극복을 통해 유통 경로 장악력 및 대 고객 서비스 수준 제고가 요구되고 있다.
식자재 유통시장 장악이 가속화되면 비 위탁급식 식자재 공급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중소 위탁 업체의 한 관계자는 “학교 부문서도 이같은 유통경로의 차이가 현격히 발생한다. 이미 산지 재배 및 계약재배를 통해 유통경로를 줄이고 대량구입으로 가격경쟁력을 높여 식자재 납품 사업도 크게 일어나고 있다”며 “자체 위생처리 시스템을 한 단계 더 거치기 때문에 유통은 물론 위생 면에서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했다.

업체들은 우선 1차 상품 유통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급식시장 납품확대, 직판 영업부서를 통한 지역 권역별 커버리지 확대, 대기업의 경우 초등학교 급식에서 기존 가공품에서 농수축산물 비중을 높이고 있다.
특히 일부 대기업은 가공상품 경로를 통해 1차 농수축산물을 공급하는 한편 농수축산물 대리점 경로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문제도 있다. 농수축산물은 시장규모 측면에서 매우 매력적이나 유통경로 및 인프라 확보가 어렵다.
산지 직거래를 통한 마진 향상 기회가 제한적이고 가격 등락에 따른 위험부담이 있어 전문인력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또 기존 가공품 전문 중개상의 1차 상품취급 노하우 축적은 물론 농축수산물과 가공품의 원스톱 딜리버리를 위해 물류 설비 설치가 요구되고 있고, 가공품 대비 조직화가 미흡한 1차 상품 전문 중개상들과의 거래관계 구축도 해결해야 한다.

여기에다 지역 중소 전문업체에 비해 물류비가 높은 실정이다.

대기업 관계자는 “당장 가격 면에서 시장의 큰 틀을 거스를 수 없고, 경매를 통한 조달도 규모의 확대가 미흡하면 유통단계 증가에 따른 마진 경쟁력 약화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