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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해썹(HACCP) 현황 및 내실화를 위한 노력

안영순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인증사업이사

2020년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코로나19를 세계적인 팬데믹(pandemic)으로 선포하였다. 우리나라는 정부와 국민들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대처로 확진자의 증가추세가 주춤하였지만 재확산되는 양상이 반복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 되었다. 


이렇다 보니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 대신 ‘집밥’이 트렌드로 떠오르는 등 우리나라의 식문화 양상이 크게 바뀌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가정간편식 생산실적이 2017년 2.7조원에서 2024년 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또한 요리에 사용되는 가공식품에 대한 소비가 증가됨에 따라 식품안전 사고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최근 중국산 절임배추 동영상 보도 등으로 식품안전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식품안전관리 강화가 중요하며, 정부에서 주요 식품안전정책으로 해썹(HACCP) 인증 제도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식품안전사고 빈도와 심각성을 낮추기 위한 해썹(HACCP) 인증 제도의 내실화가 더욱 중요해졌다.


해썹(HACCP) 내실화를 위한 노력


2012년 사후관리 시 HACCP운영 우수 업체에게는 인센티브를 주고, 부족한 업체는 기술지원을 통하여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차등관리제’를 도입하였으며, 2015년에는 4가지 주요 안전조항을 위반하는 경우 및 정기조사․평가 결과가 60점 미만인 경우 즉시 인증을 취소하는‘원스트라이크 아웃제(One-strike-out)’라는 행정조치를 시행하였다. 그 이후 매년 실시하는 정기 조사·평가를 불시평가로 전환하여 사후관리를 강화하였다. 또한, 2020년도에는 축산물 의무적용업체의 안전관리를 위해 “사전인증제도”를 도입하여 관리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인증원에서는 2018년도부터 과학화 장비(적외선온도계, 조도계 등 약 37종)를 활용하여 과학적이고 현장 중심적인 해썹(HACCP)심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해썹(HACCP) 인증업체의 운영수준 검증 등을 통해 식품안전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올해는 업체에서 매년 반복적으로 지적을 받고 있는 사항과 식품사고 및 법 위반과 관련된 부분에 대하여 중점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해썹(HACCP) 발전 방향


현재 햄과 소시지 등 식육가공품을 만드는 식육가공업에 대한 해썹(HACCP) 의무적용이 2024년까지 시행되고 있으며, 2023년부터는 포장육을 만드는 식육포장처리업체에 대해서도 해썹(HACCP) 의무적용이 시작된다. 2020년도 말 기준으로 해썹(HACCP) 인증 가공 제품은 전체 가공품 생산량 대비 87.5%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계속적인 해썹(HACCP) 의무적용 확대로 HACCP적용 업체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식품시장의 글로벌화,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등 각종 급격한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국민에게 안전한 식품을 보급하기 위해서는 해썹(HACCP) 제도 내실화 등에 대한 노력은 계속 되어야 한다.


해썹(HACCP) 내실화를 위해 가장 우선 되는 것은 인증업체에서 올바른 해썹(HACCP) 기준을 상시 운영할 수 있도록 업체 자체의 자율관리 능력을 제고하는 것이다. 반대로 법을 위반하거나 관리가 미흡한 업체에 대해서는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해썹(HACCP)운영을 잘하고 있는 업체에게는 안전한 제품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되 해썹(HACCP)운영에 어려움이 있거나 관리가 필요한 업체는 업체의 수준과 생산 제품의 특성 등을 고려한 지원 또는 점검으로 미흡사항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과학화 장비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생산 현장의 문제점을 과학적으로 진단하고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 2020년 식품의약품 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내 식품․축산물산업은 제조·가공업소의 경우 2019년도 기준으로 전체 대비 81.2%가 10인 미만의 소규모 업체이며,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해썹(HACCP) 적용과 운영이 어려운 여건이다. 이를 위해 인증원에서는 인증 준비업체의 준비단계에 따라 전문기술상담, 맞춤형 현장 기술지원, 중요관리점(CCP) 미생물 검사 등의 무상기술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해썹(HACCP)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를 대상으로 사후관리기술지도, 과학화 장비를 활용한 검증기술지도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 중에 있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인증원에서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발맞춰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해썹(HACCP)에 접목해 식품제조과정에서 가열(살균)온도, 금속이물 발생 여부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자동으로 기록하는‘스마트 해썹(Smart HACCP)’보급에 힘쓰고 있다. 식품업체에 스마트 해썹(Smart HACCP)이 도입된다면 데이터 위변조, 작업자의 숙련도와 부주의에 의한 식품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으며, 한계기준 이탈 시 신속한 대처로 해썹(HACCP) 신뢰도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의 식품현대화법, 일본의 전 식품에 대한 해썹(HACCP) 적용 등 주요국들의 식품안전관리정책 방향은 ‘농장에서 식탁까지’ 안전하게 관리한다는 기본 원칙하에 각국의 제도와 산업적 특성 등을 기반으로 국가식품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지속적인 내실화를 통해‘한국형 해썹(HACCP)’을 공고히 하고 적용분야를 지속적으로 발굴, 확대하여 세계적 흐름과 부합하는 식품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