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 발족해서 올해로 22년을 맞이하는 한국식품유통학회의 12대 회장으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허길행 부원장이 20일 선출됐다. 식품유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임 허길행 회장을 만나 식품유통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에 대해 들어 보았다.
| ▷ 한국식품유통학회에 대한 소개한다면 한국식품유통학회는 사회과학적으로 식품유통에 관한 이론과 실제를 연구해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 식품업계에 적용, 보급시키고 있다. 농수산물, 가공식품, 수입 농산물 등을 다루는데 주로 농수산물의 국내 유통에 대해 연구한다. 회원은 학계와 유통관련 업체 및 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25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학회의 활동은 동계, 하계로 연 2회 학술발표회가 있는데 동계에는 주로 회원들의 연구성과를 발표하고 하계에는 주요현안을 놓고 심포 지엄을 개최하고 있다. 또한 회원들의 연구 실적을 모아 연 3, 4회 학회지를 발간한다. 3월 초에는 홈페이지를 열 예정이다. |
농수산물 유통의 가장 큰 문제는 효율성과 공정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유통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거래단위가 대량화돼야 하는데 생산규모가 적어서 어렵고, 공정성은 표준규격화가 이뤄져 시장정보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신속하게 전해져야 거래의 투명성이 확보되게 되는데 지금은 생산자에게 정보력이 너무나 없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가질 수가 없다.
▷ 식품 유통의 개선방향은
유통과 생산은 따로 놓고 생각할 수 없다. 생산이 대량화돼서 생산비가 절감돼야 유통비도 당연하게 줄어드는 것이다. 유통에서 신경쓰고 있는 것은 저장ㆍ보관 기술이다. 얼마나 오랜 시간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느냐가 중요하다. 예냉 기술 같은 것이 발전해야 한다.
채소나 고기는 적당한 온도를 유지하면 오랫동안 보관해도 신선도가 유지된다. 물론 비용은 더 많이 들겠지만 그만큼 가격이 비싸지기 때문에 마진도 커진다
▷ 직거래, 친환경농산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농산물 직거래는 적합하지 않다. 직거래는 생산자가 대규모여서 대량 거래가 이뤄져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대량 거래가 어렵고 수요자를 발견하고 장소를 섭외하는 등의 탐색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단점이 있다.
이벤트로 장터를 열거나 할 수 있지만 영역을 넓혀가는데는 한계가 있다. 친환경농산물의 경우에는 분명 수요는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비용과 합리성을 고려해 균형을 맞추는 것이 관건이 된다고 본다. 최근 광우병, 조류독감 등의 문제를 보면 특히 축산분야는 빨리 도입해야 할 필요가 있다.
▷ 올해 학회 활동의 중점 방향은
학회는 연구기관이기 때문에 중점방향을 따로 정해놓진 않는다. 다만 관심이 가는 일은 25일 개장한 강서 농산물 도매시장이다. 현재 농수산물 시장은 경매제로 운영되고 있다.
경매는 공정성이, 도매는 효율성이 높다. 그런데 강서 도매시장은 경ㆍ도매를 동시에 도입해 운영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선 최초로 농산물 도매제가 도입되고 한 시장에 두가지 체계가 공존하게 된다. 초기에는 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그에따른 논의를 계속해서 해야 할 것이다.
이승현 기자/tomato@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