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은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하여서는 안 되는데 치과의사인 피고인이 2011. 10. 7. 자신이 운영하는 치과병원에서 보톡스 시술법을 이용하여 눈가와 미간의 주름 치료를 하여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기소됐다. 이에 대해 제2심 고등법원은 의료법상 치과 의료행위는 치아와 주위 조직 및 구강을 포함한 악안면 부분에 한정되는데 이 사건 보톡스 시술은 눈가와 미간에 한 것으로서 치아 주위 및 악안면 부분에 시술한 것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했다. 이는 제1심판결과 동일한 결과다. 이 사건의 쟁점은 ‘보톡스 시술법을 이용한 눈가와 미간의 주름 치료’가 치과의사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여 의료법 위반의 처벌대상이 되는지이다(대법원 2016. 7. 21. 선고 2013도850 전원합의체 판결). 제1심과 제2심은 유죄를 인정했지만 대법원은 원심인 고등법원의 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고등법원으로 되돌려 보냈다. 대법원의 판결이유를 살펴보자. 치과의사인 피고인이 보톡스 시술법을 이용하여 환자의 눈가와 미간의 주름 치료를 함으로써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하였다고 하여 의료법 위반
피고인은 전남 영광군 법성포에서 굴비처럼 가공한 중국산 부세를 20,000원짜리 점심 식사나 25,000원 내지 55,000원짜리 저녁 코스요리에 굴비 대용품으로 사용했으며, 식당에서 사용되는 중국산 부세의 크기는 25~30㎝로서 1마리당 5,000원 내지 7,000원 정도인데 같은 크기의 국내산 굴비는 1마리에 200,000원 내외의 고가이고, 피고인이 국내산이라고 표시한 소고기, 돼지고기, 해산물, 생선은 이 사건 식당에서 제공되는 여러 요리와 반찬들 중 일부의 식재료였다(대법원 2017. 6. 8. 선고 2015도12932 판결). 또한 피고인이 손님들로부터 ‘이렇게 값이 싼데 영광굴비가 맞느냐’는 질문을 받는 경우 중국산 부세를 전남 영광군 법성포에서 가공한 것이라고 대답하였다. 이러한 경우에 피고인에게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을까? 참고로 형법 제347조에서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함으로써 사기죄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위 사건에서 고등법원은 피고인의 기망행위와 손님들의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음을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 부분을 유
환자의 사전의료지시가 없는 상태에서 회복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진입한 경우에는 환자가 의식의 회복가능성이 없으므로 더 이상 환자 자신이 직접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여 진료행위의 내용 변경이나 중단을 요구하는 의사를 표시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대법원 2009. 5. 21. 선고 2009다17417 전원합의체 판결)에 연명치료 중단의 요건으로서 환자가 회복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진입한 것을 인정한 후에 이러한 경우 연명치료 중단을 구하는 환자의 의사를 추정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담당 주치의, 진료기록 감정의, 신체 감정의 등의 견해에 따르면 환자는 현재 지속적 식물인간상태로서 자발호흡이 없어 인공호흡기에 의하여 생명이 유지되는 상태로서 회복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진입하였고, 환자의 일상생활에서의 대화 및 현 상태 등에 비추어 볼 때 환자가 현재의 상황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았을 경우 현재 시행되고 있는 연명치료를 중단하고자 하는 의사를 추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9. 5. 21. 선고 2009다17417 전원합의체 판결)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다수의견과 달리 주목할 만한 반대의견이 있다. 대법관 안대희, 양창
지난 기고에서는 인공호흡기 제거, 즉 연명치료의 중단 허용 기준에 대한 대법원의 다수의견을 살펴봤고 이번에는 별개의견 및 반대의견을 검토하고자 한다(대법원 2009. 5. 21. 선고 2009다17417 전원합의체 판결). 먼저 반대의견이다. 생명에 직결되는 진료에서 환자의 자기결정권은 소극적으로 그 진료 내지 치료를 거부하는 방법으로는 행사될 수 있어도 이미 환자의 신체에 삽입, 장착되어 있는 인공호흡기 등의 생명유지장치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치료를 중단하는 것과 같이 적극적인 방법으로 행사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환자가 인위적으로 생명을 유지, 연장하기 위한 생명유지장치의 삽입 또는 장착을 거부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록 환자의 결정이 일반인의 관점에서는 비합리적인 것으로 보이더라도 의료인은 환자의 결정에 따라야 하고 일반적인 가치평가를 이유로 환자의 자기결정에 따른 명시적인 선택에 후견적으로 간섭하거나 개입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이미 생명유지장치가 삽입 또는 장착되어 있는 환자로부터 생명유지장치를 제거하고 그 장치에 의한 치료를 중단하는 것은 환자의 현재 상태에 인위적인 변경을 가하여 사망을 초래하거나 사망시간을 앞
회복 불가능한 환자가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에 병원은 인공호흡기를 제거할 수 있을까? 제거할 수 있다면 어떠한 요건이 필요할까? 제1심과 제2심은 물론 제3심 대법원에서도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라며 환자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의 판결요지를 통해 연명치료의 중단허용기준을 살펴보자(대법원 2009. 5. 21. 선고 2009다17417 전원합의체 판결). 의학적으로 환자가 의식의 회복가능성이 없고 생명과 관련된 중요한 생체기능의 상실을 회복할 수 없으며 환자의 신체상태에 비추어 짧은 시간 내에 사망에 이를 수 있음이 명백한 경우(이하 ‘회복불가능한 사망의 단계’라 한다)에 이루어지는 진료행위(이하 ‘연명치료’라 한다)는, 원인이 되는 질병의 호전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의 호전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에서 오로지 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하여 이루어지는 치료에 불과하므로, 그에 이르지 아니한 경우와는 다른 기준으로 진료중단 허용 가능성을 판단하여야 한다. 이미 의식의 회복가능성을 상실하여 더 이상 인격체로서의 활동을 기대할 수 없고 자연적으로는 이미 죽음의 과정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는 회복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이른 후에는, 의학적으로
약사가 안내도우미를 고용해 호객행위를 한 사건에 대해 대법원은 원심의 무죄 판결을 뒤집고 원심으로 되돌려 보냈다(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0도18062 판결). 원심은 왜 무죄를 선고했을까? 원심의 판례를 살펴보자(서울동부지방법원 2020. 11. 27. 선고 2020노37 판결). 피고인들은 용역업체를 통해 안내도우미를 공동으로 고용하여 방문할 약국을 지정하지 않은 환자들을 상대로 정해진 순번에 따라 피고인들의 약국으로 안내하게 하였고 이에 따라 환자들이 피고인들의 약국을 이용하게 되었으므로,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불특정 다수인 환자들의 자유로운 약국 선택권이 침해되었고 이에 관하여 피고인들이 공모하였다고 볼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약국 개설자로 하여금 호객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기초사실과 이 사건 공판절차에 제출된 자료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당시 피고인들에게 이러한 공동도우미 제도가 호객행위에 해당하고 이로 인하여 불특정 다수인 환자들의 자유로운 약국 선택권을 침해하거나 의약품 판매 질서를 어지럽게 한다는 인식이 있었음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피고인들은 서울 송파구 소재 약국 개설자들로서, 공모하여 2017. 9. 13.부터 2017. 9. 14.까지 용역업체를 통해 고용한 도우미들로 하여금 서울○○병원 동관 후문에서 약국을 정하지 않은 환자들에게 접근하여 자신들이 속한 ○○반 약사회의 회원 약국들 중 미리 정해진 순번 약국으로 안내하는 등 소비자·환자 등을 유치하기 위한 호객행위 등의 부당한 방법을 사용하였다. 이러한 경우에 피고인들을 약사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을까? 이러한 사례에서 원심(2심)은 피고인들이 서울○○병원 환자들에 대한 이 사건 안내 행위가 약사법이 금지한 호객행위 내지 소비자를 유인하는 행위임을 인식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를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즉 1심은 유죄, 2심은 무죄라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심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원심에 돌려보냈다. 약사법 제47조 제1항 제4호 (나)목은 ‘약국 개설자 등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는 자는 의약품 등의 유통체계 확립과 판매질서 유지를 위하여 매점매석 등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 약국의 명칭 등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행위나 의약품의 조제·판매 제한을 넘어서는 행위
피고인은 비누제조 및 판매업을 하는 ㅁㅁ주식회사(변경전 상호 ‘주식회사 ㅁㅁ’, 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다. 피고인은 2006. 3.경부터 2007. 12.경까지 파주에 있는 동일물산 공장에서 키토산, 쑥액기스, 살구 오일, 로즈마리 오일, 녹두 파우더 등을 원료로 하여 신기한 비누를 만들어 서울 강남구 신사동 ㅇㅇ빌딩 3층에 있는 이 사건 회사 사무실에서 사업자들을 상대로 “우리 회사에서 제조한 신기한 비누를 사용하면 얼굴이 작아지고 아토피, 무좀, 습진, 치칠 치료에 효과가 있고, 탈모예방 효과도 있으며, 몸속의 노폐물을 배출하게 하여 오장육부를 좋아지게 하고 혈액순환도 잘되게 하며 여드름 및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 또한 이 비누로 양치질을 하면 미백효과가 있다”라는 취지로 설명하여 의약적 효과가 있다고 믿게 한 다음 사업자들을 상대로 신기한 비누를 판매하였다. 그리고 이 사건 회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도 “아토피, 습진, 흉터 치료에 효과가 있고, 탈모예방 효과도 있으며 몸속의 노폐물을 배출하게 하여 오장육부를 좋아하게 하고 혈액순환도 잘 되게 하며, 여드름 및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라는 취지로 광고하여 의약적 효과가 있다고 믿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에 있는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이다. 피고인은 2012. 12. 18.경 인터넷쇼핑몰 ‘△△홈페이지)’에서, □□□병원의 공소외 1 원장에게 우루사정 100정을 판매한 것을 비롯하여, 2012. 10.경부터 2013. 6. 21.경까지 위 인터넷 쇼핑몰에서 동물병원 개설자들에게 일반의약품인 우루사정 100mg, 메가세프 캡슐 500mg, 아빌리파이정 2mg, 나프로딜 캡슐 100mg 등을 총 4,785회에 걸쳐 판매하여,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7. 23. 선고 2013고정5192 판결). 이 사건에서 검사는 피고인이 약사법 제50조(의약품 판매)를 위반했기 때문에 제94조 제1항 8호에 따라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약사법 제50조 1항은 “약국개설자 및 의약품판매업자는 그 약국 또는 점포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시장·군수·구청장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로 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94조 제1항 8호에는 이러한 경우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사례는 검사가 피고인을 기소한 경우인데 법원에
지난 기고에서 식품영업을 양수한 원고가 영업장의 면적을 임의로 확장하였음에도 이러한 사실을 피고(관할관청)에게 신고하지 않아 식품위생법 제37조 제4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시정명령을 받은 사안에서 1심과 2심(이하 ‘원심’)에서는 원고, 3심 대법원에서는 피고의 손을 들어준 판례를 소개한바 있다. 대법원과 달리 원심에서 원고의 주장을 인용한 이유는 뭘까? 원심에서는 “처분의 상대방에게 불이익한 결과를 가져오는 침익적 행정처분의 근거가 되는 행정 법규는 형벌 법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행정처분의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여서는 안되며, 그 입법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이 전적으로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그 해석이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두13791, 13807 판결, 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1두3388 판결 등 참조)”는 대법원의 판례를 인용했다. 개인적으로 원심의 이러한 취지는 바람직하다고 본다. 원심은 왜 침익적 행정처분의 근거를 엄격하게 해석한 것일까? 원심은 “이 사건 처분은 원고가 식품